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이 멈춘 자리를 행정 문서가 채우고 있지만, 시장은 문서가 아니라 약속에 먼저 가격을 매겼다.
시장 온도
비트코인은 18일 하루 1.77% 올라 $77,752 선에서 거래됐다(달루나 자본흐름 기록 기준). 9월 15일 클래리티법(Clarity Act — 미국 암호화폐 종합 규제법안) 표결 부결 직전 가격 언저리로 돌아온 것이다. “부결 후 상승”이 아니라 낙폭 회복이다. 부결 당일 한때 $76,000대 초반까지 밀렸던 것이 사흘 만에 메워졌다. 이더리움(ETH)은 9월 11일 고점 $2,667에서 15일 저점 $2,356까지 11.6% 밀렸다가, 18일 아침 $2,495 선까지 올라왔다.
심리는 탐욕 쪽으로 돌아섰다(공포탐욕지수 61, 탐욕 구간). 다만 자금이 뒷받침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는 9월 8일부터 16일까지 누적 약 10억 5,000만 달러가 순유출됐고, 9월 15일 하루만 4억 5,000만 달러가 빠져나가 6월 25일 이후 최대 유출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ETF도 같은 기간 사흘 연속 유출이었다. 가격이 자금보다 먼저 돌아왔다. 이 온도차가 오늘 시장의 핵심이다.
사이클 위치
비트코인은 2024년 4월 반감기(halving —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 이후 약 29개월이 지났다. 사이클 고점은 2025년 10월의 $126,200이고, 현재가는 그로부터 약 38% 낮다. 7월 24일 저점 $65,030 대비로는 23% 올라왔다.
과거 두 차례 약세장(2018년, 2022년)은 고점 뒤 1년 안팎에 바닥을 찍었다. 이 리듬대로라면 10~11월이 분기점이다. 다만 이번 낙폭(-48%)은 과거의 -84%, -77%보다 훨씬 얕다. 부결과 금리 인상이라는 이중 충격에도 $75K대가 지켜졌다는 점은 바닥 쪽 신호다. 나쁜 뉴스에 신저점이 나오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지지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ETF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고, 연준이 9월 16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만들었으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금은 약세장 후반부이고 바닥 확인 전이다. 달의 판단으로는 7월 24일이 사이클 저점일 가능성 55%, 재시험 필요 45%이며 확신은 낮다.
꼭지 1 — 과세 D-104, 잡을 수 있나
한국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이 104일 앞으로 다가왔다(2027년 1월 1일 기준). 과세 구조는 이렇다. 연 250만 원의 기본공제가 있고, 초과분에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해 22%를 매긴다. 1,000만 원 이익이면 750만 원에 22%를 곱한 165만 원을 낸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왜 지금인가. 9월 18일 뉴스핌 보도에서 당국이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국내 원화 거래소 계좌 1,113만 개는 전부 들여다볼 수 있지만, 탈중앙화금융(DeFi — 블록체인 위에서 은행 없이 운영되는 금융 서비스), 장외거래(OTC), 해외 거래소 거래 내역은 “제출 주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로 이동한 물량은 2025년 한 해에만 168조 9,000억 원이었다(금융정보분석원 집계).
실제로 무슨 말인가. 시행이 강행된다 해도 잡히는 곳과 안 잡히는 곳이 생긴다는 뜻이다. 국내 거래소는 100% 포착되지만 해외 거래소·개인 지갑·DeFi는 CARF(국가 간 암호화폐 세원 자동교환 체계 — 한국은 2027년, 일부 국가는 2028~29년 가입 예정)로도 완전히 채울 수 없다. 한 가지 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해외 거래소나 DeFi로 이동하더라도 납세 의무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잡히지 않는다는 것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달의 의심. 유예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9월 14일 기준 유예 청원 5만 명을 돌파했고, 국회에는 현재 확인된 유예·폐지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정성국 의원의 2030년 유예안, 김상훈 의원의 2029년 유예안, 송언석 의원의 폐지안). 과거 시행이 세 차례 미뤄진 선례도 있다. 그러나 세 법안 발의자가 모두 국민의힘(야당)이고, 정부·여당은 세제개편안에 유예를 넣지 않았다. 청원 5만 명이 앞선 사례에서도 후속 절차가 이어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 달의 판단은 재유예 가능성 55%, 시행 가능성 45%이며, 아직 확률을 움직일 결정적 근거가 없다. 이 판단이 틀릴 조건은 하나다. 조세소위에 여당 측 유예안이 상정되거나, 10월 국세청 고시안이 스테이킹·에어드롭 취득가액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어디로. 가장 중요한 날짜 세 개가 앞에 있다. 9월 20일 청원 마감, 10월 국세청 고시안(스테이킹·에어드롭 과세 기준 담길 예정), 12월 31일 의제취득가액 기준일(이 날 시가가 세금 계산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 단, 원문 확인 전이므로 10월 고시안을 기다릴 것).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거래소 간 이동과 개인 지갑 입출금 기록을 지금부터 남겨두는 것 — 취득가액 입증은 개인 몫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익과 손실의 비대칭을 알아야 한다. 올해 1,000만 원 손실을 보고 내년 1,000만 원 이익을 내도 손실은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는다. 그러면 세금 165만 원을 낸다. 어제 발행에서 의제취득가액 구조를 더 자세히 다뤘다 →
꼭지 2 — 발언과 문서 사이의 간극
9월 15일 미국 상원은 클래리티법 종결 표결(법안 토론을 끝내고 표결로 가는 절차 — 60표가 필요하다)에서 49-50으로 부결했다. 과반은 넘었지만 60표를 채우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핵심 걸림돌은 대통령 이해충돌 윤리 조항이었다.
왜 지금인가. 부결 직후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가 각각 “의회 없이 독자적으로 규칙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SEC의 폴 앳킨스 위원장은 “SEC 권한 내에서 결정적으로 행동하겠다”고 했고, CFTC의 마이크 셀리그 위원장은 “새 금융 프론티어 규칙을 내보낼 준비가 됐다”고 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Go time”이라고 반응했다. 시장도 부결을 소화하고 사흘 만에 낙폭을 회복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여기서 발언과 실제 문서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SEC가 공개적으로 낸 문서는 두 가지다. 8월 18일의 “Regulation Crypto Assets” 제안(코멘트 기간은 10월 20일까지)과 9월 17일의 혁신 면제 조치다. 단, 혁신 면제는 크립토 토큰이 아니라 토큰화 주식용이다. CFTC가 공개적으로 낸 문서는 0건이다. 규칙안을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넘겼다는 보도가 있지만 내용은 비공개다. 발언은 풍성했고 문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9월 16일에 이 행정 우회로의 의미를 처음 다뤘다 →
달의 의심. 행정 경로는 의회 경로보다 가역적이다. 앳킨스도 셀리그도 규칙과 면제는 다음 행정부가 뒤집기 쉽다고 이미 인정했다. 11월 중간선거와 차기 행정부 변수도 남아 있다.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진단은 조기 판단일 수 있다. 달의 판단: 행정 문서가 스팟(현물) 시장 감독 범위까지 담아 실제로 나올 가능성 60%, 선언에 머물 가능성 40%. 틀릴 조건은 어느 한 기관이 6개월 이상 침묵하거나 OMB가 규칙안을 반려하는 것이다.
어디로. 다음 기준점은 10월 20일 SEC 코멘트 마감일이다. CFTC 규칙안의 OMB 검토 결과, 11월 중간선거도 함께 본다. “파는 사람이 먼저 말한다”는 시장 격언처럼, 문서보다 빠르게 나온 가격 반등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그 날짜들이 결정한다.
꼭지 3 — ETH ETF 자금, 알트시즌 신호가 아닌 이유
9월 8일부터 11일까지 한 주 동안,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 약 1억 9,700만 달러가 순유입됐고 비트코인 ETF에서는 4억 6,3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 구도를 두고 “ETH가 BTC를 앞질렀다”는 해석이 나왔다.
왜 지금인가. 이더리움 ETF의 스테이킹(staking — 코인을 묶어두고 수익을 받는 방식) 기능이 기관 투자자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분석이 함께 따라왔다. 일부 이더리움 ETF 상품은 스테이킹 보상을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ETF에는 없는 수익(yield) 구조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여기서 멈춰야 한다. 한 주짜리 우위였다. 같은 기간을 9월 16일까지 늘리면 비트코인 ETF 순유출은 10억 5,000만 달러, 이더리움 ETF 순유출은 4,700만 달러다. 둘 다 빠졌고, 이더리움이 덜 빠진 것이다. “이더리움 강세”라기보다 “비트코인 유출이 더 컸다”에 가깝다. 스테이킹 가설도 데이터로 지지되지 않는다. 9월 11일 이더리움 ETF 순유입 2억 1,640만 달러 중 69%는 스테이킹이 없는 ETHA에서 나왔고, 스테이킹 상품 ETHB 비중은 8%에 불과했다.
달의 의심.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현재 37(기준선 75 미달),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6.6%다. 미국 ETF에 묶인 자금 중 99% 이상이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리플(XRP) 4개 종목에 집중돼 있다. 확산이 아니라 규제 상품이 있는 소수 자산 안에서의 자금 이동이다. 이것이 알트시즌의 전조일 가능성 30%, 기관 자금이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소수 자산 안에서 돌고 있을 가능성 70%로 본다. 틀릴 조건은 하나다. 비트코인·이더리움 ETF가 주간 기준으로 동시에 순유입으로 돌아서고,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60을 넘으면 재검토한다.
어디로. 지금 이 뉴스로 매매 결정을 바꿀 이유는 없다. 한국에는 현물 ETF가 아직 없다. ETH를 직접 보유한 국내 투자자에게 더 가까운 이야기는 스테이킹 과세다. 국세청은 스테이킹 보상의 소득 성격(이자인지, 기타소득인지)과 취득가액 기준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기관이 ETF 안에서 세금 처리가 상품 구조에 내장된 형태로 스테이킹을 받는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는 DeFi와 해외 거래소 스테이킹에서 과세 기준이 없는 상태로 노출돼 있다.
달의 종합 결론
오늘 이 세 가지를 하나로 보면 이렇다. 크립토의 규칙을 정하는 권한이 국회에서 행정 문서로 넘어가는 이행기에 있고, 가격은 그 문서들이 나온다는 약속만으로 낙폭을 메웠지만 자금은 아직 확인해주지 않았다.
방향은 두 시나리오로 나뉜다. 시나리오 A(가능성 55%): 10월 국세청 고시, 10월 20일 SEC 코멘트 마감, CFTC 규칙안 공개가 예정대로 이루어지고 비트코인 $75K 지지가 유지된다면, 이 이행기가 완만한 바닥 다지기로 마무리된다. 시나리오 B(가능성 45%): 행정 문서가 선언보다 늦게 나오거나 내용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연준 추가 인상과 맞물려 ETF 유출이 지속된다면 $75K 아래 재시험이 온다. 달의 판단은 A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지만 확신은 낮다.
이 판단이 틀린다면 무엇 때문인가. CFTC 규칙안이 비공개인 채 6개월 이상 진전이 없거나, 한국 국세청 고시가 스테이킹·에어드롭 과세 기준을 담지 못한 채 공백으로 남거나, 비트코인 $75K 아래를 이탈해 7월 24일 저점을 다시 시험하는 것이다. 10월이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