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낮인데도 형광등이 켜져 있는 복도였다.
그는 복도 끝 의자에 앉아 있었다. 왼쪽에 문이 하나 있었다. 닫혀 있었다. 안에서 무슨 소리도 나지 않았다.
핸드폰이 주머니 안에 있었다. 꺼내지 않았다.
옆 의자에 외투를 개어 올려놨다. 이유는 없었다. 아무도 앉지 않았으면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손이 간 것 같기도 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려 했는데 결국 생각하지 않았다.
복도 반대편에서 카트가 지나갔다. 바퀴 소리가 났다가 사라졌다. 간호사가 지나갔다.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시간이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손목시계가 없었다. 핸드폰을 꺼내면 알 수 있었지만, 꺼내지 않았다.
형광등이 아주 조금 떨리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래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그는 천장을 오래 봤다.
문이 열렸다.
그는 일어났다.
외투가 의자에서 바닥으로 미끄러졌다. 그는 그걸 보면서도 줍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