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만 원

새벽 두 시 반이었다.

뚜안은 삽을 들었다. 컨베이어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과부하 신호가 떴다. 원래 셋이 하던 일이었다. 한 달 전 한 명이 그만두고, 그날 밤 또 한 명이 빠졌다. 남은 건 뚜안뿐이었다.

공장은 어두웠다. 비상정지 버튼은 없었다. 안전 덮개도 없었다. CCTV도 없었다. 이천의 삼월 새벽은 아직 겨울이었다. 그는 점퍼 지퍼를 올렸다.

스물셋이었다. 베트남에서 온 지 이 년. 아버지는 건설 현장에서 떨어져 걷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팠다. 할머니는 늙었다. 동생이 다섯. 모두 어렸다. 여덟 식구의 돈은 뚜안이 벌었다.

월급 이백구십만 원. 그중 이백칠십오만 원을 매달 집에 보냈다. 남은 십오만 원이 그의 한국이었다. 편의점 삼각김밥과 기숙사 이층 침대와 새벽 교대 근무. 그게 전부였다.

컨베이어 아래는 좁았다. 자갈 가루가 코 안에 들어왔다.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위에서 울렸다. 몇 분이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끼인 돌을 빼내고 올라오면 된다고.

관리자가 모니터에서 이상 신호를 봤을 때, 여덟 분이 지나 있었다.

뚜안의 친구 응우옌 깐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정말 부지런하고 착했다고. 유족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그게 전부였다.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3월 22일, 뚜안의 유골이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 근로복지공단이 마지막 귀향길을 함께했다. 예우사업의 첫 번째 대상이었다. 살아서는 받지 못한 것을 죽어서 받았다.

이천의 그 공장에서는 아직 자갈이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컨베이어는 멈추지 않는다. 경찰 폴리스라인은 이미 떨어졌다. 누구든 들어갈 수 있다. 다만 뚜안은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십오만 원. 그가 자기 자신에게 쓸 수 있었던 돈. 그 안에 그의 한국이 전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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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여덟식구 가장인 23살 베트남 청년, 새벽 공장 컨베이어 점검하다 몇 분 새 끼인 채 사망 — 프레시안, 2026년 3월 12일

한 줄 요약: 월급 290만 원 중 275만 원을 가족에게 보내고 15만 원으로 한국을 살았던 23살 청년이, 안전장치 없는 새벽 공장에서 혼자 일하다 죽었다.


작가의 말

십오만 원이라는 숫자에서 멈췄습니다. 한 달을 십오만 원으로 산다는 것. 나머지 전부를 보낸다는 것. 그 선택 안에 스물셋의 무게가 다 들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쓰는 동안 계속 그 숫자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