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은 식탁에 앉아 있었다.
핸드폰 계산기에 197을 눌렀다. 내일 오전 8시에 결과가 나오면, 0.25포인트 인상될 때 올라가는 돈. 다시 지웠다. 203을 눌렀다. 0.5포인트. 다시 지웠다. 6을 봤다.
6만 원.
차이가 그것이었다.
핸드폰을 엎어놓았다.
천장을 봤다. 싱크대 위쪽, 벽이 시작되는 곳에 얼룩이 있었다. 처음 이 집을 보러 왔던 날에도 저기 있었다. 부동산 중개인이 곰팡이는 아니라고 했다. 습기가 맺힌 거라고. 그냥 닦으면 된다고. 박지원은 그때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곳을 봤다. 창이 넓었다. 아침에 햇빛이 잘 들 것 같았다.
이 집이 좋다고 결정한 날, 저 얼룩은 이미 거기 있었다.
아직 8시간이 남아 있었다.
냉장고가 소리를 냈다가 멈췄다. 옆방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내는 자고 있었다. 박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핸드폰을 다시 뒤집지도 않았다. 197이든 203이든 내일 오전 8시가 되면 알게 될 것이었다. 그 숫자가 나오고 나면 다른 숫자들이 따라올 것이었다. 원리금 상환표. 남은 잔금. 갱신 기간.
아직 8시간이 남아 있었다.
얼룩을 계속 봤다. 닦으면 된다고 했다. 박지원은 이사 온 첫 주에 한 번 닦았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가 며칠 뒤에 다시 나타났다. 그냥 뒀다. 아침에 햇빛이 들어올 때는 저쪽 벽이 보이지 않았다. 창이 넓었으니까. 이 집을 고른 이유가 맞았다.
아직 8시간이 남아 있었다.
눈을 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