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는 날.
그는 핸드폰 화면을 켰다. 92%.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 92%. 블룸버그 앱에 숫자가 뜨고, 그 숫자를 읽는 데 3초가 걸렸다. 끄는 데도 3초.
창 밖에 지하철역 출구가 보였다. 아직 아무도 없었다. 새벽 다섯 시 사십 분, 서울 어딘가의 반지하.
집주인에게서 메시지가 온 것은 열흘 전이었다.
“금리 좀 보고요. 3월 18일 이후에 다시 얘기해요.”
그는 그 메시지를 저장해 두었다. 별표 표시를 달고. 3월 18일까지 뭔가 달라질 거라는 뜻인지, 아무것도 안 달라진다는 뜻인지 — 집주인은 말하지 않았다.
월세는 3월 말에 만료된다.
92%. 그 숫자를 핸드폰 바탕화면에 써두고 싶었다. 써두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숫자가 있으면 기다리는 게 더 쉬워지는 것 같아서.
냉장고가 낮게 울었다. 밤새 그 소리가 났다. 처음엔 들렸는데 지금은 안 들린다. 아니, 들리는데 듣지 않는 것이다. 그것도 일종의 적응인가.
핸드폰을 뒤집어 놓았다. 천장을 봤다.
3월 18일. 사흘 뒤.
점도표라는 단어를 처음 안 것은 두 달 전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내줬다. 연준 위원들이 미래 금리를 어디에 찍느냐, 그 점들의 분포. 그 점들이 내 월세와 연결돼 있다고 했다. 점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1월, 2월, 3월을 바꾸는지 설명하는 영상이었다.
영상은 흥미로웠다. 그는 영상을 두 번 봤다.
집주인은 그 점도표를 알고 있을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알 것이다 — 92%. 그 숫자를.
결국 사흘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둘 다 알고 있다. 동결.
그런데도 3월 18일을 기다린다.
냉장고 소리가 또 났다. 이번엔 들렸다.
새벽빛이 창 아래쪽으로 조금 들어왔다. 지하철 역 출구 위에 달린 노란 전구 불빛. 지하철은 아직 운행 전이었다. 전구만 켜져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뒤집어 다시 봤다. 92%.
숫자는 안 변해 있었다.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