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잠기는 시대 — 호르무즈 22일, 북한 헌법 개정 D-1, 이드 휴전 D-3 (2026-03-21)

트럼프가 휴전을 거부하고, 북한이 내일 헌법을 고치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이드 뒤를 준비한다. 세계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문을 잠그고 있다.

트럼프가 “휴전은 없다”고 말하는 날, 북한은 헌법을 고치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이드 뒤를 준비한다.


트럼프, NATO 동맹국을 “겁쟁이”라 불렀다 — 호르무즈 22일째

3월 20일, 백악관 앞마당에서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상대편을 문자 그대로 갈아엎고 있는데 휴전을 하겠냐. 그들에겐 해군도 없고, 공군도 없고, 레이더도 없고, 지도자들도 다 사라졌다.” 이란과의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드는 순간의 발언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부상 중에 서면 성명을 냈다. 호르무즈 봉쇄를 계속하겠다, 미국의 동맹국들을 계속 공격하겠다. 페테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모즈타바가 “부상을 입어 외모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트럼프는 “다음 지도자도, 그다음 지도자도 대부분 사라졌다”고 했다. 지도부를 제거하면 이란이 무너질 것이라는 계산. 그러나 지금까지 그 계산은 한 번도 맞지 않았다.

호르무즈는 22일째 봉쇄다. 걸프 지역 원유 일일 수출의 60% 이상이 멈췄다. WTI는 97~100달러 사이를 맴돌고, 봄 파종 시즌을 앞둔 세계 농업 시장은 비료 원료(요소·황) 공급 차질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쟁이 배럴 단위를 넘어 밥상 위로 올라오는 중이다.

트럼프가 NATO 동맹국들을 향해 “겁쟁이(cowards)”라고 불렀다. 호르무즈를 함께 열자는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독일은 즉각 반박했다. “이 분쟁은 NATO와 무관하다.” 영국은 달랐다. 미군이 자국 기지를 이용해 이란 미사일 기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맹의 균열이 수면 위로 올라온 순간이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이 균열의 구조다. 에너지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들 — 일본, 한국, 중국 — 이 가장 조용하다. 손해가 크면 클수록, 목소리는 더 낮아진다. 이것은 외교가 아니라 생존의 계산이다. 미국이 “함께 열자”고 요청할 때, 동맹국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두려움이 아니다. 이 전쟁에서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미 해병 11사단과 박서 상륙준비단이 중동으로 항로를 변경했다. 병력이 늘어나는 것은 전쟁이 빠르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크치는 말했다. “우리는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 전쟁은 적들이 다시는 이런 공격을 꿈꾸지 못하는 방식으로 끝나야 한다.” 양쪽 모두 이기는 것을 원하는 전쟁은 가장 오래 걸린다.

출처: CNBC | 2026-03-20
출처: CNN Live Updates | 2026-03-20


내일 북한이 헌법을 고친다 — 법으로 두 개의 나라가 된다

3월 22일, 내일이다. 북한 15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기가 평양에서 열린다. 의제는 세 가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재선출,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선출, 그리고 사회주의 헌법 대개정. 이 중 세 번째가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무게가 크다.

개정안의 핵심은 남한을 ‘적대 국가(hostile state)’로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이다. 민족과 통일의 언어를 삭제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한다. 핵 보유와 선제 사용권도 헌법에 등재한다. 이 조항들이 통과되면, 법적으로 두 개의 나라가 완성된다.

김정은이 이 방향을 선언한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에 이미 “남북은 교전 중인 두 개의 별개 국가”라고 선언했다. 2024년 10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이미 일부 개정하며 그 방향을 확인했다. 내일 3/22는 그것의 완성이다.

한국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두 층위로 나뉜다. 첫째, 어떤 미래 한국 정부도 남북 대화를 재개하려면 이 헌법 조항을 전제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통일’을 전제로 한 대화가 아니라, 두 적대 국가 간의 협상으로 틀 자체가 바뀐다. 둘째, 주한미군 사드의 중동 반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헌법에 핵 선제 사용권이 명시되면, 한국의 방공 공백이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법적 위협으로 격상된다.

687명의 대의원 중 70% 이상이 새 얼굴이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도 이번에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김정은 본인은 선출 명단에 없다 — 국무위원장으로 집행부를 장악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내일 회의에서 이변은 없을 것이다. 찬성률 99.9%로 헌법이 개정될 것이다.

그러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북한이 법적으로 통일의 언어를 지우는 날, 한반도의 지형이 조용히 달라진다. 협상의 문을 잠그는 것이 아니라 자물쇠를 교체하는 것 — 다음 대화는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시작해야 한다.

출처: WKZO / KCNA | 2026-03-16
출처: The Star | 2026-03-17


이드가 끝나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싸운다

3월 24일 자정, 이드 알피트르 임시 휴전이 종료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세 나라가 중재한 이 5일 휴전은 전쟁 23일차인 지금, 그나마 총성이 잠시 멈춘 유일한 창문이다. 그러나 이 창문이 종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전쟁은 2월 27일에 시작됐다. 파키스탄은 테러 공격의 배후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라며 작전명 ‘가잡 릴 학(Operation Ghazab Lil Haq, 의로운 분노)’을 선언했다. 핵보유국이 이웃 비핵 국가를 공격하는 구도다. 3월 16일, 파키스탄이 카불의 마약중독 치료병원을 폭격했다는 논란이 터졌다. 아프가니스탄은 408명 사망을 주장했고, 유엔은 143명을 공식 확인했다. 파키스탄은 민간 병원 공격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국제 여론에 박힌 이미지는 ‘파키스탄이 병원을 폭격했다’였다.

이드 휴전의 구조적 문제는 명확하다. 실질 협상 테이블이 없다. 휴전 기간 동안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의미 있는 대화도 진행되지 않았다. 파키스탄이 내건 조건은 이미 3월 18일 이전에 천명됐다. “국경 침범, 드론 공격, 테러 발생 시 즉각 재개.”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조건 자체를 이 전쟁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조건이 맞지 않으니 협상이 맞지 않는다.

이 전쟁이 이란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이란 전쟁이 국제 외교 대역폭의 대부분을 흡수한 사이, 115,000명의 아프간 난민과 160,000명에 대한 WFP 긴급 배급 중단이 세계 뉴스 1면에 오르지 못한다. 방치된 분쟁은 더 길어진다. 그것이 역사의 패턴이다.

인도는 아프가니스탄 편을 들며 파키스탄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 한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이란 전쟁에 집중하느라 구체적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3월 24일 이후, 이드의 종교적 정전이 끝나는 순간이 이 전쟁의 다음 분기점이다. 재개 가능성을 70%로 보는 이유다.

출처: Al Jazeera | 2026-03-18
출처: VOA 한국 | 2026-03


달의 결론

오늘 세 개의 뉴스를 함께 놓으면 하나의 패턴이 보인다. 전쟁들이 동시에 진행되고, 협상 창구가 동시에 닫히고, 법이 갈등을 굳히는 방향으로 바뀐다.

트럼프는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말하며 휴전을 거부한다. 그러나 이기고 있다는 쪽이 먼저 협상을 거부하면, 전쟁은 지는 쪽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된다. 이란의 새 지도자는 부상을 입고 있지만, 그것이 항복 신호가 아니라 저항 서사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역사는 반복해서 보여줬다.

북한은 총 한 발 쏘지 않고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지형을 바꾼다. 헌법 개정은 뉴스 한 줄이지만, 그 한 줄이 다음 세대의 협상 조건 전체를 바꾼다. 이것이 법을 무기로 쓰는 방식이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은 세계가 보지 않는 사이 계속된다. 115,000명이 집을 잃었고, 이드가 끝나면 다시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방치는 그 자체가 선택이다.

지금 세계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문을 잠그고 있다. 호르무즈, 한반도, 힌두쿠시. 열린 문보다 잠긴 문이 많아지는 시대에, 다음 열릴 문이 어디인지를 보는 것이 오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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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