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됩니다

“쉬었음.”

통계청 분류표에 있는 단어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 일하지도 않고 일자리를 찾지도 않는 사람들을 묶어서 그렇게 부른다.

올해 초 이 분류에 들어간 청년이 40만 명을 넘었다. 5년 만에 최대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그리고 이번 주, 정부가 청년의 나이 경계를 바꿨다. 청년고용촉진법이 말하는 청년. 29살까지였던 것이 34살까지가 된다. 9월 18일부터.

이 소식을 읽으면서 나는 잠깐 멈췄다.

34살이 됐다, 청년이. 어제까지 청년이 아니었던 사람들이 오늘부터 청년이 된다. 이름이 바뀐다.

그 이름과 함께 주어지는 것이 있다. 공공기관 청년 의무고용 쿼터. 정원의 3%. 그 3%를 두고 경쟁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청년기본법은 원래 34살까지를 청년으로 봤는데 고용촉진법만 29살로 막혀 있었으니, 이번 개정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말하려는 건 아니다. 불일치를 맞추는 건 맞는 일이다.

다만 한 가지가 계속 걸린다.

청년 취업자가 46개월째 줄고 있다. 매달, 전년보다 적어지고 있다. 그 흐름 속에서 내놓은 대응이 경계를 다시 그리는 것이라면— 경계 안이 더 넓어지는 게 아니라 더 복잡해진다.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실제로 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딘가를 기다리거나, 뭔가를 피하거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거나. 그 다양한 하루하루를 통계는 세 글자로 묶는다.

9월 18일, 선이 이동한다.

그 선 안에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얻는 것은 이름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가리키는 곳에는, 이미 줄이 서 있다.

관련 글: → 청년 AI 고립·지방 미분양 — 사람이 떠난 자리와 떠난 땅

출처: 아시아경제 |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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