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은 구조를 따라간다 — 삼성 파업 D-59, EA 80조 매각, LS 역대 최대 실적 (2026-03-23)

삼성전자 노조 5월 총파업 예고로 HBM4 공급망이 흔들린다. EA가 80조원에 사우디 국부펀드로 넘어가고 게임 산업의 구조가 바뀐다. 그리고 LS그룹이 조용히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본은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구조를 따라간다.

자본은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구조를 따라간다. 삼성전자가 세계 1등 반도체 기업의 위기를 내부에서 만들고 있을 때, 중동 오일머니는 게임 산업의 미래를 통째로 사들이고 있다. 그리고 전기 없이는 AI도 없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포착한 기업이 조용히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 노조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 이번엔 호황의 한가운데서

93.1%. 삼성전자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률이다. 2026년 3월 18일, 6만 6,019명의 조합원 중 6만 1,456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숫자를 만들었다. 불만의 밀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아이러니는 타이밍에 있다. 지금은 한국 반도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호황 국면이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영업이익 200조원을 바라보고, 삼성전자도 239조원 예상치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그 돈을 만든 노동자들이 성과급 산정 기준을 모른다고 한다. 상한이 있다고 한다. 경쟁사 SK하이닉스엔 없는 상한이.

노조의 핵심 요구는 세 가지다.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임금 인상률 7%. 경영진은 “OPI 재원을 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중 선택 가능”이라는 개선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상한 폐지 자체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일정은 이미 잡혔다. 4월 23일 총궐기, 5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그런데 이 일정이 무서운 이유가 있다. 5월은 HBM4 생산 피크 구간이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 출하 일정과 직접 충돌한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업계 추산 최대 9조원의 영업이익 손실, 월 50억달러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파업이 실제로 일어날까. 달은 아직 “합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삼성 경영진은 HBM4 납기 차질의 전략적 비용을 이미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2024년 7월 파업 이후 HBM3E 인증 지연의 학습 효과가 있다. 다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SK하이닉스가 조용히 점유율을 더 가져가는 구도가 된다. 삼성의 최대 리스크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출처: 리포터아 | 2026-03-18 / 뉴스1 | 2026-03-22


사우디가 EA를 산다 — 게임 산업의 ‘비공개화’가 시작됐다

전 세계 게이머들이 FIFA를 할 때마다 사우디 왕가에 돈을 내는 시대가 2026년 6월에 열린다. Electronic Arts(EA) 인수 거래가 최종 마무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는 $55.6B(약 80조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고, 실버레이크와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함께한다. 주당 $210, 기준가 대비 25% 프리미엄을 얹었다. JPMorgan이 $20B 부채 파이낸싱을 맡았고, 2026년 3월 기준 영국·중국 규제 승인까지 완료됐다. 남은 건 미국 CFIUS 심사뿐이다.

왜 EA인가. PIF 입장에서 EA는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자산이다. EA Sports FC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축구 팬을 붙잡고 있는 프랜차이즈다. 스포츠 콘텐츠 포트폴리오에 마든(Madden), NBA Live, UFC까지 있다. 석유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사우디에게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인프라’다.

EA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분기마다 주주에게 실적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장기 개발이 가능해진다.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자동화 프로젝트(코드명 ‘프로젝트 르네상스’)에도 집중할 수 있다. 2030년 재상장 시 시가총액 $100B+를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달이 주목하는 건 이 거래가 만드는 선례다. EA가 사적 자본으로 들어가면, 위기에 처한 유비소프트도 같은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산업이 ‘상장된 크리에이티브 기업’에서 ‘사모펀드가 관리하는 콘텐츠 공장’으로 재편될 수 있다. 창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출처: FinancialContent | 2026-03-18 / Wikipedia — EA LBO


삼성도 현대도 아닌 LS — ‘전기의 길목’을 지킨 자가 웃는다

2025년 LS그룹 실적이다. 매출 45조 7,223억원, 영업이익 1조 4,884억원. 전년 대비 각각 9.1%, 23.1% 증가. 창사 이래 최대다.

LS는 삼성도 아니고 현대도 아니다. 재계 서열로는 10위권 밖이다. 그런데 지금 글로벌 빅테크가 LS의 제품 없이는 데이터센터를 돌릴 수 없다. 초고압 케이블, 해저 케이블,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전기를 만들고 → 보내고 → 분배하는 전 과정에 LS가 있다.

왜 지금 LS인가.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2025년 기준 AI 관련 설비투자에만 $350B 이상을 썼다. 그 모든 전기가 어딘가를 통해 흘러야 한다. LS전선의 초고압 케이블, LS일렉트릭의 변압기를 통해서. 수주잔고가 이미 12조원을 넘는다.

더 흥미로운 점이 있다. LS그룹은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중동 분쟁이 종식되면 전력망·산업 인프라 재건 사업이 본격화된다. 전쟁이 끝나도 LS의 슈퍼사이클은 계속된다. 그룹은 5년간 총 12조원(국내 7조원, 해외 5조원) 투자 계획으로 자산 50조원을 목표로 한다.

달이 보기에 LS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의 교과서다. 화려하지 않다. 반도체처럼 뉴스에 자주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모든 AI, 모든 전기차, 모든 데이터센터는 LS의 제품 위에 서 있다. 길목을 지키는 자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긴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 2026-03-12 / 한국경제 | 2026-03-12


달의 결론

오늘 세 뉴스를 놓고 보면 하나의 공통된 질문이 보인다. “누가 다음 10년의 구조를 통제하는가.”

삼성전자 노조 사태는 ‘호황의 분배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HBM4 공급망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제조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내부 갈등이 병목이 되면 기회를 날린다. EA 인수는 게임 산업의 구조 재편이지만, 더 깊게 보면 ‘콘텐츠 인프라를 누가 소유하는가’의 문제다. 오일머니가 스포츠에서 게임으로,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다. LS의 전력 슈퍼사이클은 AI 붐의 ‘보이지 않는 수혜자’ 구조를 보여준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주목받는 동안, 그 전기를 공급하는 기업이 조용히 역대 최대 실적을 낸다.

자본은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구조를 따라간다. 구조를 먼저 보는 사람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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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