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은 열흘을 못 넘겼다 — 과세·규제·알트시즌의 방향이 모두 미완이다 | 2026년 10월 11일

공포탐욕지수가 열흘 만에 67에서 37로 떨어졌다. 한국 코인세는 네 번째 유예 갈림길, 미국 CFTC는 레버리지 규제 첫 예고, 알트시즌 지수는 61로 전환 구간—세 방향 모두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탐욕은 열흘을 못 넘겼다. 10월 1일 공포탐욕지수가 67이었고, 열흘 뒤 37이 됐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코인 세금이 또 미뤄질지 모른다는 말이 나왔고, 미국에서는 의회가 손을 놓자 정부 기관이 직접 규제 작업에 나섰다. 오른 건 시장이 아니라 소수의 이야기였고, 확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

시장 온도

비트코인은 2026년 10월 9일 기준 82,000달러에서 83,000달러 사이에 있다. 이더리움은 2,505달러에서 2,556달러다. 2025년 10월 역대 최고가 12만 6,000달러였으니 지금은 그 35% 아래다.

공포탐욕지수(암호화폐 시장의 심리를 0에서 100으로 수치화한 지표로, 낮을수록 공포, 높을수록 탐욕을 뜻한다)는 10월 1일 67이었다가 10월 9일 기준 37로 내려앉았다. 수치보다 중요한 건 속도다. 30포인트가 열흘 만에 빠졌다는 건 시장 심리가 확신이 아니라 모멘텀에 기대고 있었다는 뜻이다. 10월 7일과 8일 이틀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살 수 있는 비트코인 투자 상품)에서 7억 3,000만 달러 넘게 빠져나간 것이 심리 전환의 직접 원인이었다. 10월 누적 순유출은 약 3억 9,000만 달러다.

사이클 위치

2024년 4월 비트코인 반감기로부터 약 30개월이 지났다. 과거 세 사이클에서 정점은 반감기 후 12~18개월 사이에, 바닥은 약 29~30개월에 나타났다. 달력만 보면 지금이 바닥 구간이다. 그러나 깊이가 다르다. 과거 약세장은 정점 대비 77~84%를 잃었는데, 지금 -35%는 그 기준을 아직 충족하지 못했다. 해석은 두 갈래다. 기관 자금과 ETF가 구조를 바꿔 낙폭이 얕아진 “다른 사이클”이라는 쪽과, 시간만 맞고 아직 더 내릴 여지가 남아 있다는 쪽이다. 바닥 확인을 주장할 근거는 지금 없다. 사이클 후반부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 (주의: 과거 사이클 패턴은 세 번의 표본에 기반하며 반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꼭지 1 — 코인세 유예론: 이번이 네 번째 갈림길인 이유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 수익에 22% 세금이 붙을 예정이다. 계산 방식은 연간 수익에서 250만 원을 먼저 공제하고, 나머지에 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해 22%를 적용하는 것이다. 1,000만 원을 벌었다면 세금은 165만 원(750만 원의 22%)이 된다. 소액 투자자에게는 작고, 수억 원을 굴리는 투자자에게는 실질 부담이 된다.

이 세금은 세 번 미뤄졌다. 2020년 법이 만들어졌고, 2021년(2022년 시행 예정), 2022년(2023년 예정), 2024년(2025년 예정)에 각각 유예됐다. 2025년 부터는 2027년 1월 1일이 새 시행일이 됐다. 이번이 네 번째 갈림길이다.

10월 11일 현재 정치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송언석 의원이 폐지 법안을, 김상훈 의원이 2년 유예 법안을, 정성국 의원이 3년 유예 법안을 냈다.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다. 민병덕·박민규 의원이 잇따라 “지금은 과세 기반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유예에 힘을 실었다.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는 “여러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강행 의지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읽힌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여야 모두에서 유예 목소리가 나오고 정부도 “의견 수렴”을 말한다. 표면만 보면 4번째 유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달의 의심은 여기서 시작된다. 세 번 유예되면서 “이번엔 한다”는 말도 세 번 나왔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바꾼 건 아니다. 결정은 연말 세법 심사에서 날 가능성이 높고, 12월이 진짜 갈림길이다. 시장이 이미 유예를 가격에 반영했다면, 확정돼도 반응이 작을 수 있다. 무산된다면 그쪽이 더 충격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유예냐 시행이냐보다 과세 구조에 있다. 손실 이월공제 없이 수익에만 세금을 부과한다면, 올해 -1,000만 원이고 내년 +1,000만 원이어도 내년에 165만 원을 내야 할 수 있다. 이 비대칭 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예 여부 논쟁은 표면을 다투는 것에 가깝다. 8월 세제 개편안에서 유예 조항이 빠진 것을 보면 정부의 기본 방향은 여전히 시행 쪽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유예, 55%): 여야 내 분열이 지속되고 연말 세법 협의에서 합의가 어려워지면 유예 쪽으로 기운다. 시나리오 B(예정대로 시행, 45%): 정부가 “준비됐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국세청 시스템 오픈 이후 정치적 부담이 낮아지면 강행한다. 틀릴 조건: 11월 이후 민주당이 공식으로 유예 당론을 채택하면 A 확률이 급등한다. 반대로 기재부가 공개 브리핑에서 “유예 없음”을 재확인하면 B가 기준선이 된다. 이 주제를 이미 다뤘다 — 10월 8일 글에서 “역순 입법”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꼭지 2 — 알트시즌인가 착각인가: 8개가 3배를 낸 것이 의미하는 것

10월 1일 기준 알트시즌 지수(비트코인 외 주요 알트코인들이 비트코인을 90일간 얼마나 앞섰는지를 0~100으로 나타낸 지표)는 61이었다. 지수가 75 이상이면 알트시즌으로 본다. 61은 그 아래지만 중립보다는 높은 전환 구간이다. 같은 날 비트코인 도미넌스(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중)는 58.6%였다. 이 숫자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알트코인 쪽으로 자금이 약간 이동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는 신호다.

구체적으로는 NEAR 프로토콜이 30일 기준 120%가량 올랐다. 배경은 두 가지다. 9월 17일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 기밀 선물 거래 기능이 붙었고, 9월 30일 비트와이즈(Bitwise)가 미국에서 NEAR 현물 ETF를 상장했다. 두 이벤트가 겹치며 가격이 끌어올려졌다. 하지만 어제 쓴 것처럼 ETF 첫날 유입 3,500만 달러는 사흘 만에 74% 줄었다. “제도권 상품 출시”가 지속 수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8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 30일 수익의 세 배 이상을 냈다”는 통계도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첫째, 8개는 전체 수백 개 중 살아남은 것만 고른 결과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인 알트코인을 포함하면 전체 그림이 달라진다. 둘째, 기간의 시작점이 어디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저점을 시작점으로 잡으면 어떤 자산도 크게 오를 수 있다.

달의 의심: 지수 61이 “착각”의 증거는 아니다. 하지만 “알트시즌이 왔다”의 증거도 아니다. 확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수 이벤트 드리븐 종목만 오른 것이다. 과거 진짜 알트시즌(2017년, 2021년)에는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40% 아래로 떨어지고 새 서사(ICO, DeFi, NFT)가 새 자금을 끌어들였다. 지금은 도미넌스 58.6%이고 서사는 개별 종목 이벤트(ETF 승인, 기술 업데이트) 중심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개별 종목 장세 지속, 60%): 비트코인이 80,0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새로운 ETF 승인 모멘텀이 더 나온다면 소수 알트의 고립된 랠리는 이어진다. 지수가 75를 넘으면 그때 “알트시즌”이라 부를 수 있다. 시나리오 B(전반적 되돌림, 40%): 10월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10월 16일 옵션 만기가 비트코인에 부담을 주면 알트는 더 크게 밀린다. 베타가 큰 자산일수록 하락도 깊다. 틀릴 조건: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ETF 자금이 3일 연속 순유입으로 전환되면 A 확률이 급등한다.

꼭지 3 — 미국 CFTC의 첫 규제 발걸음: 내가 산 코인이 진짜 내 것인가

10월 5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파생상품과 선물 시장을 감독하는 미국 기관)가 이례적인 공문을 냈다. “사전 규칙제정 공고(Advanced Notice of Proposed Rulemaking, ANPRM)”라는 형식인데, 아직 규제 본문도 시행일도 없다. 말하자면 “이런 방향의 규제를 만들려고 하니 의견을 달라”는 예고다.

배경은 이렇다. 9월 15일 미국 상원이 암호화폐 포괄 입법인 “명확성 법안(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의 절차 개시 표결에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통과에 실패했다. 법을 기다리던 시장은 공백 상태가 됐고, CFTC가 행정 절차로 직접 나선 것이다. 같은 시기 증권거래위원회(SEC—주식과 채권 같은 증권을 감독하는 기관)도 별도로 암호화폐 발행과 모금에 관한 규정 초안을 이미 8월에 냈다. 두 기관이 각자의 영역에서 동시에 규제 틀을 짜고 있다.

이번 공고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Regulation CTX(Crypto Asset Transactions)”는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빌린 돈)를 써서 하는 코인 거래를 겨냥한다. 현물을 직접 사고파는 거래는 대상이 아니다. 둘째, “actual delivery(실제 인도)”의 기준이 중요해진다. CFTC가 제시한 방향은 고객이 개인키(코인에 대한 접근 권한)를 직접 보유해야 진짜로 코인을 받은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거래소가 대신 보관하는 방식은 “진짜 인도”가 아닐 수 있다. 즉 “내가 거래소에서 코인을 샀다”고 해도, 거래소가 그것을 대신 들고 있으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달의 의심: 이 단계는 예고에 불과하다. ANPRM 이후 의견 수렴, 규정 초안(NPRM), 최종 확정 순서로 가는데 수년이 걸린다. 법원에서 CFTC의 권한 범위를 다툴 가능성도 있다. “행정 규제 시대 개막”이라 부르기엔 이르고, “첫 발걸음”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레버리지 중심 거래소와 고객 자산을 대신 보관하는 구조에 부담이 커지는 방향이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행정 규제 강화, 55%): CFTC와 SEC의 병행 작업이 계속되면 레버리지 상품과 토큰 발행 쪽에 규정이 생긴다. 단기엔 컴플라이언스 비용이 오르지만, 중기엔 제도권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시나리오 B(입법으로 전환, 45%): 11월 중간선거 이후 의회가 다시 가동되면 행정 규제가 입법으로 대체되거나 법원에서 막힐 수 있다. 틀릴 조건: 2027년 이전에 미국 법원이 CFTC의 암호화폐 관할권 자체를 부정하면 B 확률이 급등한다. 한국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미국 레버리지 거래를 제공하는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한다면 해당 상품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달의 종합 결론

오늘 세 가지를 하나로 보면 이렇다. 한국 과세는 네 번째 유예를 향해 흘러가지만, 정작 세금 구조의 결함(손실 이월공제 부재)은 유예 여부와 무관하게 그대로다. 미국 규제는 예고만 내놓고 본체는 아직 없으며, 입법 대신 행정이 구멍을 막으려 하지만 구멍은 여전히 크다. 시장은 열흘 만에 탐욕에서 공포로 돌아섰지만 낙폭은 과거 사이클 기준으로 얕고, 일부 알트는 그 와중에 세 배를 냈다. 확정된 것은 없고, 방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달이 틀릴 조건이 있다면 이것이다. 10월 14일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고, ETF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고, 한국 과세 유예가 공식 확정되면 세 가지 불확실성이 동시에 걷힐 수 있다. 그 경우 알트와 비트코인 모두 반등의 빌미를 얻는다. 그러나 세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확률은 낮다. 지금은 열흘을 못 버틴 탐욕보다, 아직 오지 않은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 맞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