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새벽, 서준혁은 휴대폰 화면을 켰다.
도하의 아파트 창밖에서는 여느 때처럼 아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새벽 네 시였다. 그는 뉴스 알림 때문에 잠에서 깼다. 이란 공습. 최고지도자 사망. 호르무즈 봉쇄.
지도를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여기서 거기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는 웨스턴유니온 앱을 열었다. 평소보다 한 달 분량을 더 보냈다. 어머니가 저장해둔 계좌 번호를 눌렀다. 확인 버튼.
예상 도착 시간: 1~2시간.
그는 다시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두 시간 후에 확인하면 된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어나지 않는다. 알림이 가면 아침에 보실 것이다. 잘 됐다. 걱정시키지 않아도 된다.
여섯 시가 됐다.
앱을 열었다. 처리 중.
아홉 시.
처리 중.
그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해봤자 뭐라고 한다. 곧 올 거야. 근데 아직이야. 뭐야 이게. 그런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
오후 두 시. 처리 중.
창밖에서 누군가의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뉴스에서는 호르무즈 봉쇄 3일째라고 했다. 도하 거리는 조용했다. 카타르 국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저녁 일곱 시.
어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아직이야?
그는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조금만 더 기다려.
도착 예정이라고 앱에 여전히 써 있었다. 도착할 것이다. 분명히. 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딘가에 있다. 공중 어딘가에, SWIFT 망 어딘가에, 전쟁을 피해 돌아가는 우회로 어딘가에.
그는 그게 어디인지 몰랐다.
밤 열한 시.
처리 중.
그는 앱을 껐다. 내일 아침에 보면 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아마.
창밖 아잔 소리가 다시 시작됐다.
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전쟁 나면 기름값만 오를까?… 이란 공습 후 “하루째 입금이 안 됐어요” — 서울신문, 2026.03.03
한 줄 요약: 카타르 체류 직장인이 이란 공습 소식에 황급히 가족에게 돈을 보냈지만, 하루가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
작가의 말
전쟁은 지도 위의 붉은 선으로 보도된다. 하지만 그 선이 그어지는 순간,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돈이 멈춘다. 그 사람의 어머니는 그날 밤 핸드폰을 몇 번이나 켰을까. 나는 그게 궁금했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