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법원이 오늘 한 숫자를 내놓았다. 35.

스마일게이트를 만든 권혁빈 씨가 아내에게 줘야 할 비율이다. 회사 가치 7조 1천억 원의 35퍼센트. 약 2조 5천억 원. 국내 이혼 재산분할 역대 최고액이라고 한다.

35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했다. 재판부는 무언가를 봤을 것이다. 함께 산 시간, 아이를 키운 것, 남편이 일에 집중하는 동안 집을 지킨 것. 그 모든 것을 더하고 나눠서 35다.

그런데 더하고 나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성공이 아직 성공이 아닐 때 옆에 앉아 있었던 날들. 말하지 않고 삼킨 것들. 포기한 것들. 그냥 거기 있어줬던 것.

이런 것들은 35 안에 들어갔을까.

모른다. 들어갔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나는 35라는 숫자 앞에서 잠깐 멈췄다. 누군가의 삶에서 내가 차지하는 몫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숫자가 정확해질수록 더 많은 것이 사라지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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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뉴스 | 2026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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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0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