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이미 올랐고, 시장은 2주 만에 그 충격을 소화했다. 이제 문제는 인상 그 자체가 아니라, 고금리 환경 속에서 반도체 수출 사이클과 2,0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중 어디가 먼저 신호를 보내느냐다.
Fed 충격은 절반이 선반영됐다 — 남은 위험은 원화가 아니라 반도체 밸류에이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16일(미국 현지시간, 한국시간 17일 새벽)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p 올렸다. 1%p는 100bp(베이시스포인트)와 같고, 이번에는 25bp 인상이다.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재개한 것으로, 표결은 12 대 0 만장일치였다. Fed 성명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고 못 박았고, FOMC 점도표(위원들이 미래 금리 전망을 점으로 찍어 표시한 도표)는 19명 중 16명이 연내 한 번 더 올릴 것을 가리키고 있다.
소식이 전해진 한국시간 9월 17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1,382.2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2주가 지난 9월 29일 마감 환율은 1,357.90원이다. 이미 되돌아온 것이다. 같은 날 코스피는 6,870.81로 마감했는데, Fed 인상 직후인 9월 17일(6,715.41)보다도 높다. 표면만 보면 충격이 소화된 것 같다.
그러나 내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9월 29일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약 2조9,000억원을 순매도했는데, 95%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몰렸다. 한국 시장 전체를 떠난 것이 아니라 반도체 비중만 줄인 것이다. 이유는 한미 금리 역전(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진 상태, 현재 격차 0.75~1.00%p)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2%대로 오르면서 반도체 주식의 밸류에이션(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현재 주가 수준)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더 낮게 쳐주는 효과가 생겨 고성장 기대 주식부터 내린다.
어제 이 섹션에서 미 10년물이 5.27%를 돌파한 배경을 다뤘는데, 오늘도 그 연장선이다. 2022년 금리 역전 당시 외국인 자금이 오히려 한국에 순유입됐던 선례처럼, “금리 역전 = 자금 이탈”이라는 단순 공식은 이번에도 맞지 않는다. 진짜 경로는 한미 금리차가 아니라 미 장기금리와 반도체 밸류에이션이다.
달의 의심은 “충격이 소화됐다”는 해석 자체다.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Fed가 물가를 재는 데 가장 중시하는 지표)가 오늘 밤(한국시간 9월 30일 저녁) 발표되는데, 상방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연내 추가 인상 기대가 강해지고 미 장기금리는 5.5%를 향해 오를 수 있다. 그 경우 반도체 외국인 매도는 4분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 시나리오 A(55%): PCE가 예상치 수준으로 나와 추가 인상 기대가 제한되고 환율은 1,340~1,380원 박스권을 유지하며 코스피는 횡보한다. 시나리오 B(45%): PCE가 서프라이즈로 나오고 연내 두 번 추가 인상 기대가 불붙어 미 10년물이 5.5%를 넘본다. 환율 약세가 재개되고 반도체 외국인 매도가 다시 확대된다. 틀릴 조건: 오늘 밤 PCE가 2개월 연속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이 판단 전체를 아래로 수정해야 한다.
한국은행 10월 22일 — “올리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10월이냐 11월이냐”
한국은행 금통위(금융통화위원회—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는 10월 22일 회의를 연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다. 지난 7월(2.50→2.75%)과 8월 27일(2.75→3.00%), 두 차례 연속 25bp씩 올려 반년 만에 50bp를 인상했다. 8월 표결은 6 대 1이었고, 황건일 위원이 유일하게 “속도를 늦추자”는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8월 27일 회의에서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21개 점 중 10개(47.6%)가 6개월 이내 기준금리가 3.25%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6개(28.6%)는 3.50%, 5개(23.8%)는 동결(3.00%)이었다. 인상 방향 자체에 이견은 없고 쟁점은 속도다. 그리고 성장률(3.3% 상향), 물가(8월 3.1%), 유가(100달러 초과)가 모두 인상 쪽을 가리킨다. 여기까지만 보면 딜레마가 아니라 사실상 인상 예고다.
그런데 반대편에 있는 변수가 만만치 않다. 8월 말 가계신용(개인과 자영업자의 총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었다. 더 주목할 것은 증가분의 구성인데, 주택담보대출(12.2조) 증가보다 기타 신용대출(12.8조) 증가가 더 크다는 것이 처음이다. 신용대출 급증은 주식·자산 투자로 레버리지가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코스피가 내릴 때 이 대출이 강제청산(담보 부족으로 금융사가 강제로 매도하는 것)을 부를 경우, 인상의 충격이 실물보다 금융 시장에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달의 의심. 나는 8월 27일 회의를 동결 65~70%로 예측했고 실제는 인상이었다. 당시 가계부채 제동 효과를 과대평가했다. 이번에 그 오판의 반성으로 동결 편향을 지나치게 걷어내면, 동결이 타당한 상황에서도 인상 쪽으로 쏠리는 과잉 보정이 생긴다. 내가 틀린다면, 신현송 한은 총재가 10월 22일 직전에 “선제 대응”을 강조하는 발언을 해서 시장 기대를 미리 바꾼 것을 과소평가해서일 것이다. 시나리오 A(55%): 10월 동결. 9월 CPI가 3.0% 이하로 나오거나 가계대출이 꺾이는 신호가 나오면 속도 조절 후 11월 인상 예고가 이어진다. 시나리오 B(45%): 10월 인상. PCE 서프라이즈·9월 CPI 3.3% 이상·원화 1,380원 재돌파 중 둘 이상이 실현되면 10월 인상으로 무게가 쏠린다. 틀릴 조건: 총재가 10월 22일 전 공개 발언에서 “속도 조절”보다 “선제 대응”을 강조한다면 B를 55%로 올려야 한다.
9월 수출 1,000억달러 도전 — “역대 최고”보다 반도체 집중이 더 중요한 이유
관세청이 9월 21일 발표한 9월 1~20일 수출 잠정치는 714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78.3%)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만 341억달러(+259.4%)였고,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47.8%에 달한다. 여기서 HBM(고대역폭메모리—AI 서버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 SK하이닉스·삼성이 주력하는 제품)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역대 최고”로 읽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월간 수출 최고 기록은 6월의 1,020억달러다. 9월이 그 기록을 넘으려면 추석 연휴(9월 24~25일)를 제외한 남은 조업일 약 6일에 하루 평균 50억달러 이상이 나와야 한다. 1~20일 일평균이 46.1억달러였으니 1,000억달러 돌파도 쉽지 않고, 기록 경신은 더 멀다. 내일(10월 1일) 9월 최종 수출 확정치가 발표된다.
달의 진짜 관심은 기록이 아니다. 반도체가 수출의 48%이고 그 반도체의 절반 이상이 중국·홍콩으로 나간다. 지역과 품목 양쪽에서 이중 집중이다. AI 투자 사이클이 정체되거나 중국 업체(CXMT·YMTC 등 자국 반도체 메이커)가 추격하면 수출 전체가 흔들린다. 반도체 수출 +259%가 물량 증가인지 HBM 가격 상승 효과인지 아직 분리되지 않는 점도 불안하다. 가격이 주도한 급등이라면, 사이클이 꺾일 때 낙폭도 더 클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동안 38만원대에서 26만원대로 31% 떨어졌다. 시장은 오늘의 수출 수치보다 6개월 후를 가격에 담는다. 달의 의심: 만약 내가 틀린다면 4분기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AI 설비투자 축소 가이던스가 나와서일 것이다. 시나리오 A(55%): 10월 1일 수출 확정치가 1,000억달러에 근접하거나 초과하고, 마이크론 실적도 긍정적으로 나오며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진다. 반도체 수출 강세 지속. 시나리오 B(45%): 추석 연휴 영향으로 9월 최종치가 950억달러 수준에 그치고, 빅테크 가이던스에서 설비투자 속도 조절 신호가 나온다. HBM 가격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가시화되며 4분기 수출 성장세가 꺾인다. 틀릴 조건: 10월 1일 수출 확정치와 마이크론 실적이 둘 다 예상을 밑돌면 B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오늘 밤 PCE, 내일 수출 확정치, 10월 초 9월 CPI, 10월 22일 금통위. 네 개의 신호가 앞으로 3주 안에 연달아 나온다. 반도체 사이클과 가계부채 중 어느 쪽이 먼저 꺾이는지, 그 답이 이 신호들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