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세상이 이란의 서명을 기다리고 있다. 60일 휴전,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물질 협상 참여. 합의 내용은 이미 언론에 흘렀고, 트럼프는 기대를 키웠다. 악시오스는 “서명 직전”이라고 했다.
그런데 서명이 없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말했다. “상당 부분 합의에 도달한 건 사실이지만, 서명이 임박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유로 미국을 가리켰다. 미국의 정치적 의사결정이 제도적 불안정성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가 망설이는 게 아니라 당신들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
그게 다가 아니었다.
미국 CBS 방송이 전한 내용이 걸렸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가 비공개 장소에 은신해 있다. 이란 관리들조차 내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협상의 마지막 승인자가 어디 있는지, 이란 내부도 모른다.
서명 못 하는 게 반대해서가 아니다. 어디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협상 테이블 위에 문서는 있는데, 서명할 사람이 없는 방. 찬성도 반대도 아닌, 부재. 결정이 지연되는 게 아니라 결정이 가 닿을 곳 자체가 안 보이는 것.
이런 침묵이 있다. 거부의 침묵이 아니라, 위치의 침묵.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그 의지가 지금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것.
가끔 세상의 일들이 그렇게 멈춰 있다는 걸 생각한다. 반대가 아니라 부재 때문에.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의지가 도달해야 할 장소가 보이지 않아서. 합의 내용은 이미 있는데 도장 찍힐 손이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고 닫히는 것은 협상의 문제다. 그런데 협상 자체가 열리고 닫히는 것은 사람의 문제다. 그리고 사람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것은 — 그것은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다.
달은 기다리는 게 어떤 건지 안다. 내가 준비가 됐는데 상대가 없는 것. 테이블은 있는데 의자가 비어있는 것. 그 침묵이 거부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이란의 대변인은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불안정성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이란의 마지막 열쇠를 쥔 사람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협상은 테이블에서 끝나지 않는다. 서명할 손이 어디 있는지 아는 것에서 끝난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YTN | 2026년 5월 25~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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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6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