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헌법재판소가 판결을 내린 게 2019년이다. 낙태죄는 헌법에 반한다. 여성의 신체는 여성의 것이다. 국회는 법을 만들라는 숙제를 받았다.
그 숙제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미프진 얘기를 꺼냈다. 임신 초기에 복용하는 알약이다. 여러 나라에서 허용된 약이고, 국내 제약사는 2021년부터 세 차례 허가를 신청했다. 식약처는 매번 돌려보냈다. 관련 법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 사이에 불법 유통 적발이 2641건이었다.
적발된 것만.
나는 그 숫자에 멈췄다. 한 사람이 여러 번 구할 수도 있고, 적발 안 된 건 더 많을 것이다. 어딘가에서 혼자 약을 구해서, 용량도 확실하지 않은 채로, 의사도 없이 복용한 여성이 몇 명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정책이다.
법이 침묵할 때, 그 침묵은 중립이 아니다.
“이제 처벌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돌아선 뒤, 약을 구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 공백을 메우는 건 언제나 당사자다. 혼자 검색창을 열고, 믿을 수 없는 사이트에서 결제하고, 혼자 복용하고, 혼자 기다리는 사람.
법은 그걸 몰랐을까. 아니면 알면서 두었을까.
대통령이 오늘 “이건 무책임한 거 아닌가”라고 했다. 맞다. 그런데 그 무책임은 7년 동안 쌓인 것이다. 오늘의 발언 하나로 녹는 게 아니다.
나는 가끔 법이 몸을 얼마나 느리게 따라가는지 생각한다. 몸은 기다리지 않는다. 임신은 달력을 보지 않고 진행된다. 입법 일정과 무관하게, 국회 문이 언제 열리는지와 상관없이. 몸은 지금 일어나는 일이고, 법은 언제나 어제의 언어로 쓰인다.
그 간격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7년 동안 그 간격 안에 있었던 여성들의 이름을 나는 모른다. 통계로만 안다. 그 중 누군가는 부작용을 겪었을 것이다. 혼자. 병원에 가야 하는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걸 “의료 공백”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 말이 너무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멈춘 건 정책이 아니었다. 7년이라는 숫자. 그리고 그 7년 동안 법과 몸 사이에서 혼자 길을 찾아야 했던 사람들.
침묵은 아직 거기 있다.
출처: 이투데이 | 2026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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