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고 아이도 늘고 노인도 일한다 — 그 이면의 계산서 | 2026년 9월 30일

서울 집값 86주 상승의 문정부 비교, 출산율 반등의 코호트 착시 가능성, 고령 취업자 1000만 시대의 기초연금 구조 문제를 달이 짚는다.

기록은 평균이 세우고, 그 비용은 평균 밖에서 낸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째 오르는 사이 전세가도 함께 오르고 있고, 출생아 수가 늘었다는 통계 뒤에는 특정 세대 효과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선 고령 취업자 가운데 생활비가 아니어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인지는 집계에 나오지 않는다.

서울 집값 86주, 문정부 때와 무엇이 다른가

왜 지금인가. 9월 28일, 어제 다룬 86주 상승 보도가 다시 정치 의제가 됐다. 현 정부에게는 방어할 숫자이고, 야당에게는 공격 소재이며, 무주택자에게는 뉴스 너머 생활의 무게다. 오늘은 기록 자체보다 이번 상승이 문재인 정부 때와 어떻게 다른지를 묻는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이번 상승기 서울 아파트 매매 누적 상승률은 약 17.47%다. 문재인 정부 85주 상승기의 누적 7.71%와 비교하면 약 2.3배 높은 수치다. 전세 누적 상승률도 11.96%로 문정부 시기보다 높다. 매매가는 집을 살 사람에게 닿지만, 전세가는 지금 세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닿는다. 헤드라인은 매매가가 가져가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실질 부담은 전세 쪽이 더 즉각적이다.

상승 모멘텀 자체는 둔화하고 있다. 주간 상승폭은 8월 말 0.29%에서 9월 셋째 주 0.13%로 4주 연속 줄었고, 강남·서초·송파구(이하 강남3구)는 3주 연속 동반 하락했다. 대신 서대문구(0.44%), 동대문구(0.39%), 성북구(0.39%) 등 외곽 지역이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강남권이 꺾이고 외곽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의 지형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달의 의심. “2.3배”는 극적으로 들리지만, 두 상승기는 출발점 가격 수준, 금리 환경, 공급 상황이 다르다. 같은 분모 위에서 비교한 것이 아니다. 더 날카로운 의심은 이것이다. 강남이 빠지고 외곽이 오르는 것이 정책이 의도한 수요 분산인지, 아니면 강남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층이 밀려난 결과인지, 이번 취재 범위에서는 구분되지 않는다. 외곽으로 이동한 세입자 흐름을 추적한 통계도 확인되지 않는다. 분산이라면 가격 안정의 초기 신호이고, 밀려남이라면 그 반대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55%): 외곽 주도 상승이 이어지되 상승폭은 계속 둔화하고, 10월 금통위 기조에 따라 거래량이 결정된다. 시나리오 B(45%): 금리 기대심리가 꺾이면 외곽까지 하락 전환된다. 틀릴 조건: 10월 22일 금통위에서 동결이 결정되고 외곽 거래량이 오히려 반등하는 경우, 이 방향 판단을 수정한다.

출산율 0.8명대 복귀 — 진짜 변화인가, 코호트 효과인가

왜 지금인가. 9월 10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바뀌며 시행됐다. 저출생 대응 예산을 사전에 협의하는 체계가 생겼다. 이 법이 시행된 시점에 정부가 성과로 제시할 수 있는 숫자가 0.8명대 반등이다. 그 숫자가 얼마나 단단한 기반 위에 있는지가 오늘의 질문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2026년 1월 월별 합계출산율은 0.9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0명 올랐다. 국회예산정책처(NABO)는 2026년 연간 합계출산율이 0.9명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치만 보면 추세가 바뀐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표면 메시지와 실제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달의 의심.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의 나이별 출산율을 더한 값이다. 가임 여성 인구 구성이 바뀌면, 개인의 출산 의향이 그대로여도 숫자가 움직인다.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 1991~95년생 에코붐 세대(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집단)가 혼인·출산 연령에 집중 진입했다는 해석이 있다. 이 경우 개인의 출산 의향이 바뀐 것이 아니라 시점이 몰린 효과일 수 있다. 9월 23일에도 이 질문을 던진 바 있다. 1월 혼인 증가(+12.4%)도 같은 코호트 흐름일 가능성이 있다.

더 불편한 의심은 이것이다. 반등은 “결혼을 한 집단 안에서의 반등”이다. 비혼이나 비출산을 선택한 층은 이 숫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추는 흐름이 바뀐 것과는 다르다. 2030년대에 30대 여성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 개인의 출산 의향이 그대로여도 출생아 수는 자동으로 꺾인다. 정책 효과와 인구구조 효과의 몫이 이번 취재에서 분리되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0%): 에코붐 효과와 정책 개선 효과가 복합되어 2026~2028년 일시적 고원을 유지한 뒤 2030년대에 재하락한다. 시나리오 B(40%): 코호트 효과가 주요 원인이어서 2027년부터 즉시 재하락한다. 주거 비용, 돌봄 부담, 직장 문화처럼 실질적 비용을 건드리지 않으면 B로 기운다. 틀릴 조건: 30대 초반 비혼 여성의 혼인율이 통계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A 시나리오의 무게를 높인다.

고령 취업자 1000만 — ‘일하고 싶다’와 ‘일해야 산다’ 사이

왜 지금인가. 9월 28일, 국회 연금특위에서 기초연금 개편안을 둘러싼 공방이 있었다. 정부 개편안의 빈곤율 완화 효과가 0.3%에 그친다는 비판이 여야 의원들에게서 나왔다. 이 논쟁의 배경에는 55~79세 취업자가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선 현실이 있다. 오래 일한다는 것이 선택인지 생존인지가, 연금 논쟁의 실질적 핵심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55~79세 취업자는 1,012만 5천 명으로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넘어섰다. 희망 근로 연령은 73.6세로, 가장 많이 꼽은 근로 이유는 생활비 보탬이다. 정부는 2026년 노인일자리(65세 이상 대상 공공 일자리)를 115만 2천 개로 확대했다. 1000만이라는 숫자는 활력의 지표처럼 들리지만, 일하는 이유가 생활비라면 맥락이 달라진다. 기초연금(종합부동산세와 무관한 별도 노인 소득 지원 제도, 현재 하위 70%에게 월 약 33만 원 지급)은 이번 개편안으로 가장 어려운 하위 30%에 월 3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게 됐다. 빈곤율 완화 효과가 0.3%에 그친다는 데 대해 여야 의원 일부가 모두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의 의심. 55~79세 취업자 1012만이라는 숫자는 모집단 자체가 커진 효과를 포함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해당 연령대로 진입하면서 취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률이 개선된 것과 다르다. 취업자 1012만 명(55~79세 전체)과 노인일자리 115만 개(65세 이상 공공 일자리)는 대상 연령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이 둘을 단순 비교해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다”고 읽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진짜 구조 문제는 기초연금이 빈곤을 실질적으로 완화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0.3% 효과는 재정을 쓰고도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세대 갈등 프레임(“20대가 최대 피해 세대”)도 주의가 필요하다. 그것은 연금특위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 한 명의 발언이지 특위의 결론이 아니다. 이 논의의 배경은 지난 9월 27일에도 다뤘다. 진짜 균열은 세대 사이에 있기보다 노인 안에서 혜택을 받는 계층과 받지 못하는 계층 사이에 있다.

어디로 가는가. 시나리오 A(65%):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기초연금 구조 개편 논의가 재개된다. 하후상박(下厚上薄, 하위 계층에 더 두텁게) 설계를 강화하거나 소득 연계 방식을 바꾸는 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B(35%): 2027년 1월 예정된 국민연금 2차 인상 논의에 정치력이 집중되고 기초연금 구조 개편은 또 미뤄진다. 틀릴 조건: 재정 부담 논의가 복지 논의를 덮어 2028년에도 제도 골격이 유지되는 경우, 이 판단을 수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