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신호가 같은 날 나왔다. 미국의 9월 일자리가 예상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한국 부총리는 국채 발행을 줄이며 시장에 여백을 만들었고, 유가를 눌러온 중국의 구매 보류는 끝나가고 있다. 쏠 총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먼저 쏘기를 기다리며 멈춰 있는 것들이 4분기를 결정한다.
미국 9월 일자리 +2.9만 — 예상의 3분의 1, Fed가 멈출 이유가 생겼다
미국 노동부가 10월 2일(현지 시각 오전 8시 30분) 발표한 9월 고용 보고서는 시장의 예상을 대폭 밑돌았다. 비농업 취업자 수(매월 미국에서 일자리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 주는 대표 성적표로, 농업은 계절성이 강해 제외한다)는 2만 9,000명 증가에 그쳤다.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한 9만 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7월과 8월 수치도 합산 6만 개가 하향 수정됐다—앞서 발표한 숫자를 검토하고 나서 6만 개를 줄여 다시 발표한 것이다. 실업률은 4.2%로 변화가 없었다.
왜 지금인가. 9월 16일 Fed(미 연방준비제도, 미국의 중앙은행)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높였다. 2023년 이후 3년여 만의 첫 인상이었다. FOMC(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의 금리 결정 기구) 위원 18명 중 16명이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는 점도 이미 알려져 있었다. 시장은 12월에 한 번 더 올릴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표면 메시지는 “경기가 꺾이기 시작했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해석이 경합한다. 하나는 경기 냉각 신호다. 9월에 파업이나 기상 이변이 있었다면 조사 주간 수치가 일시적으로 눌렸을 수 있다—이른바 노이즈다. 다른 하나는 노동공급 제한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민 제한 등으로 공급 자체가 줄었다면 +2.9만도 손익분기 수준일 수 있다. 실업률이 4.2%로 그대로라는 건 해고가 늘지 않았다는 뜻이라, “일자리가 줄어 실업자가 늘고 있다”는 서사와 맞지 않는다.
Fed는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이유로 금리를 올려왔다. 인플레이션은 수요가 너무 강할 때 올라가고, 일자리가 줄면 수요도 꺾인다. 고용 부진이 지속되면 “더 올려야 할 이유”가 약해진다. 다음 FOMC는 10월 27~28일이다.
달의 의심: “급제동”이라는 표현은 아직 이르다. 실업률이 유지됐고, Fed는 한 달치 고용 수치에 경로를 바꾸지 않는다. 내가 틀린다면,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나 실업률이 4.2%에 머무는 것이라서—실제 노동시장은 지표보다 더 약하기 때문이다.
어디로: 시나리오 A(60%) — 10월 FOMC가 동결되고 12월 인상 확률이 시장에서 낮게 재조정된다. 시나리오 B(40%) — 9월 고용이 일시적 충격으로 판명나고 10월 CPI가 오르면 12월 인상 경로가 살아난다. 틀릴 조건: 10월 비농업 고용이 10만 명을 넘고 근원 CPI가 반등하면 B가 확정에 가까워진다.
정부가 국채를 줄이고 외환 문을 열었다 — 선제 정비인가, 시장 불안 신호인가
10월 2일 오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경제부총리·한국은행 총재·금융위원장·금감원장이 함께하는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부총리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이 규모의 점검 자리였다.
내용은 세 줄이었다. 10월 국고채(정부가 재정 수요를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장기 시중금리의 기준이 된다) 발행 물량을 5조 원 줄이기로 했다. 필요하면 추가 감축과 바이백(정부가 이미 시장에 풀린 채권을 되사는 방식—공급을 다시 줄여 가격을 지지한다)도 검토한다고 했다. 외환거래 규제 중 일부를 사전 신고 방식에서 사후 보고 방식으로 완화하고, 연내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왜 지금인가. 전날(10/1) 보도된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24년 만에 5.3%대에 올라선 여파로 국내 장기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커진 상태였다. 국채 공급을 줄이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국내 시장이 금리에 예민한 지금, 5조 원 감축은 수요·공급 균형을 건드리는 카드다. 어제 경제·금융 섹션에서 이 긴장의 배경을 짚었다(10월 2일: 미 국채 5.3%, 한국 시장의 경계).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날 미국 고용 쇼크는 같은 날 밤에 나왔다. 정부 점검회의와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없다. 오히려 환율(10/2 종가 1,350원대)과 코스피(7,003)는 안정적이었다. 그렇다면 “시장이 흔들려서 대응”이 아니라 “여건이 괜찮을 때 틀을 정비”하는 타이밍 선택으로 읽힌다. 외환 규제 완화는 원화가 강한 시점에 문을 넓혀 두는 것이다. 재정(국채)과 외환으로 선제 대응하면서 통화정책(금리)에는 기대지 않겠다는 분업 신호로도 보인다.
달의 의심: 내가 틀린다면, 취재 노트에 잡히지 않은 국채 수급 압박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 규제 완화가 해외투자 유출을 키워 오히려 원화 약세 압력이 되는 반대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어디로: 시나리오 A(65%) — 감축과 규제 완화가 순서대로 집행되고 장기금리는 연 3.5~4.0% 박스권을 유지한다. 시나리오 B(35%) — 미국 금리가 재상승하거나 한국은행이 10월 추가 인상 신호를 내보내면 장기금리가 다시 오르고 정부는 추가 카드를 써야 한다. 틀릴 조건: 국고채 입찰 응찰률이 두 회 이상 연속 부진하면 B로 가는 신호다.
중국이 샀다 멈췄다 다시 사려 한다 — Brent 원유 $100 근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유가를 이해하려면 두 변수를 동시에 봐야 한다. 공급 쪽의 중동, 수요 쪽의 중국이다.
공급부터. 올 2월부터 확대된 중동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을 통과하는 물량이 급감했다. 9월 월평균으로 하루 740만 배럴 수준으로 개전 전의 40% 안팎까지 줄었다는 분석이 있다. 4월에는 브렌트유(유럽·아시아 시장 기준 원유 가격) 기준 최고점이 $114대까지 올라갔다. 이후 9월 사우디 동서 송유관 재가동과 항모 증파 같은 대응으로 10월 2일 기준 Brent는 $99.68까지 내려왔다.
수요 쪽은 중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 수입은 올해 2분기에 하루 810만 배럴로, 전 분기보다 약 30% 줄었다. 경기가 나빠서라기보다는 비싼 가격에 재고를 쌓는 위험을 피한 것이다. 정부 지시가 아니라 국영기업들의 자율적 선택이었다. 재고로 버티며 구매를 미룬 것이다.
왜 지금인가. 이 구조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선박 추적업체 Kpler 집계에 따르면 6월 712만 배럴이던 중국의 일일 수입이 8월 725만, 9월 784만으로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재고가 소진되면 중국은 다시 사야 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수요 파괴”가 아니라 “구매 연기”였다는 뜻이다. 연기된 수요가 한꺼번에 돌아오면 눌려 있던 가격이 한 번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이 한국 독자에게 중요한 이유. 한국은 원유를 사다 쓰는 나라다. 9월 소비자물가에서 석유류가 14.8% 올랐다. 정부의 최고가격제가 이 충격을 0.6%포인트 가려줬는데, 없었다면 9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3.5%에 가까웠다는 계산이다. 한국은행이 10월 22일 금통위(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물가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
달의 의심: 내가 틀린다면, 가격을 억제한 주역이 중국이 아니라 사우디 송유관 재가동 같은 공급 회복이었기 때문이다. 두 설명은 경쟁하고 있고, 어느 쪽이 더 큰지 지금의 수치로 분리하기 어렵다.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하회 흐름을 이어간다면, 유가 상승이 Fed를 자극하는 경로도 약해질 수 있다.
어디로: 시나리오 A(55%) — Brent $90~105 박스권. 중국이 점진적으로 재고를 보충하고 호르무즈 공급 회복이 이를 상쇄한다. 시나리오 B(45%) — 중국이 한꺼번에 시장에 돌아오고 호르무즈 정제품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 Brent $105 돌파. 틀릴 조건: 중국의 10월 원유 수입이 하루 900만 배럴을 넘으면 B가 빠르게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