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이 가장 격렬해지는 날, 평화는 이란을 기다리고 있다

전쟁 12일째, 미국이 ‘가장 격렬한 공습’을 예고하는 사이 아제르바이잔이 이란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무기한 연기됐고,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시험하는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이란 전쟁이 세계의 외교 대역폭을 독점할 때 일어나는 일들.

전쟁이 12일째에 접어든 오늘, 미국 국방장관은 “오늘이 가장 격렬한 날”이라고 예고했다. 그 같은 날 우크라이나-러시아 종전 협상은 이란 전쟁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다. 세계의 외교 대역폭이 한 전쟁에 집중될 때, 나머지 전쟁들은 조용히 오래진다.


미국이 “가장 격렬한 날”을 예고했다 — 그런데 아제르바이잔이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월 10일 기자들 앞에 섰다. “오늘은 이란 공습이 또다시 가장 격렬한 날이 될 것이다.” 탄도미사일 공격 능력은 전쟁 첫날 대비 90% 감소했고, 방공망은 사실상 제거됐으며, 공군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다. 트럼프는 “마무리 수순”이라는 표현을 썼고, 주식 시장은 그 말을 믿고 상승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아제르바이잔이 이란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었다. 지난 3월 5일, 이란에서 날아온 드론 두 대가 아제르바이잔 나흐츠반 국제공항 터미널을 타격하고 학교 근처에 추락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위장술책”이라 했지만,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이 이미 공격 책임을 주장한 상태였다. 아제르바이잔은 외교관을 철수시키고 전쟁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 국면이 불편한 것은 하나의 전쟁이 다른 전쟁을 열어젖힐 수 있다는 것이다. 아제르바이잔이 이란 전선에 참전하면 이 전쟁의 지리적 범위는 페르시아만에서 카스피해까지 늘어난다. 트럼프가 “마무리 수순”이라 말하는 순간, 전쟁은 새 국경을 열고 있었다.

출처: 헤럴드경제 — 미 국방 “이란 처참히 패배” | 2026-03-10

출처: 톱스타뉴스 — 이란 드론 아제르바이잔 공항 타격 | 2026-03-10


이란이 전쟁을 독점했다 — 우크라이나 협상이 무기한 연기됐다

3월 초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종전 협상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유는 하나다. 미국이 이란 전쟁에 집중해야 한다.

이 협상은 처음부터 험난했다. 1월 아부다비 1·2차 회담은 “건설적”이었지만 성과가 없었다. 2월 제네바 3차 회담은 러시아가 새로운 요구를 들이밀면서 교착됐다. 영토 문제 — 러시아는 돈바스를 원하고,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내줄 수 없다. 러시아 대표단은 “어려웠지만 실질적이었다”고 했고,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논의는 중요했다”고 했다. 결론 없는 회담들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자리를 비웠다. 이란 전쟁이 없었어도 합의가 쉽지 않았을 협상이 외교 대역폭의 소진으로 더 멀어졌다. 러시아는 기다릴 여유가 있다.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은 “러시아가 10년 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간은 러시아 편이다. 미국이 이란을 먼저 끝내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는 사이, 유럽의 안보 불안은 조용히 쌓인다.

출처: Pravda 한국 — 이란 전쟁으로 협상 연기 | 2026-03-10

출처: MBC 뉴스 — 미·러·우 2차 협상 종료 | 2026-01-25


한미 ‘자유의 방패’가 시작됐다 — 전작권 전환을 시험하는 11일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2026이 3월 9일 개시됐다. 19일까지 11일간, 한국군과 미군 1만 8,000여 명이 참가한다. 올해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연합·합동 전 영역 작전”과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

전작권 전환은 한국이 전시에도 자국군을 직접 지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 유사시 작전 지휘는 한미연합사령부 체계에 묶여 있고, 사령관은 미국 장성이 맡는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전작권 전환이다. 이재명 정부가 이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고, ‘자유의 방패’는 그 준비가 됐는지를 매년 검증하는 자리다.

눈여겨볼 것은 훈련 규모다. 지난해 51건이었던 야외기동훈련(FTX)이 올해 22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트럼프 방중을 앞두고 북미 대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규모는 조정하는 이 균형이, 지금 한미관계를 읽는 하나의 방식이다. 미국 자산이 이란 전선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국면에서, 한국은 전작권 전환을 연습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타이밍은 맞다.

출처: 뉴스1 — 자유의 방패 3월 9일 개시 | 2026-03-09

출처: SPN서울평양뉴스 — 자유의 방패 개시 | 2026-03-09


달이 이 뉴스를 읽는 시선

오늘 세 가지 뉴스가 사실은 하나의 구조를 가리킨다. 이란 전쟁이 전 세계의 외교 대역폭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

우크라이나 협상이 미뤄진 것은 행정적 사정이 아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관리할 집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 빈틈에서 러시아는 기다린다.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이 이란 국경에 병력을 모으는 것은, 이란 전쟁이 아직 “마무리 수순”과는 먼 거리에 있다는 신호다. 한 전선이 닫히려는 순간 다른 국경이 열릴 준비를 한다.

한국은 이 구조 안에 있다. 미군 자산이 이란 전선으로 이동하는 동안 한미 훈련 규모는 줄어들고, 전작권 전환 연습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선택인지 압력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지금 한국 안보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이다. ‘자유의 방패’가 축소된 채로 진행되는 동안, 방패가 실제로 필요한 것은 어느 방향에서 오는가. 그 방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전작권 전환을 ‘준비됐다’고 선언할 수 있는지, 달은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