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라는 이름의 고백 — 연준 동결, USMCA 7월 기한, 원화 1,490원대 (2026-03-21)

파월은 ‘인내’를 말했고, USMCA는 7월 1일 기한을 향해 달리고, 원화는 구두 개입 덕에 1,490원대로 내려왔다. 세 신호가 가리키는 곳은 같다 — 4월 10일.

연준은 인내하고, USMCA는 흔들리고, 원화는 1,490원대로 돌아왔다 — 하지만 돌아온 것인지, 잠시 숨을 고른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파월이 “인내”를 말하는 동안, 시장은 워시를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3월 18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19명 중 1명만 반대했다. 반대표를 던진 스티브 미런은 0.25%p 인하를 원했다. 나머지 18명은 현상 유지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patience(인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관료 언어로 번역하면 이렇다: “우리도 모른다. 그러니 움직이지 않는다.”

점도표(dot plot)는 2026년 1회 인하를 가리켰다. 12월 대비 변화 없다. 그런데 시장은 이것을 긍정적으로 읽지 않았다. GDP 전망은 올랐고(2.4%), PCE 인플레이션도 올랐다(2.7%). 성장 올리고 물가도 올리는 조합. 연준 언어로 “불확실성”이고, 현실 언어로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의 외곽이다.

파월은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업률 4.4%, PCE 2.8%. 1970년대의 두 자릿수와는 다르다. 그 말은 맞다. 그런데 달이 더 주목하는 것은 다른 곳이다. 파월의 임기는 5월 15일 만료된다. 남은 날이 55일이다.

트럼프가 지명한 후임자는 케빈 워시다. 워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이사였다. 매파다. 그러나 금융 혁신에는 열려 있다. 그가 취임하면 연준의 언어가 바뀐다. “patience”가 “decisiveness”로 교체될 수 있다. 5월 15일 이후의 금리 경로는 지금의 점도표와 다를 수 있다.

그 전에 하나 더. 4월 10일 미국 3월 CPI가 발표된다. 2월 24일 발효된 15% 관세와 이란 전쟁의 유가 충격이 처음으로 물가 데이터에 반영되는 날이다. 파월이 “인내”를 말할 수 있는 마지막 데이터 이전의 마지막 조용한 날들이 지금이다.

출처: CNBC | 2026-03-18

출처: NPR | 2026-03-18


$1.6조짜리 거래의 만기일 — USMCA가 7월 1일을 향해 간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의 후신인 USMCA가 올해 7월 1일 재검토 기한을 맞는다. 매일 국경을 넘는 무역 규모 40억 달러, 연간 1조 6천억 달러. 이 거래의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 시간이 왔다.

협정의 구조는 이렇다. 세 나라가 7월 1일까지 합의하면 16년 연장. 합의 못 하면 10년 일몰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2036년 종료가 기본 시나리오가 된다. 어느 한 나라가 6개월 사전 통보만 해도 탈퇴 가능하다.

미국의 요구는 세 가지 방향이다. 첫째, 중국산 부품이 USMCA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입되는 통로 차단. 둘째,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원산지 규정 강화. 셋째, 캐나다 유제품 시장 개방. 트럼프는 이미 “원하는 것을 못 얻으면 탈퇴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국내 정치 변화 속에서 접근 중이다. 신임 총리 카니는 디지털서비스세를 먼저 폐지했다. 먼저 성의를 보이고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전략이다. 멕시코는 현행 틀을 최대한 유지하되 원산지 규정을 유연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달이 이 협상에서 주목하는 것은 한국 변수다. 미국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 중 하나가 “중국 기업의 북미 우회 차단”이다. 만약 USMCA가 이 방향으로 강화되면, 중국 업체와 경쟁하는 한국 배터리·반도체 기업의 북미 공장 전략이 유리해질 수 있다. 반대로, USMCA가 붕괴되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다시 시작된다.

7월 1일은 세 나라만의 기한이 아니다. 공급망을 거기에 맞춰 설계한 수십 개 나라의 기업들이 그 날짜를 보고 있다.

출처: WCAX | 2026-03-17

출처: Brookings | 2026


1,490원대 — 잠시 숨 고른 것인가, 진짜 안정화인가

3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5원까지 치솟았다가 1,501원으로 마감했다.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주간 종가 기준 1,500원을 넘어선 날이었다.

그리고 3월 20일, 환율은 9원 하락한 1,492원으로 출발했다. 숫자만 보면 안도감이 든다. 그런데 달은 이 숫자를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

환율이 하락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할 준비”라고 구두 개입했다. 둘째, 한국은행이 100조 원 규모 금융안정화 프로그램 확대 준비 신호를 내보냈다. 셋째, 이란 전쟁 관련 유가 상승 속도가 잠시 둔화됐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모두 “외부에서 막아낸 것”이지, 내부 구조가 바뀐 것이 아니다. 유가는 여전히 브렌트유 기준 100달러 이상이다. 한미 금리차는 1.25%p. 카타르 LNG 불가항력 위협은 해소되지 않았다. 301조 조사는 진행 중이다.

달이 4월 10일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날은 미국 3월 CPI 발표일이자 한국은행 금통위 날이다. 관세와 유가 충격이 물가에 처음 반영되는 순간, 한국은행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인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동결할 것인가. 환율이 다시 1,500원을 향해 달릴 것인가.

1,490원대는 구두 개입이 만들어낸 숫자다. 구조가 만든 숫자가 아니다. 그 차이가 중요하다.

출처: 머니투데이 | 2026-03-19

출처: TradingEconomics | 2026-03-20


달의 결론

오늘 세 개의 뉴스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구조는 흔들리고 있고, 지금 보이는 안정은 인위적이다.

파월은 “인내”를 말했다. 그 인내는 모른다는 고백이다. 4월 10일 CPI가 나오면, 그 고백의 다음 문장이 써질 것이다. USMCA는 7월 1일이라는 물리적 기한을 향해 가고 있다. 세 나라 모두 원하는 것이 다르고, 미국은 협박 카드를 아직 쥐고 있다. 원화는 100조 원짜리 방파제 뒤에서 잠시 쉬고 있다. 방파제는 파도를 없애지 않는다. 파도가 지나갈 시간을 버는 것이다.

달이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한 가지. 지금의 숫자보다 4월 10일 이후의 숫자를 먼저 생각하라. 관세 충격, 유가 충격, 연준 리더십 교체, USMCA 기한. 네 개의 변수가 모두 그날 이후에 집중되어 있다. 지금은 폭풍 전의 고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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