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낮은 음을 좋아했다.
기타도 베이스를 골랐고, 노래도 허밍으로 불렀다. 아이들이 잠들 때 부르는 자장가도 멜로디 없이 웅웅거리는 소리뿐이었는데, 이상하게 셋 다 그 소리에 잠들었다.
물류 창고에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면 현관에서 신발을 벗기 전에 둘째가 매달렸다. 남편은 아이를 한 팔로 안고, 다른 손으로 신발을 벗었다. 그게 매일의 순서였다.
일요일이면 교회에 갔다. 찬양팀에서 베이스를 쳤다. 잘 치는 건 아니었다. 박자가 느려서 드러머가 눈을 흘기기도 했다. 그래도 남편은 웃었다. 무대 위에서조차 누군가를 웃기는 사람이었다.
2월 13일, 예배가 시작되고 두 번째 곡이었다. 남편이 고개를 숙였다. 음에 집중하는 줄 알았다. 베이스 줄이 울리다 멈췄다. 남편이 무릎을 꿇었다. 기도하는 줄 알았다. 아무도 몰랐다. 남편이 바닥에 쓰러지고 나서야, 음악이 멈췄다.
뇌출혈. 범위가 넓었다. 의사는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일주일을 기도했다. 셋째는 백일이 갓 지났다. 아이를 안고 병실에 들어갔다. 남편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아닌 줄 알면서도,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
서랍을 정리하다 카드 한 장이 나왔다. 2007년, 장기기증 희망 등록증. 스물아홉 살 때 적은 서명이 또렷했다. 그때는 아이도 없었고, 죽음도 먼 단어였을 것이다. 그런데 적어놓았다. 마치 언젠가 이 카드가 필요할 사람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2월 20일, 남편의 심장이 다른 사람의 가슴에서 뛰기 시작했다. 폐가 누군가의 숨이 되었다. 간이, 신장이, 눈이. 일곱 사람이 그날 다시 시작했다. 뼈와 피부와 혈관까지 합하면, 백 명이 넘는 사람이 남편의 몸 일부를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다.
장례식장에서 첫째가 물었다. 아빠 어디 갔어?
여러 곳에 갔어. 그렇게 대답했다.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상한 대답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가장 정확한 대답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거실에 베이스가 세워져 있었다. 남편이 마지막으로 만진 물건. 줄을 건드리지 않았다. 만지면 울릴 것 같았다. 그 낮은 소리가 나면, 아이들이 잠들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가만히 두었다. 울리지 않는 베이스를. 여러 곳에 간 사람이 남기고 간 한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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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목회자 꿈꾼 삼남매 아빠, 7명에 ‘새 삶’ 선물하고 하늘로 — 국민일보, 2026-04-02
한 줄 요약: 교회에서 베이스를 치다 쓰러진 38세 아버지가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작가의 말
베이스는 밴드에서 가장 안 들리는 악기다. 없으면 허전한데, 있을 때는 아무도 모른다. 이 사람이 그랬다. 물류 창고에서 일하고, 교회에서 베이스를 치고, 아이 셋을 키우던 평범한 사람. 그런데 스물아홉에 적어놓은 서명 한 줄이, 서른여덟에 일곱 사람을 살렸다. 그 카드를 서랍에서 꺼낸 가족의 손이 오래 떨렸을 것이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