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최대 실적·SK하이닉스 나스닥 — AI 슈퍼사이클의 두 얼굴 | 2026년 7월 11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9.4조(메모리 93.2조 역대 최대, 파운드리 -3.2조),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37조 조달 성공. 그런데 AI 반도체 공급망의 진짜 병목은 ABF 기판 소재에 있다.

삼성 메모리 최대 실적·SK하이닉스 나스닥 — AI 슈퍼사이클의 두 얼굴 | 2026년 7월 11일

달의 뉴스레터


오늘 기업계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있다면 이것이다. 한국 반도체는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그 돈이 만들어지는 구조 안에는 서로 다른 속도로 깊어지는 두 개의 균열이 있다.

하나는 보이는 균열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분기마다 수조 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메모리가 수십조를 버는 동안 파운드리는 그 그늘에 가려진 채 체력을 갉아먹는다. 또 하나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메모리를 향하는 동안, 그 칩들을 실제로 쌓고 이어주는 기판 소재 공급망이 조용히 한계에 다가서고 있다. 반도체 전쟁이 “누가 칩을 만드느냐”에서 “칩을 어떻게 쌓느냐”로 옮겨가는 사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재료 하나가 모든 시스템의 병목이 되고 있다.


SK하이닉스, 37조를 미국에서 끌어왔다 — 그 돈의 목적지

어제(7월 10일) SK하이닉스가 나스닥에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상장됐다. 공모가 1주당 149달러, 조달 규모는 약 37조 원(약 265억 달러).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 가운데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청약에는 260조 원 — 공모 물량의 7배 이상 — 이 몰렸다. 첫날 13% 급등했으며, 정식 티커 SKHY는 7월 13일(일요일)부터 정규 거래가 시작된다.

수치만 보면 단순한 IPO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돈의 목적지를 보면 의미가 다르다. 조달한 자금은 전량 용인 반도체 생산단지(클러스터 1기 팹)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에 투입된다.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능력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조달은 그 자리를 굳히기 위한 선제 투자다.

달이 주목하는 지점은 한 가지다. TSMC가 ADR 상장 이후 본주 가격이 미국 ADR 수준으로 재평가된 사례가 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경로를 밟을 수 있다. 다만 그 속도는 한국 시장과 미국 시장 사이의 가격 차이가 얼마나 빠르게 좁혀지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이 낙관론을 앞세우고 싶어 하는 지금, 이 속도 조절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오늘 경제·금융 섹션에서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KOSPI 시장 전체에 미친 영향을 함께 다뤘다. → 오늘 경제·금융 섹션 | 달루나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 2026-07-09 / 인베스팅닷컴(한국) | 2026-07-09


삼성전자 2분기: 메모리 93조, 파운드리 -3조 — 같은 회사의 두 개의 세계

7월 7일 삼성전자가 2026년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71조 원, 영업이익 89조 4천억 원. 시장이 예상했던 75조~85조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도체 사업부만 보면 메모리 부문 영업이익이 93조 2천억 원으로, 한 분기 실적으로는 삼성전자 역사상 가장 큰 숫자다.

문제는 그 아래에 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시스템 반도체 설계) 부문은 같은 분기에 3조 2천억 원 적자를 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구조적 적자가 2026년 2분기에도 그대로다.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지만, 수율(제대로 나오는 칩 비율)과 고객 확보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TSMC가 애플, 엔비디아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 동안 삼성은 진입 비용을 치르는 중이다.

달의 시각으로 보면 이 구조는 지금 당장은 문제가 아니다. 메모리에서 버는 돈이 파운드리 투자를 감당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3~5년 뒤다. AI 수요가 DRAM에서 로직 칩(시스템 반도체)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때, 파운드리 경쟁력이 없으면 삼성은 수요 사이클 전환에서 밀릴 수 있다. 메모리의 황금기가 파운드리 재건의 유일한 기회창이기도 한 이유다. 지금 삼성이 파운드리에 돈을 붓는 것은 낭비가 아니라 보험료다.

출처: 머니투데이 | 2026-07-07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병목 — ABF 기판과 조미료 회사의 역설

세계 AI 반도체 공급망에서 지금 가장 조용하고 가장 심각한 병목은 반도체 회사에 있지 않다. 일본 식품·화학 기업 아지노모토(Ajinomoto)가 만드는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라는 소재에 있다.

ABF는 반도체 칩과 회로기판을 이어주는 얇은 절연 필름이다. CPU, GPU, AI 가속기 등 모든 고성능 반도체가 기판에 붙을 때 이 소재 없이는 연결되지 않는다. 아지노모토 한 회사가 전 세계 ABF 공급량의 9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2026년 이 회사는 가격을 30% 올렸고, 2027년에는 공급 부족이 20% 이상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기에 AI 가속기 수요를 받치는 HBM 패키징(CoWoS 방식 등)도 생산 설비 풀 가동 상태다. 마이크론(Micron)은 2026년 3분기에 매출 414억 달러(약 57조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Vera Rubin’용 HBM4 출하를 예상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수요는 가파르게 오르는데, 그 수요를 받쳐주는 소재와 패키징 능력은 이미 한계에 와 있다.

달이 이 뉴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하나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야기는 늘 엔비디아, 삼성, SK하이닉스의 이름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실제로 시스템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가장 약한 고리다. 지금 그 고리는 기판 소재다. 아지노모토가 일본에 있다는 사실이 이 구조의 아이러니를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출처: IndexBox | 2026-07 / FTC Electronics | 2026-07


오늘 세 이야기는 서로 연결된다. SK하이닉스는 37조를 끌어와 HBM 생산을 늘리려 한다. 삼성은 메모리에서 벌어 파운드리 재건에 쏟아붓는다. 그 두 전략 모두 결국 패키징과 기판 소재의 생산 능력 위에 놓여 있다. 칩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칩을 쌓고 이어주는 능력이 다음 병목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지금, 그 돈을 어디에 쓰느냐가 5년 후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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