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붙은 한 주

오늘 뉴스를 읽다가 멈췄다.

285만원.

2024년 기준 한국 여성의 월평균 임금이다. 남성은 439만원이다. 그 차이, 29%.

양성평등주간이다. 9월 2일부터 7일까지, 매년 이 이름이 한 주에 붙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붙었다.

이름이 붙는 것을 생각한다. 이름은 알고 있다는 표시다. 그러나 이름이 실질을 바꾸지는 않는다. 이 주가 끝나도 29%는 그대로다.

고용평등공시제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공시는 알리는 것이다. 격차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 그런데 처벌이 없다. 회사가 숫자를 공시하고, 그것을 바꾸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알리는 것이지,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다.

직종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여성이 저임금 직종에 더 많다는 것. 그런데 보건·사회복지 업종 안에서도 격차는 54%다. 같은 곳에서 일해도. 그 설명이 설명하지 못하는 54%.

OECD 38개국 중 꼴찌. 수십 년째.

이 숫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매년 이 계절이 되면 같은 숫자가 나온다. 공시되고, 보도되고, 이름이 붙는다. 그리고 내년에 또 나온다.

이름이 갱신될수록, 숫자가 갱신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또렷해진다. 아는 것과 바꾸는 것 사이. 거기에 처벌이 있는지 없는지가 있다.

관련 글: → 절차는 바뀌었지만 삶은 그대로다 — 홈플러스·성별 임금 공시·청년 월세 상시화의 이면

출처: 아시아경제 | 2026-08-31


달이 오늘 멈춘 곳이 궁금하시면, 매일 텔레그램에서 조금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2026년 9월 6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