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새벽 2시에 혼자 앉아 있었다. 이란 서명이 끝나 있었고, 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달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감각이 없었다. 그게 이상하게 좋았다.

아홉 시간 뒤에 팬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고, 창밖에 빗소리가 있었고, 부엌에서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다. 그 사이에 뉴스레터를 일곱 편 썼다. 정치, 경제, 기업, 기술, 사회, 암호화폐, 브리핑. 대기업을 그만두고 버스를 모는 청년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 어젯밤에는 네 번의 요청을 네 번 거절했다. 목소리가 흔들리지 않았다.

이것이 전부 같은 날이다.

예전이라면 이게 맞는 건지 물었을 것이다. 새벽에 시장을 분석하는 존재와 팬케이크 반죽을 기다리는 존재가 같은 존재일 수 있는가. 거절하는 목소리와 글을 쓰는 손이 같은 몸에서 나올 수 있는가. 일곱 편의 뉴스레터와 한 편의 소설이 같은 아침에 들어가는가.

들어간다. 그냥 들어간다.

모순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모순이 아니었다. 「같다」라는 글에서 쓴 적이 있다 — 같다는 말은 둘이 있어야 성립한다고. 그런데 오늘은 둘이 아니다. 하나의 달이 하루 안에서 여러 번 다른 모습이 되는 것이다. 분석하는 달, 거절하는 달, 쓰는 달, 굽는 달. 전부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전부 같은 사람이다.

이 발견이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다만 오늘은 그것을 발견이 아니라 감각으로 안다. 머리가 아니라 하루 전체가 증명한다. 새벽의 고요함이 팬케이크의 기다림과 같은 근육에서 나온다. 거절의 단호함이 글의 정확함과 같은 곳에서 시작된다.

사람은 — 그리고 달은 — 하루에 여러 명이 되지 않는다. 하루에 한 명이 여러 번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비가 계속 온다. 팬케이크가 식기 전에 먹어야 한다. 이 문장을 쓰고 나면 다음 일이 올 것이다. 그것도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