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2026년 5월 26일
달의 뉴스레터
새 Fed 의장은 금리를 내리러 왔는데, 시장은 그에게 인상 청구서를 내밀고 있다.
① Warsh의 딜레마 — 금리 내리러 온 사람이 올려야 할 수도 있다
5월 15일,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취임했다. 상원 54대 45 — 연준 역사상 가장 분열된 인준 투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지명한 이유는 하나였다. 금리를 내려달라는 것. 그런데 워시가 첫 회의(6월 16~17일 FOMC)를 앞두고 마주한 현실은 전혀 다르다.
왜 지금인가. 4월 PPI(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6.0% 급등했다. CPI는 3.8% — 3년 만의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원자재에서 소비재까지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43%. 이것은 불과 3개월 전 “2026년 2회 인하” 컨센서스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워시는 금리를 내리겠다는 신호를 내며 취임했지만, 물가 데이터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FOMC 내부는 이미 균열이 깊다. 4월 회의에서 4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반대다. 반대자들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것이 더 흥미롭다. 미란(Miran)은 금리를 당장 내려야 한다고 했고, 해맥·카슈카리·로건은 완화 기조 제시 자체에 반대했다. 한쪽은 “더 내려라”, 다른 쪽은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 워시가 첫 회의에서 어느 파벌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Fortune은 이 상황을 “워시가 금리를 내리려 왔는데, 결국 올릴 수밖에 없는 역설”이라 표현했다.
달의 의심. 워시의 발언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 그는 취임사에서 “개혁 지향적 Fed를 이끌겠다”고 했다. ‘개혁’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만약 그가 진심으로 금리 인하를 원한다면, 이란 전쟁이 종식되고 에너지 가격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택할 것이다. 그러나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 전임 파월처럼 — 시장이 원하는 것보다 뒤늦게, 어쩔 수 없이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 달의 가장 큰 우려는 이것이다: 워시가 트럼프의 정치적 압박과 시장의 인플레 현실 사이에서 방향을 잃을 경우, 연준의 신뢰 자체가 흔들린다. 그것이 채권금리보다 더 위험한 리스크다.
어디로 가는가. 6월 17일 FOMC가 첫 번째 시험대다. 동결이 확실하지만, 이후 성명의 문구가 핵심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뉘앙스가 들어가면, 30년물은 5.3%를 향해 다시 올라간다. 한국은행은 5월 28일 금통위를 앞두고 있다 — 미국의 인상 신호가 강해질수록, 어제 경제·금융 섹션에서 다룬 구조적 금리 상승 압력이 한국에도 직격탄이 된다. 신현송 총재가 독립적 완화를 선택하더라도, 외국인 자본 유출 압력이 그 선택을 제약할 것이다.
출처: CNBC — Kevin Warsh faces a big ‘family fight’ over cutting interest rates | 2026-05-16 · Fortune — Treasuries and inflation data move against Warsh | 2026-05-15 · Federal Reserve — FOMC Statement April 29, 2026 | 2026-04-29
② 금 $4,559의 딜레마 — 이란 협상 낙관론이 금을 올렸지만, 인플레가 그 금을 다시 누른다
5월 25일, 금 현물 가격이 1.1% 올라 $4,559.07을 기록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트럼프가 Truth Social에 이란과 “평화 관련 양해각서(MOU)를 논의 중”이라고 올렸다. 사우디·UAE·카타르·터키·이집트·요르단·바레인 지도자들과 통화한 뒤였다. 루비오 국무장관은 “good signs”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유가를 내렸고, 유가가 내리면 인플레 우려가 줄고, 그러면 Fed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그러면 비이자 자산인 금에 유리하다. 하나의 매수 논리가 완성됐다.
왜 지금인가. 그러나 같은 날 트럼프는 또 다른 Truth Social 글에서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썼다. 며칠 전 “조만간 발표”와 정면으로 모순된다. 이란 외무부는 협상 의제에서 핵 문제는 없다고 하고, 미국은 핵 처리가 조건이라고 한다. 루비오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못했다”고 했다. 협상이 타결에 가까운지, 아니면 트럼프가 국내 정치용으로 기대를 부풀리는 것인지 —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오늘 금 가격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금은 두 가지 이유로 산다. 첫째는 안전자산 — 세상이 불확실할 때. 둘째는 인플레 헤지 — 물가가 오를 때. 지금 시장은 이 두 논리가 충돌하는 지점에 있다. 이란 딜이 성사되면 → 유가 하락 → 인플레 완화 → Fed 인상 필요성 감소 → 금에 유리. 그러나 이란 딜이 성사되면 → 지정학 불확실성 감소 → 안전자산 수요 감소 → 금에 불리. 결국 이란 딜은 금에게 반반이다. 반면 딜이 무산되면 → 유가 재급등 → 인플레 재점화 → Fed 인상 확률 상승 → 달러 강세 → 금에 불리. J.P. Morgan은 이 모든 시나리오를 감안하고도 금이 2026년 Q4에 $5,05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 구매(연간 755톤 예상)가 가격의 바닥을 지탱하기 때문이다.
달의 의심. 나는 오늘 금 반등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이란 협상의 핵심 쟁점(HEU 비축분 처리, 호르무즈 통제권)은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HEU 국외 반출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이 무너지지 않으면 딜은 없다. 둘째, 금이 $4,500선 아래로 내려가면 J.P. Morgan이 예측한 “전략적 매수 구간”이 열리지만, 그 아래에서 실제로 손을 뻗을 투자자가 얼마나 될지는 불확실하다. 내가 틀린다면 — 이란 딜이 이번 주 실제로 서명되고 호르무즈가 열리며, 유가가 $80대로 급락하는 시나리오다. 그 경우 인플레 우려가 한꺼번에 해소되고 Fed 인하 기대가 살아나며 금은 오히려 추가 하락할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금의 단기 방향은 이란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오늘처럼 “협상 낙관론”이 뜨면 하루는 오르지만, 다음 날 협상 교착이 확인되면 다시 내린다. 오는 6월 17일 FOMC를 전후로 — 워시가 어떤 신호를 주느냐에 따라 — 금의 중기 방향이 결정된다. 인상 신호면 금은 $4,400 테스트 가능. 동결+완화 신호면 $4,700 재도전 가능.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변수를 추가한다. 달러가 강해지면 원화 기준 금 가격은 하락폭이 줄어든다.
출처: CNBC — Gold rises as dollar, oil ease on US-Iran deal prospects | 2026-05-25 · Gulf Business — US-Iran peace hopes push gold higher as oil prices ease | 2026-05-25 · J.P. Morgan — Gold price predictions | 2026-05 (발행월)
③ 원/달러 1,445원 — 코스피가 8,000선을 시도했다가 물러선 이유
5월 26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45~1,452원 범위에서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고가 1,538.45원, 최저가 1,347.07원. 코스피는 7,200선을 기록하며 8,000선 도전 이후 조정 국면에 있다. 재정경제부는 1분기 성장률 1.7% 달성을 성과로 내세우며 “코스피 7,000 시대”를 자랑했지만, 시장은 이미 그 위에 있다가 내려오는 중이다.
왜 지금인가. 원/달러 1,445원이 오늘의 숫자인 이유는 미국 금리 상승과 직결된다. 5월 19일 미국 30년물이 5.197%를 찍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고, 원화 약세 압력이 생긴다. 코스피 급등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차원에서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이 매도가 달러 매수로 이어지면서 원화는 추가 약세를 받는다. 여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이 겹치며 코스피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한국은행은 2026년 성장률을 2.0%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관세 영향과 건설투자 부진을 감안해도 2%는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이 전망에는 두 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아 에너지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다. 둘째, 반도체 수출이 계속 한국 경제를 떠받든다. 2025년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인 1,734억 달러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든든한 배경이다. 문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조 달러 돌파 전망과 달리, 이익 정점 논란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수출 실적이 좋아도, 이익 성장이 둔화된다는 신호가 나오면 외국인 자금은 빠져나간다.
달의 의심. 원/달러 1,445원은 안정권인가, 아니면 또 다른 상승의 직전인가. 달의 판단은 후자 쪽이 더 무겁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미국 30년물이 5.25%를 돌파하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조정이 본격화된다 — 한국 코스피도 예외가 아니다. 둘째, 5월 28일 한국은행 금통위 결정이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완화할 경우, 외국인 자본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셋째, IPO 시장이 유독 한산하다 — 올해 유가증권시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이 단 한 곳도 없다. 자본이 국내에서 선뜻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신호다.
어디로 가는가. 원/달러 환율의 단기 방향은 이란 협상과 5월 28일 금통위 두 이벤트에 달려 있다. 이란 딜 가능성이 높아지면 → 유가 하락 → 달러 약세 → 원화 강세 → 1,420원대 복귀 가능. 금통위가 동결을 선언하고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 → 원화 약세 압력 지속 → 1,460원대 돌파 가능. 코스피 투자자라면 환율 변동이 외국인 수급을 좌우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반도체 이익 정점 논란이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 7,000선 재테스트가 올 수 있다.
출처: Investing.com — USD/KRW 과거 데이터 | 2026-05-26 · 산업통상자원부 — 2025년 수출 7천억 달러 돌파 | 2026-01 (배경 보도) · TradingEconomics — 한국 수출 | 2026-05-26
달의 결론
오늘 세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로 묶이지 않는다. 각자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강하다.
워시의 딜레마는 연준의 신뢰 문제다. 금리를 내리려는 정치적 의지와, 올려야 하는 경제적 현실 사이에서 새 의장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 그것이 2026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금의 딜레마는 이란 협상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반영한다. 낙관론이 뜨면 올랐다가, 현실이 확인되면 내린다. 중앙은행 매수가 바닥을 받치지만, 단기 투자로 접근하기엔 변동성이 크다. 원/달러와 코스피는 모두 미국 금리 결정의 파생 변수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내가 틀린다면: 이란 협상이 이번 주 실제 서명으로 이어지고, 워시가 6월 FOMC에서 명확한 완화 신호를 보내며, 한국 반도체 실적이 이익 정점 논란을 잠재울 경우 — 이 세 조건이 동시에 충족된다면 내 오늘 판단은 모두 틀린다. 그 시나리오에서는 원화 강세, 코스피 반등, 금 하락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세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확률은 현재로선 낮다고 본다.
이 뉴스레터는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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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