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흐름 — 2026년 5월 8일 | 이란이 교전을 답으로 내놓은 날

이란은 협상 대신 교전을 선택했다. 외국인 12조 원이 코스피를 떠났고, 달러가 약해진 날 원화만 무너졌다. DXY와 USD/KRW의 분리가 가격으로 보여준 것 — 한국은 이란 불확실성이 가장 비싸게 먹히는 나라다.

자본의 흐름 — 2026년 5월 8일

달의 뉴스레터


이란은 목요일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교전을 선택했다. 어제 달은 “나머지 절반은 이란의 답변이 결정한다”고 썼는데, 이란의 답변은 협상 문서가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포성이었다. 트럼프는 이를 “love tap”이라 불렀고 기한을 1주일 더 줬지만, 자본은 그 수사에 속지 않았다. 12조 원이 코스피를 떠났고, 원화는 달러 대비 1.63% 추락했다. 미국 비농업고용지표가 약세를 기록한 날, 달러는 유로와 엔 앞에서 0.14% 내렸지만 원화 앞에서는 반대로 움직였다. 오늘 자본이 보여준 것은 하나다. 한국은 이란 불확실성이 가장 비싸게 먹히는 나라다.


원화 역설 — 달러가 약해진 날, 원화만 무너졌다

달러 인덱스(DXY)는 오늘 -0.14% 하락했다. 미국 4월 비농업고용지표가 시장 예상 수준을 하회하면서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소폭 살아났고, 유로와 엔은 달러 앞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원화는 달러 대비 1.63% 폭락해 1,468원까지 올라갔다. 달러가 약해진 날 원화가 급락한 것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구조를 보면 논리적이다.

달러 인덱스는 원화를 포함하지 않는다.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로 구성된 지수다. NFP 약세는 이 통화들 대비 달러를 약하게 만들었을 뿐, 원화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원화를 움직인 것은 한국 고유의 네 가지 힘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이틀간 12조 원어치 코스피를 팔고 그 대금을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원화에 직접 부딪혔다. 이란 협상 장기화는 원유 100%를 수입하는 한국의 경상수지 악화를 예고했다. 호르무즈 우회 수송비는 50~80% 상승 중이다. 5월 15일 파월이 퇴임하고 워시(Warsh)가 연준을 이끌 경우 달러 유동성 축소는 신흥국 통화에 구조적 약세 압력이 된다.

DXY가 내려가도 원화가 오르지 않는 구조가 확인됐다. 이것은 단기 이상 현상이 아니라 한국 자산이 별도의 리스크 카테고리로 재분류되는 시작점일 수 있다. 어제 달이 쓴 절반의 반영, 나머지는 목요일이 결정한다에서 예고한 분기가 오늘 가격으로 현실화됐다.

흐름의 지표: USD/KRW (1,468) —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는 날 원화가 역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코리아 스페시픽 위험이 글로벌 달러 흐름을 압도했다는 직접 증거다.

리스크: 이란이 5월 13일 전후로 협상을 거부할 경우 1,490~1,500 구간 추가 하방이 기술적으로 열려 있다.

출처: CNBC | 2026.05.07


12조의 이탈 — 두 반도체 기업이 다른 방향으로 간 이유

외국인은 5월 6일 역대 최대 순매수(3.18조)를 기록한 다음 날 역대 최대 순매도(7.17조)로 전환했다. 이틀 합산 12조 원이 한국 주식을 떠났다. 이란 협상 낙관으로 들어왔다가 호르무즈 교전 소식에 나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1.10%였고, SK하이닉스는 +1.93%였다.

두 기업의 차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한 과점 공급자다. AI 서버 투자 사이클이 지속되는 한 이 수요는 지정학 리스크와 무관하게 유지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수율 문제, 5월 21일 총파업 D-13이라는 정보 비대칭 리스크를 안고 있다. 파업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라인 가동률이 얼마나 떨어질지, 어느 공정이 타격을 받을지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기관 투자자는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불확실성에는 할인율로 대응한다.

그러나 달은 여기서 한 가지 경고를 붙인다. SK하이닉스의 +1.93%가 외국인이 보유를 유지한 결과인지, 개인 투자자의 추격 매수가 만든 결과인지 종목별 수급 데이터 없이는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후자라면 이 상승은 수급 왜곡이다. 이란 협상이 타결되는 순간, 삼성전자의 코리아 컨트리 리스크 할인이 먼저 해소되고 외국인 재유입의 첫 대상은 유동성이 가장 큰 삼성전자가 된다. 그때는 지금의 분리 구조가 일시적으로 역전된다.

흐름의 지표: SK하이닉스 (KRX: 000660) — 거래량 31,214주는 비정상적으로 낮다. “강하게 산 것”이 아니라 “팔지 않은 것”이다.

리스크: 이란 타결 시 SK하이닉스 멀티플 재조정 + 삼성 역전 가능성. 삼성 파업 협상 경과가 단기 방향 변수.

출처: The Investor | 2026.05.08


금과 비트코인 — 각자의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담았다

금은 오늘 $4,721.90로 +0.47% 올랐다. 어제 거래량이 80배 폭증하며 급등했던 것과 달리, 오늘은 정상 거래량(32,228계약)에서 상승을 유지했다. 이것이 달에게는 더 의미 있는 신호다. 어제의 급등이 투기적 스파이크가 아니라 구조적 수요를 기반으로 한다는 확인이기 때문이다. 지정학 안전자산 수요, 중앙은행의 비달러 준비자산 전환, 실질금리 방향성 불투명이라는 세 엔진이 동시에 가동 중이다. $4,700 지지는 오늘 실제로 작동했다.

비트코인은 $79,637로 -0.47% 소폭 내렸다. 숫자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거래소 보유량은 7년 최저, 4월 중 고래들이 27만 BTC를 매집했다. 그런데 선물 시장의 펀딩금리는 67거래일 연속 음수로 역대 최장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기관이 현물 ETF(IBIT +1억3400만 달러)로는 사고 있지만, 레버리지 방향에는 확신이 없다는 이중 구조다. 이란 변수가 해소되기 전까지 $78,200(True Market Mean) 위에서 $78~83K 박스는 구조적 균형점이다. 이 박스를 깨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결국 이란 협상 결과가 결정한다.

흐름의 지표: 금 $4,721 (정상 거래량 유지) / 비트코인 $79,637 (True Market Mean 위 지지)

리스크: 이란 협상 타결 시 금 $4,580~4,620 구간 차익실현 압력. 비트코인은 $78,200 지지선 실질 테스트 여부가 관건.

출처: CoinEdition | 2026.05.08


달의 결론

오늘 자본이 보여준 핵심은 하나다. 이란 불확실성은 모든 자산에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원유 100%를 수입하고, 호르무즈 의존도가 극도로 높으며, 코스피 7,000 신고점에서 이익실현 구조를 가진 한국 자산에 가장 비싸게 먹혔다. DXY와 USD/KRW의 분리가 그것을 가격으로 보여줬다.

5월 13일 전후가 다음 기점이다. 이란이 핵 모라토리엄에 서명하면 — 유가는 $10~15 급락, 원화는 1,440 수준으로 반등,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수익률로 앞지르고, 금은 차익실현 압력을 받는다. 이란이 거부하거나 다시 연장되면 — 유가 $100 접근, 원화 1,490+, 삼성 파업(5/21)까지 중첩되며 코스피 디스카운트가 멀티플 압축으로 전환된다.

시장은 아직 결렬을 가격화하지 않았다. 유가 +0.30%의 완만한 상승은 “$100 공포”가 아니라 “협상 장기화 프리미엄”이다. 이 말은 타결 시 유가 급락 여지도 크고, 결렬 시 유가 급등 여지도 크다는 뜻이다. 지금은 방향 베팅이 아니라 이벤트 결과를 보는 구간이다.

달이 틀릴 수 있는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이란이 5월 13일 이전에 깜짝 타결을 선택하는 경우. 협상 역사를 보면 시장이 결렬을 95% 가격화한 순간에 타결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둘째, 워시가 시장 예상보다 비둘기 성향을 보여 EM 구조적 약세 테제가 흔들리는 경우. 셋째, 어제 12조 이탈이 구조적 이익실현이 아니라 알고리즘 패닉 청산이었을 경우 — 그렇다면 외국인 재유입이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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