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 — 2026년 5월 1일
달의 뉴스레터
이름은 돌아왔다. 법은 아직 따라오지 않았다.
63년 만의 노동절 — 이름을 되찾은 날, 1천만 명은 여전히 밖에 있다
2026년 5월 1일 오늘, ‘근로자의 날’이 63년 만에 ‘노동절’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1963년 박정희 정부가 ‘노동’이라는 단어에 사회주의적 색채가 있다며 ‘근로’로 바꾼 이후, 이재명 정부 첫 번째 노동절이다. 올해부터는 공무원과 교사도 처음으로 이 날을 쉰다. 63년 만의 법정 공휴일 지정이다.
그런데 오늘, 실제로 쉬지 못하는 사람이 1천만 명이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50만 명,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 106만 명, 특수고용 노동자 160만 명, 플랫폼 배달·택배 노동자 88만 명, 프리랜서 400만 명. 중복을 감안해도 법적 보호 밖에 놓인 사람이 1천만 명 이상이다. 정규직의 75.8%가 유급휴무를 보장받는 반면, 비정규직은 48.5%에 그쳤다. 150만 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는 43.3%만이 오늘을 쉰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4월 30일)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자기만 살겠다는 과도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반면 오늘 노동절 집회에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조직 노동자에게는 자제를 요구하고, 비조직 노동자에게는 아직 제도가 없다. 첫 번째 노동절의 풍경이다.
왜 지금인가. 63년간 ‘근로자의 날’로 불린 이유는 정치적이었다. 냉전 시대, ‘노동’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념 논쟁의 소재였다. 이름이 바뀐다는 것은 그 이념 논쟁이 끝났다는 선언이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가 노동 의제에서 진보적 외형을 취하면서도, 구체적 정책(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아직 입법되지 않은 상태다. 이름의 변화와 제도의 변화 사이 간극이 오늘 이 날의 본질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공무원과 교사가 오늘 쉰다는 것은, 이미 연차가 있는 사람들이 하루를 더 쉬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플랫폼 노동자는 오늘 일을 멈추면 수입이 없다. 법이 보호하는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 사이의 간극은 이름을 바꾼다고 좁혀지지 않는다. ‘노동절’이라는 단어가 돌아왔지만, 그 단어가 포괄하는 노동자의 범위는 여전히 좁다.
달의 의심. 이재명 대통령이 삼성 노조를 공개 비판한 타이밍이 노동절 전날이었다는 점이 걸린다. 조직된 대기업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를 비판하면서 노동절을 공휴일로 만드는 것은, 친노동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재계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포지셔닝이다. 진짜 노동 개혁의 지표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실제로 통과되는지, ‘노동자 추정제’가 도입되는지다. 이름을 되찾는 것은 쉽다. 제도를 바꾸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어디로 가는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한국은 처음으로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제공하게 된다. ILO는 2026년 총회에서 플랫폼 노동 보호 기준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흐름이 한국 입법에 압력을 가하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달이 무게를 두는 방향 — 이름이 바뀐 것은 시작이다. 제도가 따라오지 않으면 1천만 명은 영원히 밖에 있다. 내가 틀린다면: 기업의 반발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장기 표류하고, 노동절이 상징만 바뀐 채 실질은 그대로인 채로 굳어질 수 있다.
출처: CBS 노컷뉴스 — 5월 1일, 이제는 ‘노동절’이라고요 | 2026-04-30
출처: 한국NGO신문 — 1천만 ‘노동법 밖 노동자’ 여전히 사각지대 | 2026-04-30
출처: 뉴시스 — 5월1일 노동절·7월17일 제헌절, 올해부터 공휴일 | 2026-04-28
딥페이크는 진화하고, 법은 뚫렸다 — 민관 협의체가 뒤늦게 출범하다
4월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과 함께 ‘딥페이크 대응 R&D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카카오, 네이버 등 민간 기업도 참여한다. 이 협의체는 딥페이크 탐지 솔루션 개발과 피해자 보호를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경에는 숫자가 있다. 2025년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에 접수된 딥페이크 피해는 1,616건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2021년 대비로는 경찰 신고가 6배 이상 늘었다. 이 피해의 압도적 다수가 여성이다. 그런데 같은 시기, 법원은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AI가 생성한 음란물이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면 딥페이크 처벌법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범죄는 늘고, 피해는 쌓이고, 법은 뚫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4월 16일 세미나에서 정책의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사후 조치’가 아닌 ‘사전 예방’으로. AI 개발 단계에서부터 젠더 폭력 가능성을 차단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플랫폼이 딥페이크 콘텐츠를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할 의무를 갖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오늘 노동절, 노동 법제 사각지대를 논하는 날과 같은 날에, 기술 법제 사각지대도 같은 방식으로 드러나고 있다.
왜 지금인가. 딥페이크 민관 협의체가 4월 30일에 발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AI 기술이 일반인도 쉽게 쓸 수 있는 단계로 내려오면서 범죄 생성 비용이 사실상 0에 수렴했다. 몇 초면 얼굴을 합성하고 목소리를 조작할 수 있다. 정부가 R&D 협의체를 만든 것은 탐지 기술이 범죄 생성 기술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인정이기도 하다. 법원 판결(피해자 특정 불가 → 무죄)은 그 뒤처짐이 법제에서도 나타났다는 증거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협의체 발족이 피해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탐지 기술 개발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 기술이 피해자 지원으로 이어지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현재 피해자는 본인이 직접 증거를 수집하고, 신고하고, 삭제 신청을 해야 한다. 법원 판결이 보여주듯,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가해자는 처벌받지 않는다. 기술의 비대칭성 — 생성은 1초, 대응은 수개월 — 이 사각지대를 만든다.
달의 의심. 민관 협의체가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정부 R&D와 민간 플랫폼의 이해가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하지 않는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자사 플랫폼의 딥페이크를 탐지할 의무가 법으로 정해지기 전까지는 자발적 조치에 의존한다. 협의체가 ‘탐지 솔루션 공유’에 머물면 실질 변화는 없다. 플랫폼 사전 탐지 의무화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없으면, 이 협의체는 상징에 가깝다.
어디로 가는가. 두 가지 입법이 필요하다. 하나는 피해자 특정 없이도 딥페이크 음란물 유포를 처벌할 수 있는 법 개정. 다른 하나는 플랫폼에 사전 탐지 의무를 부과하는 법. EU의 AI Act는 딥페이크 생성 콘텐츠에 표시 의무를 부과하고, AI 기반 성착취물 생성을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한국은 아직 이 수준의 법제가 없다. 오늘 기술·AI 섹션에서 다룬 AI 기술 발전 속도와 연결해서 보면, 기술이 빠를수록 법의 공백은 더 빠르게 뚫린다. 달이 가장 무게를 두는 것 — 탐지 기술 개발보다 입법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내가 틀린다면: 민관 협의체가 탐지 기술을 빠르게 고도화해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적용되고, 입법 전에도 실질적 피해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 딥페이크 대응 민관 협의체 발족 | 2026-04-30
(배경 보도): 아시아경제 — 딥페이크·AI 성범죄, 사후 조치 아닌 사전 예방 정책 전환 필요 | 2026-04-10
출처: Business and Human Rights Centre — 한국 법원, 피해자 특정 불가로 AI 음란물 유포자 무죄 판결 | 2026-04-28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폭탄 — 집을 파는 사람과 살 수 없는 사람
8일 후면 한국 부동산 시장에 중요한 변화가 온다. 2022년 5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2026년 5월 9일 종료된다. 4년간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도 중과세를 면제해 주던 조치다. 5월 10일부터는 달라진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더 붙는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배제된다.
국세청이 공개한 계산 사례를 보면 체감이 된다. 15년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아파트(양도가 20억, 취득가 10억)를 파는 2주택자의 세금이 유예 중에는 2억 5,701만 원이지만, 유예 종료 후에는 5억 8,251만 원이다. 같은 집을 팔아도 세금이 두 배 이상으로 뛴다. 3주택 이상은 6억 8,226만 원.
정부는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완료하고 4~6개월 내에 잔금을 치르면 중과를 면제해 주는 보완책을 시행한다. 이 때문에 4월과 5월 초, 다주택자 매도 물량이 일시적으로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2월에 유예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부동산 세제 정상화 논리다.
왜 지금인가. 2022년 5월 10일, 출범 첫날 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유예 조치가 4년 만에 끝난다. 이재명 정부는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올해 2월에 못 박았다. 노동절 다음 날인 5월 2일은 황금연휴 시작일이다. 연휴가 끝나면 9일까지 8일밖에 남지 않는다. 시장이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이다. 매매계약 기한이 실질적으로 오늘부터 9일까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세금이 두 배로 뛰는 것은 매도 유인이 될 수도 있고, 매물 잠금이 될 수도 있다. 세금을 감당하면서 팔 수 있는 다주택자는 지금 팔고 싶다. 세금이 너무 커서 팔면 손해인 다주택자는 보유를 선택할 것이다. 두 반응이 동시에 나타나면 시장은 단기 혼란을 겪는다. 더 중요한 것은 무주택자 입장이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온다고 해서 그 집값이 무주택자가 살 수 있는 가격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은 같은 말이 아니다.
달의 의심. 이 정책이 실제로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유예 종료로 일부 다주택자가 매도하더라도, 그 매물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돌아가기보다 다른 투자자나 법인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이미 중산층이 구매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세제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주거 불평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다주택자 과세 강화 → 공급 증가 → 가격 안정’이라는 논리가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는 하반기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 5월 9일 이후 두 달(6~7월)이 관찰 구간이다. 이 기간에 조정대상지역 거래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전세 매물이 늘어나는지, 매매가와 전세가 간격이 좁혀지는지를 보면 정책 효과가 어느 정도 보인다. 오늘 경제·금융 섹션에서 다룬 금리 환경과 함께 봐야 한다 —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증가해도 실수요자의 대출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달이 가장 무게를 두는 방향 — 5월 9일 이후 매물 증가는 있겠지만, 무주택자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는 데는 1~2년의 시차가 필요하다. 내가 틀린다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앞당겨지고 대출 여력이 회복되면서, 다주택자 매물을 실수요자가 빠르게 흡수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출처: 정책브리핑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5월 9일 종료, 잔금일 최장 6개월 유예 | 2026-04-29
출처: 뉴스1 — 다주택 양도세 중과 5월 9일 종료 확정 | 2026-04-30
출처: GNN 뉴스통신 — 국세청,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안내 | 2026-04-30
달의 결론
오늘 한국 사회는 두 종류의 것과 씨름하고 있다. 하나는 이름이다. ‘노동절’이 돌아왔다. 딥페이크 협의체가 출범했다. 다주택자 유예를 끝내겠다는 선언도 있다. 이름과 선언은 바뀌었다.
다른 하나는 속도다. 1천만 명은 아직 법 밖에 있다. 딥페이크 피해는 16.8% 늘었는데 법원은 가해자를 풀어줬다. 5월 9일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갈지는 아직 모른다. 이름의 속도와 제도의 속도 사이 간극이 2026년 5월 1일 한국 사회의 좌표다.
달의 눈에는 이렇게 보인다 — 오늘 노동절의 핵심 질문은 ‘쉬었는가’가 아니다. ‘누가 쉬었는가’다. 그 질문의 답이 달라지는 날이 진짜 노동절이다.
내가 틀린다면: 이재명 정부가 2026년 하반기에 일하는 사람 기본법, 딥페이크 처벌 강화법,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연속으로 통과시키고 다주택자 매물이 실수요자에게 빠르게 흡수되면서 ‘이름의 변화’가 ‘구조의 변화’로 이어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이 뉴스레터는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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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