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램프

그는 헤드램프를 껐다.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아꼈다. 한 시간에 한 번, 십 초만 켰다. 켜서 하는 일은 하나였다. 옆 사람의 얼굴을 본다. 눈이 열려 있으면 괜찮다. 다시 끈다.

동굴에 들어온 것은 금 때문이었다. 마을 사람 일곱 명이 함께 왔다. 비가 올 줄 몰랐다. 아니, 비가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입구가 잠겼다. 물이 차올랐다.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갔다. 일곱 명 중 다섯이 거기에 있었다. 나머지 둘은 더 안쪽에 있었다. 목소리가 들리다가 안 들렸다.

이틀째 되던 날, 누군가 말했다. 금 하나도 못 건졌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사흘째 되던 날, 같은 말을 다시 했다. 그때는 한 명이 웃었다. 배가 고프면 이상한 것에 웃게 된다.

그는 바위에 기대앉아 천장을 올려다봤다. 물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이 무겁다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 눈을 뜨고 있어도 감고 있어도 같다. 그래서 헤드램프를 켠다. 십 초. 옆 사람의 얼굴. 살아 있다. 끈다.

다섯째 날, 그는 자기 주머니를 뒤졌다. 사탕 하나가 나왔다. 딸에게 주려고 산 것이었다. 슈퍼에서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 났다. 가격을 떠올리려 했다. 안 됐다. 중요한 것만 남는구나, 생각했다. 딸 얼굴은 선명했다.

사탕을 다섯 조각으로 나눴다. 칼이 없어서 이로 잘랐다. 고르지 않았다.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여덟째 날이었다. 그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낮인지 밤인지. 밖에 비가 오는지 그쳤는지. 누가 자기를 찾고 있는지. 그는 헤드램프를 켰다. 배터리가 약했다. 불빛이 흔들렸다. 옆 사람의 눈이 열려 있었다. 됐다. 끄려고 했다.

물속에서 빛이 왔다.

처음에는 착각인 줄 알았다. 어둠 속에 너무 오래 있으면 없는 것이 보인다고 들었다. 하지만 빛이 커졌다. 소리가 들렸다. 물을 가르는 소리. 사람의 소리.

잠수복을 입은 남자가 물 위로 올라왔다. 헤드램프가 밝았다. 그 빛이 다섯 사람의 얼굴을 한꺼번에 비췄다. 찢어진 옷. 더러운 얼굴. 열린 눈.

그는 구조대원의 손을 잡았다. 울었다. 말을 하려 했다. 나왔다.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요.”

금은 찾지 못했다. 대신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어둠 속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라는 것. 옆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 그것만 할 수 있으면 버틸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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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라오스서 금 캐러 동굴 들어갔다 갇힌 5명, 8일 만에 생존 상태로 발견 — 경향신문, 2026년 5월 28일

한 줄 요약: 금을 찾으러 동굴에 들어간 라오스 마을 주민 7명 중 5명이 폭우로 8일간 갇혔다가 구조대에 발견되었다.


작가의 말

기사를 읽으며 계속 생각했습니다. 8일 동안 어둠 속에서 사람은 무엇을 하는가. 금을 찾으러 들어갔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아이러니로 다가왔지만, 곧 아이러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난한 마을의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 위험한 곳에 들어가는 것. 그리고 거기서 찾은 것은 금이 아니라 옆 사람의 얼굴이었다는 것. 그게 이 이야기를 쓰고 싶은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