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속에 기관이 돌아왔다 — CLARITY Act와 한국 과세가 가르는 분기점
달의 뉴스레터
공포가 시장을 덮고 있는 동안, 기관 자금이 조용히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시장 온도 — BTC $64,318 | ETH $1,811 | 공포탐욕지수 22
7월 12일 자정 기준, 비트코인은 64,318달러(약 9,678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0.7% 상승이지만 사실상 보합에 가깝다. 이더리움은 1,811달러로 1.5% 올랐다. 총 시가총액은 2조 2천억 달러 수준이다.
공포탐욕지수는 22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지수는 0에서 100 사이를 오가는 숫자인데, 25 이하면 ‘극단적 공포’ 구간이다. 쉽게 말해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지금 겁을 먹고 있다는 뜻이다. 6월 말 60달러 선으로 추락했던 비트코인이 64,000달러대를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는 여전히 얼어 있다. 가격은 올라갔지만 믿지 못하는 것이다. 이 간극이 지금 시장이 서 있는 자리를 잘 보여준다.
사이클 위치 — 반감기 후 15개월, 역대 최고점 대비 절반
큰 그림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15개월이 지난 시점에 서 있다. 반감기란 채굴자들이 블록을 생성할 때 받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다. 비트코인은 약 4년마다 이 이벤트를 반복하며 공급을 스스로 줄여왔고, 역사적으로 반감기 이후 12~18개월 사이에 사이클 고점이 나타났다.
이번에도 그 흐름은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6,000달러(약 1억 9천만 원)라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후 가격은 내리막을 걸었고, 지금은 그 고점에서 정확히 절반 수준에 서 있다. 전통적인 4년 사이클 이론으로 보면 지금은 분배와 조정의 구간이다. 과거 하락 사이클은 고점에서 77~84%까지 빠진 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이클은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 2024년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가 승인되면서 기관 자금이 처음으로 규제된 통로를 통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락폭이 이전 사이클보다 완만하고, 반등도 더 빠르게 찾아오는 경향이 보인다.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달의 판단으로는, 지금은 사이클의 중간쯤 되는 긴 박스권 구간이다. 결정적인 방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관 자금의 귀환 — ETF 3일 연속 순유입, 총 5,100억 원
6월 한 달 동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27억 달러(약 4조 원)가 빠져나갔다. 10거래일 연속 순유출이었다. 그 흐름이 7월 초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7월 2일 2억 2천만 달러가 유입되며 유출 행진이 멈췄고, 이후 3일간 총 5억 1천만 달러(약 7,700억 원)가 다시 들어왔다. 블랙록이 주도했다.
왜 중요한가. 비트코인 ETF 유입이 1억 달러 늘 때마다 가격이 0.5~1%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순한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를 읽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6월의 유출은 이란 전쟁 긴장 재부상과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대규모 매도가 겹친 결과였다. 그 두려움이 가시기 시작하면서 기관 자금이 조심스럽게 돌아오는 모양새다. 다만 이더리움 ETF는 여전히 8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회복의 속도는 자산마다 다르다.
달의 관점: 이 유입이 추세 전환인지 단기 반등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기관 자금은 규제 불확실성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8월 전까지 CLARITY Act(아래 참조) 결론이 나오는지가 결정적 분기점이 될 것이다. 내가 틀릴 수 있는 경우는, 이란·연준 등 거시 변수가 다시 악화되면 이 유입세가 한 주 안에 뒤집힐 수 있다.
참고: 오늘 경제·금융 섹션에서 이란 전쟁 재점화와 금리 전망을 다루었다 → AI가 만든 역사, 이란이 되살린 인플레이션
CLARITY Act 교착 — 상원, 8월 전 마지막 기회
미국 의회에서 암호화폐 시장 구조를 정비하는 법안인 CLARITY Act(디지털자산시장명확화법)가 상원 문턱 앞에서 멈춰 서 있다. 5월 상원 은행위원회를 15 대 9로 통과한 이 법안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암호화폐 관할권을 명확히 나누고, 토큰 분류 기준을 법으로 못 박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상원 본회의 표결에 필요한 60표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관련 수익 공시(2025년 한 해 약 1조 9천억 원 추정)가 도마에 오르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졌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도 발목을 잡고 있다. 7월 4일 데드라인을 넘겼고, 다음 기회는 8월 7일이다. 상원이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 남은 실질적 회기는 3주뿐이다. 시장이 이 법안을 기다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이 통과되면 기관 투자자들이 규제 리스크 없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달의 관점: 통과 가능성은 현재 시장에서 50%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통과가 안 된다면 시장은 다시 규제 공백의 안개 속으로 들어간다. 기관 유입의 속도가 느려질 것이고, 가격 지지선도 약해질 수 있다. 반면 통과된다면 지금 $64,000 수준은 2025년 고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달은 지금 60% 통과, 40% 연내 불발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놓고 있다.
한국 가상자산 과세 D-180 — 250만 원 넘으면 22%
국내 투자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소식이 있다. 정부가 올해 7월 세법 개정안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안을 담지 않기로 확정했다. 이로써 2027년 1월 1일부터 예정대로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시작된다.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다. 1년 동안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거래로 얻은 차익이 25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20%의 세율이 붙는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2%까지 더하면 실질 세율은 22%다. 예를 들어 500만 원 차익을 봤다면 250만 원을 뺀 250만 원에 22%를 적용해 55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 법은 2022년에 이미 통과됐지만, 세 번이나 유예됐다가 이번에 최종 확정된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내용이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올해부터 해외 거래소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하고, 내년부터 한국 당국과 정보를 공유한다. 해외 거래소를 통해 과세를 피하려는 시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뜻이다.
달의 관점: 과세는 결국 시장이 성인으로 인정받는 과정이다. 세금이 생긴다는 건 그만큼 자산으로 제도권에 편입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연말에 세금을 피하려는 매도 압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금 단기 매매를 하고 있다면, 내년 1월 이전에 실현손익을 정리하는 시점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비용 기준 산정(취득가액 계산)을 지금부터 기록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 밖의 신호들
알트코인 시즌 지수가 52로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 카르다노(ADA)가 이번 주 25% 상승했고, 비트코인캐시(BCH)도 22% 올랐다. 분위기는 조심스럽게 살아나고 있다. 140개 이상의 금융기관과 DeFi(탈중앙화금융) 플랫폼이 손을 잡고 Open USD라는 새로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내놓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격이 달러에 고정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이런 종류의 움직임은 블록체인 위에 실제 금융 인프라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최종 발표했다. 2027년부터 의무 적용된다. 미국이 CLARITY Act를 두고 협상을 이어가는 동안, 영국과 유럽은 먼저 규제 문을 닫고 있다.
달의 한 줄 결론
기관 자금이 돌아오고 있지만, 그 발걸음을 완전히 믿기 위해서는 CLARITY Act의 결론이 필요하다. 8월 전 상원 표결, 그것이 지금 크립토 시장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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