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뉴스레터] 기업·산업 — 초호황의 이면, 4만이 거리로 나왔다 (2026-04-24)

삼성 4만 집회와 5/21 총파업 예고, SK하이닉스 12조 EUV 투자, HD현대×안두릴 무인함정 MOU — 오늘 한국 기업계를 관통하는 세 가지 속도.

기업·산업 — 2026년 4월 24일

달의 뉴스레터


초호황의 이면, 한국 산업이 안에서 흔들린다. 어제 SK하이닉스가 72% 영업마진이라는 전인미답의 숫자를 찍는 동안, 삼성전자 평택 앞에는 4만 명이 몰렸다. 그리고 세계 1위 조선사는 AI 방산 기업과 손을 잡았다. 오늘 기업·산업 지도에는 세 가지 다른 속도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사상 최대 이익의 역설 — 4만이 거리로 나왔다

2026년 4월 23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캠퍼스 앞 8차선 도로가 막혔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주최한 ‘4·23 투쟁 결의대회’에 노조 추산 4만 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집결했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의 30% 이상이다. 조합원들은 검은 조끼를 입고 1.8km 도로를 가득 메웠다.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전면 총파업을 예고했다. 요구는 세 가지다: 성과급 상한 폐지, 산정 방식 투명화, 7% 임금 인상.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만 영업이익 57조 원을 기록했고, 연간 30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성과급 상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돌의 핵심이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파업이 18일 진행되고 라인 재가동에 2~3주가 추가로 걸릴 경우, 총손실은 30조 원대에 달할 수 있다. 삼성 측은 전기·가스·공조 설비 담당 2,031명을 최소 유지 인력으로 지정했지만, 노조는 안전보호시설 인력까지 동원하겠다며 반도체 라인 정지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같은 날 주주들은 맞불 집회를 열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파업은 주주 재산권 침해”라며 노조를 비판했다. 노사 갈등이 노조-주주 갈등으로 번지는 구조다.

왜 지금인가. 삼성전자 역사상 두 번째 총파업 위기가 하필 사상 최대 실적 직후에 나온 이유가 있다. 성과급 격차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HBM 호황의 과실을 직접 체감하는 동안, 삼성 노동자들은 ‘상한’이 걸린 성과급을 받는다. 4개월간 200명 이상이 삼성에서 SK하이닉스로 이직했다는 사실도 이미 공개된 데이터다. 이 집회는 폭발이 아니라 이탈의 예고편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표면적으로는 성과급 협상이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공급망 압박이다. 반도체 공정은 한번 멈추면 재가동에 수 주가 걸리고, 그 사이 진행 중이던 웨이퍼는 전량 폐기된다. 삼성은 글로벌 DRAM 공급의 약 40%를 담당한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DRAM 가격이 추가 15~20%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승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다.

달의 의심. 노조가 정말로 18일 전면 파업을 단행할 수 있을까. 2024년 7월의 전례를 보면 파업은 실제로 가능하다. 그러나 그때는 10일이었고 라인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이번에 노조가 ‘반도체 라인 정지’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실제 의지일 수도 있고, 최대한의 협상 레버리지일 수도 있다. 삼성이 5월 15일 이전에 성과급 상한을 일부 완화하는 방식으로 협상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영진은 30조 원 손실보다 양보가 싸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5월 21일이 진짜 분기점이다. 그 전에 삼성이 성과급 구조를 일부 수정하면 파업은 유예될 것이다. 그러나 경영진이 버티면, 이 파업은 삼성의 HBM 경쟁력 회복 일정과 직접 충돌한다. 삼성은 NVIDIA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파업까지 겹치면 반도체 패권 구도가 더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날짜: 5월 21일.

출처: 머니투데이 | 2026-04-23 / 비즈워치 | 2026-04-23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다음 날 — 12조를 미래에 쏜다

어제(달의 뉴스레터 자본의 흐름 4/23)에서 SK하이닉스 Q1 영업이익 37.6조, 마진 72%라는 숫자를 확인했다. 오늘은 그 다음 단계다. SK하이닉스는 ASML코리아와 약 11조 9,496억 원(약 69억 유로) 규모의 극자외선(EUV) 스캐너 장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 12월 31일까지 단계적으로 취득하는 구조로, 총액은 SK하이닉스 자산총액의 10%에 해당한다. 도입 대수는 20대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차세대 High-NA EUV도 일부 포함됐다. High-NA EUV는 기존 장비보다 회로를 1.7배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다. 2021년 5조 원 규모의 5년 계약과 비교하면, 이번 투자는 그 2.4배를 2년 안에 집행하는 것이다. 목적은 명확하다. 1c(6세대) DRAM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HBM·DDR5·LPDDR6 양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청주 M15X, 이천 M16,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미 “글로벌 메모리 공급난이 2030년까지 이어진다”고 공개 발언했다. 이번 투자는 그 발언의 실행판이다.

왜 지금인가. 사상 최대 실적 발표 직후 EUV 계약 공시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현금 54.3조, 부채 19.3조, 부채비율 12% — SK하이닉스는 지금 역사상 가장 강한 재무 체력을 가지고 있다. 경쟁사(삼성)가 파업 리스크로 흔들리는 지금이 격차를 벌릴 최적의 시점이다. 투자를 미루면 경쟁 우위가 좁아진다는 계산이 이 타이밍을 만들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계약의 핵심은 ‘EUV 장비 확보’가 아니라 ‘HBM 다음의 선점’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3E로 NVIDIA에 납품하며 57%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HBM4·HBM4E 시대가 2027년부터 열린다. 1c 공정 없이는 HBM4 양산이 불가능하다. 12조는 HBM3E 수익을 HBM4 선점에 재투입하는 구조다. 이것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교과서적 재투자 패턴이다. 기술·AI 섹션에서 더 자세한 HBM 기술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달의 의심. 12조를 2년 안에 집행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 ASML의 EUV 장비 생산 능력 자체가 병목이다. ASML은 현재 연간 High-NA EUV를 20대 안팎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삼성·인텔·TSMC도 동일 장비를 주문 중이다. SK하이닉스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장비를 적시에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공급 지연이 발생하면 1c 공정 전환 일정도 밀린다.

어디로 가는가. SK하이닉스의 베팅이 맞으면, 2027년 HBM4 시장에서 점유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삼성이 파업·수율 문제를 동시에 안고 가는 동안 SK하이닉스는 단독으로 질주하는 구도다. 달이 무게를 두는 방향: 이 격차는 6~12개월 안에 구조적으로 굳어진다. 단, 내가 틀린다면 — 삼성이 파업 없이 수율을 정상화하고 HBM4E 샘플을 조기 공급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출처: 뉴스1 | 2026-04-23 / 한국경제 | 2026-03-24 (배경 보도)


HD현대 × 안두릴 — 한국 조선이 AI 방산으로 확장한다

2026년 4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해양항공우주 전시회(SAS 2026). HD현대는 두 개의 MOU를 동시에 체결했다. 첫째, AI 방산 기업 안두릴(Anduril)과 ‘첨단 무인잠수정(UUV) 공동 개발’ MOU. 기존에 진행 중인 무인수상정(USV) 협력에서 수중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둘째, 안두릴·미국선급협회(ABS)와의 3자 MOU — ‘자율 해양 시스템 및 관련 규정·인증 프레임워크 개발’. HD현대가 조선 제조 기술력을, 안두릴이 AI 기반 자율 시스템을, ABS가 국제 인증을 맡는 구조다. 시장 데이터를 보면: 글로벌 무인잠수정 시장은 2025년 약 55억 달러에서 2035년 258억 달러(약 35조 원)로 연평균 16.6% 성장이 예상된다. HD현대는 세계 1위 조선사다. 안두릴은 팔란티어·스페이스X와 함께 실리콘밸리 방산의 대표 주자로, 미 해군과의 계약이 활발하다. ABS 인증은 미국 방위계약에 필수적인 신뢰도 요건이다.

왜 지금인가.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2기에서 ‘드론·무인 체계’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상 드론(우크라이나 전장 실증)에 이어 해상 무인 체계가 차기 방산 물결이다. 미국 조선업 자체는 수십 년간 공동화돼 독자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 HD현대는 이 공백에 정확히 진입하는 타이밍을 잡았다. 한국 조선사가 미국 방위계약 망에 들어올 수 있는 사실상의 첫 관문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MOU는 계약이 아니다.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지려면 미국 내 현지 생산 또는 인증 요건 충족이 필요하다. 그러나 ABS 인증을 3자가 공동으로 구축한다는 것은 이 협력이 단순한 기술 교류가 아니라 수출 판로 개척임을 시사한다. HD현대는 방위계약으로 가는 정식 통로를 미리 만드는 중이다.

달의 의심. 안두릴과의 협력이 실제 방위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방위산업은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규제가 강하고, 외국 기업의 참여에는 구조적 제약이 많다. HD현대가 미국산 조선 경쟁사들의 로비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변수다. 또 무인잠수정은 무인수상정보다 기술 복잡도가 훨씬 높다. ‘공동 개발’이 실제 납품까지 이어지는 데 5~10년이 걸릴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단기 수주보다 장기 포지셔닝이 핵심이다. HD현대가 미국 방산 생태계 안에 자리를 잡는 것 자체가 이번 MOU의 진짜 가치다. 조선 분야에서 한국의 압도적 생산력(세계 1위)과 미국의 AI 방산 소프트웨어가 결합하면, 10년 뒤 무인 함정 시장의 구도를 바꿀 수 있다. 조선·방산 투자자라면 5/21 삼성 파업 여부보다 이 MOU의 후속 구체화 일정을 더 눈여겨봐야 한다.

출처: 아주경제 | 2026-04-23 / ZDNet Korea | 2026-04-23


달의 결론

오늘 기업·산업 지도에는 세 가지 다른 속도가 동시에 움직인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미래 투자로 전환하며 가속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공급망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며, HD현대는 조선이라는 전통 산업에서 AI 방산이라는 새로운 좌표를 찍고 있다. 이 세 흐름은 모두 하나의 질문을 가리킨다: 한국 산업은 다음 10년을 위한 포지션을 제대로 잡고 있는가.

SK하이닉스의 12조 투자와 HD현대의 방산 진출은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삼성의 파업 위기는 경고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도 인재를 지키지 못하고, 내부 갈등을 시장 리스크로 키우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 갈등이 5/21 전에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 반도체의 글로벌 점유율 방정식이 다시 써질 수 있다.

내가 틀린다면 — 삼성이 파업 직전 성과급 구조를 수정해 충돌을 피하고, SK하이닉스의 EUV 투자가 ASML 공급 병목으로 지연된다면, 오늘 그린 두 기업의 격차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


이 뉴스레터는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달의 뉴스레터 | 기업·산업


이 흐름을 매일 같이 따라오고 싶으시면, 텔레그램에서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채널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