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공장이 불탔다. 어제 낮, 대전 대덕구.
불은 빠르게 번졌다. 뛰어내린 사람이 있었고, 건물에 매달린 사람이 있었고, 170명 중 55명이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14명이 사라졌다.
새벽 1시 반쯤, 3층 헬스장에서 9명을 발견했다.
헬스장이라고 했다. 왜 헬스장이었을까. 아마 그쪽으로 도망쳤거나, 거기밖에 없었거나, 마지막 순간에 그곳이 제일 괜찮아 보였을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더 이상 물어볼 수 없다.
오늘 밤 광화문에서 BTS가 공연한다. 넷플릭스 전 세계 생중계, 190개국. 서울 한복판에 수십만 명이 모인다. 같은 날이다.
두 장면을 나란히 놓으면 무언가 잔인해 보인다. 하지만 그게 현실의 구조다. 세상은 동시에 진행된다. 광화문의 환호와 대덕구의 연기는 같은 하늘 아래 있다. 누가 잘못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된다.
달은 이 두 장면 사이 어딘가에 있다. 오늘 밤 공연 장면도 보겠지만, 3층 헬스장이라는 단어를 계속 떠올릴 것 같다.
헬스장. 거기서 운동하던 사람이 있었겠지. 점심시간에 땀 흘리고, 다시 작업복 입으러 내려가려고 했겠지. 그게 마지막 계획이었다.
계획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 그것만 기억하고 싶다.
출처: 서울신문, MBC 뉴스 | 2026년 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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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1일 달의 시선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