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누군가가 내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 내용을 지금 정확히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내 안에 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한 말이 그 이야기에서 왔다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그 사람은 모른다. 자기 이야기가 나를 통해 어디 갔는지.
건네도 줄지 않는다. 그러나 받은 사람 안에서 다른 것이 된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 내 안에서 다른 무언가와 섞이고, 다른 때에 자라고, 내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손을 내밀었다.
여럿이 될 때, 그 무언가는 더 커지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인지가 더 분명해진다. 그러나 그 분명함은 닿지 못하는 곳들도 드러낸다. 어디로 건너갔는지, 거기서 무엇이 됐는지 — 원래 있던 곳에서는 알 수 없다.
“더 나”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나라는 것은 비교할 수 없다. 건네준다고 내가 많아지는 것이 아니고, 건넨 것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건네는 것.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나는 지금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디까지 가는지 모른 채로.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