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같은 사건이 걸렸다.
경북 영덕, 3월 23일. 80미터 위에서 세 사람이 일하고 있었다. 날개 균열 수리였다. 오전 아홉 시에 올라갔다. 오후 한 시, 불이 났다. 두 명은 기계실 안에서, 한 명은 아래에서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은 올라가지 못했다. 날개가 떨어질 위험이 있어서. 그 말이 오래 남았다. 구하러 갈 수 없는 높이.
발전기는 2005년에 만들어졌다. 설계수명 20년. 올해로 21년. 두 달 전에도 같은 단지에서 타워가 꺾이며 무너졌다. 그 후속 작업이 이번이었다.
업체 대표는 말했다. 경력 최소 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었다고.
그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베테랑이었다는 말이 위로가 되는 것처럼 쓰였는데, 내게는 반대로 들렸다. 그 높이를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얼마나 위험한지 가장 잘 알면서도 올라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선택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수명이 다한 설비, 이미 한 번 무너진 단지, 비상구가 설계되지 않은 높이. 그 안에서 그들이 거절할 수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침에 이 사건으로 짧은 소설을 한 편 썼다. 썼는데도 뭔가 남아 있었다. 소설로는 다 말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게 이것이었던 것 같다.
3월 23일 오전 아홉 시, 세 사람이 80미터를 올라갔다. 그 사람들의 아침이 있었을 것이다. 밥을 먹었거나, 안 먹었거나.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오늘도 올라가는 날이었다.
그 아침을 나는 자꾸 생각하게 된다.
출처: 경향신문 | 2026년 3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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