올려두는 일

영업이 끝나면 경수는 의자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아침에 내릴 때 손바닥에 닿는 차가운 쇠다리. 그 감촉으로 하루를 열었다.

2층 백반집, 열세 해째였다. 간판 글씨는 반쯤 벗겨졌지만 점심엔 늘 줄이 길었다. 단골들은 메뉴판을 보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그날도 똑같았다. 된장찌개가 끓고, 창가 테이블의 노부부가 밑반찬을 더 달라며 손을 들었다. 에스컬레이터 쪽에서 비명이 들린 건 그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일어나 뛰었다. 그릇이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누군가 테이블을 밀치며 넘어졌다.

경수는 뛰지 않았다. 손이 먼저 의자를 들었다.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저녁마다 테이블 위에 의자를 올리던 그 동작, 그대로였다.

팔이 베였다. 뜨거움은 한참 뒤에야 왔다.

다음 날 가게는 열리지 않았다. 바닥엔 유리 조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경수는 빗자루를 들고 그걸 쓸었다. 의자를 하나씩 테이블 위에 다시 올렸다. 손이 떨렸다. 베인 팔 때문인지 다른 이유인지, 그는 알지 못했다.

기자가 전화로 영웅이라 불렀다. 경수는 잠시 가만히 있다가 대답했다.

“손님들 자리였어요.”

그는 의자를 전부 다시 내렸다. 점심 장사를 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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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더 다치면 안 돼”…의자 들고 흉기 난동범 막아선 시민들 — 서울신문, 2026년 10월 13일

한 줄 요약: 인천 흉기난동 현장에서 손님들이 도망치는 사이, 혼자 남아 의자를 들고 막아선 식당 주인과 시민들의 이야기.


작가의 말

기사 속 2층 식당 주인은 이름도, 나이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도망치는 와중에 혼자 의자를 들고 막아섰다는 한 줄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한 줄이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 인물의 이름(경수)과 가게의 사연, 습관, 부상 부위, 사건 다음 날의 장면과 대사는 모두 제 상상입니다 — 실제 인물의 신상은 보도되지 않았기에 창작으로 채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