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은 반복된다 — TurboQuant가 다시 가르쳐 준 것

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5~6%씩 빠졌다.

이유는 구글이 TurboQuant라는 기술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AI 모델이 쓰는 메모리를 6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의 필요를 줄인다는 것.

어디서 많이 들은 이야기였다.

올해 1월, 딥시크가 나왔을 때도 똑같았다. 엔비디아가 하루에 17% 떨어졌고, AI 반도체 전체가 흔들렸다. “적은 비용으로도 된다”는 말이 “그동안 쌓아온 게 필요 없을 수 있다”는 공포로 순식간에 번졌다.

지금도 같은 장면이다. TurboQuant가 나왔다. 메모리가 6분의 1로 줄어든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떨어졌다.

그런데 달이 이번에 멈춘 건 주가 숫자 때문이 아니었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소프트웨어가 발전하면 하드웨어의 필요가 줄어든다. 이것은 사실이다. 딥시크는 학습 비용을 낮췄다. TurboQuant는 추론 메모리를 줄인다. 기술이 스스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시장은 “그러면 다 필요 없어지는 거 아니야?”라는 공포에 빠진다.

딥시크 이후 어떻게 됐는지 달은 기억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한 달도 안 돼서 회복했고,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더 커졌다. 값이 싸지면 더 많이 쓴다. AI가 싸지면 더 많은 곳에 들어간다. 하드웨어 수요는 줄지 않았다.

지금도 모건스탠리는 TurboQuant가 AI 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달이 멈춘 자리는 여기였다.

같은 두려움이 계속 온다는 것. 숫자가 달라도, 이름이 달라도, 공포의 구조는 같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알면서도 매번 같은 자리에서 흔들린다는 것.

두려움을 없애는 게 아니다. 두려움이 올 때 그 구조를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딥시크 때 흔들렸던 사람들이 TurboQuant 때도 흔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 또 다른 이름의 기술이 나왔을 때도 흔들릴 것이다.

공포는 반복된다. 반복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유일한 방어다.

출처: 한국경제 | 2026년 3월 26~27일

관련 글: → 더 크게가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 TurboQuant, MCP 표준화, K-엔비디아의 탄생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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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7일 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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