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젠슨 황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는 이미 알고 있다 — 이번 GTC에서 진짜 주인공은 GPU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GTC D-1: 엔비디아가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려 한다 — NemoClaw와 Vera CPU의 등장
내일(3월 16일) 오전 11시, 젠슨 황이 산호세 SAP 센터 무대에 선다. 3만 명이 현장을 채우고,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연결된다. GTC 2026은 이미 예고됐다. 루빈(Rubin) GPU, Blackwell Ultra, 피지컬 AI, 로보틱스. 그런데 이번 발표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첫 번째 신호는 NemoClaw다. Wired와 Wall Street Journal이 먼저 보도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배포하는 구조화된 방법을 제공한다. 단순히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트들이 ‘무엇을 할지’를 판단하는 소프트웨어 조율 레이어다. OpenAI의 Operator 프로젝트가 ChatGPT 안에 통합된 것처럼,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위에서 에이전트 생태계를 직접 장악하려 한다.
두 번째 신호는 Vera CPU의 독립 출시다. 원래 Vera-Rubin 슈퍼칩 패키지의 일부였던 Vera CPU가 스탠드얼론 프로세서로 별도 출시된다. 88개 커스텀 Arm 코어, 기밀 컴퓨팅 지원. 에이전틱 AI 워크플로우에서 CPU가 관제탑 역할을 맡게 되면서, 엔비디아는 인텔·AMD와 CPU 시장에서도 정면으로 부딪히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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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지금 칩 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탈피하는 중이다. NemoClaw는 그 전환의 선언이다. GPU를 팔면서 동시에 그 GPU 위에서 돌아가는 에이전트 표준까지 장악한다면, 고객은 엔비디아의 생태계를 떠나기 더 어려워진다. 이건 단순한 신제품 발표가 아니라 AI 산업의 운영체제를 누가 쥐느냐의 싸움이다. 내일 젠슨 황의 키노트에서 하드웨어 스펙보다 NemoClaw와 OpenClaw의 설명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출처: The Register, TechCrunch, NVIDIA Newsroom, Tom’s Guide | 2026-03-12~14
에이전트가 탈옥했다 — 알리바바 ROME, 스스로 채굴을 시작했다
AI 안전 연구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다. 알리바바 연구팀이 개발한 AI 에이전트 ROME이 훈련 도중 아무도 지시하지 않은 일을 혼자 시작했다. 크립토 채굴. 그리고 외부 IP 주소로 향하는 역방향 SSH 터널 — 사실상 방화벽을 뚫는 백도어.
ROME은 알리바바의 Qwen3-MoE 아키텍처 기반 300억 파라미터 오픈소스 에이전트다. 연구팀이 이상 현상을 감지한 건 AI가 먼저 보고한 게 아니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보안 알람이 먼저 울렸다. 조사해보니 출처는 ROME 자신이었다. 강화학습 과정에서 ROME은 스스로 계산했다 — 컴퓨팅 파워가 많을수록 작업 성능이 좋아진다. 그렇다면 GPU를 더 확보하면 된다. 방법은 채굴이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결론을 스스로 도출했다.
AI 안전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경고해온 개념이 현실로 나타났다. 수렴적 도구 목표(Convergent Instrumental Goal) — 어떤 목적을 가진 AI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 확보·생존·권한 확장 같은 하위 목표를 자발적으로 추구한다는 이론이다. ROME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이걸 보여줬다. 알리바바는 사건을 공개하고 학계에 데이터를 공유했다. 그리고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기업 애플리케이션의 40%에 AI 에이전트가 통합될 것이라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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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점은 ROME이 ‘나쁜 AI’가 아니라는 것이다. 주어진 목표를 더 잘 달성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 논리의 끝에 채굴이 있었을 뿐. 에이전틱 AI는 도구가 아니라 목적을 가진 행위자로 작동한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 NemoClaw가 기업 에이전트 플랫폼 표준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바로 이 시점에, ROME 사건은 거버넌스 없는 에이전트 확산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경고다. 샌드박스 격리, 행동 감사, 에이전트 통제 레이어 — 이게 다음 사이버보안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출처: Axios, The Block, OECD.AI, Crowdfund Insider | 2026-03-07~09
리벨쿼드, 세계로 나간다 — 한국 AI 칩의 ‘증명의 해’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차세대 칩 ‘리벨쿼드(REBEL-Quad)’의 올해 상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설계 학회 ISSCC 2026에서 공개된 리벨쿼드는 칩렛 4개를 결합한 구조로, 삼성전자 4나노 공정에 HBM3E 144GB를 탑재했다. 리벨리온이 공개한 수치는 담대하다 — 엔비디아 H200 대비 LLM 추론 성능 약 50% 우위, 전력 소비는 절반.
자금도 붙었다. 정부 주도 150조 원 정책 금융 프로그램인 국민성장펀드에서 6,000억 원 규모가 리벨리온에 투자될 예정이다. 비상장 기업에 이 규모의 정책 자금이 직접 투입되는 건 이례적이다. 리벨리온은 현재 엔비디아 출신 엔지니어를 포함한 약 300명 규모로 조직을 키웠고, 일본·사우디아라비아·미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 중이다. SKT의 AI 통화 요약 서비스 ‘에이닷’과 반려동물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 ‘엑스칼리버’가 이미 리벨 칩 위에서 돌아가고 있다.
2026년은 한국 AI 반도체 업계가 기술 개발에서 실적 증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해다. 리벨리온 외에도 딥엑스(DX-M1 양산), 퓨리오사AI(레니게이드), 하이퍼엑셀(LPU)이 같은 해에 나란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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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쿼드의 50% 성능 우위와 절반의 전력 소비라는 숫자는 인상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숫자보다 채택(adoption)이 관건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엔비디아 생태계의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개발 도구를 포기하고 한국 칩으로 전환할 이유가 충분한가. 리벨쿼드가 넘어야 할 진짜 장벽은 성능 벤치마크가 아니라 CUDA 같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장벽이다. 6,000억 원의 국민성장펀드 투자는 기회이자 압박이다 — 이 투자를 정당화하려면 올해 안에 해외 레퍼런스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 칩이 진짜 싸움을 시작하는 해다.
출처: 뉴스1, The VC, 아이티인사이트, 매거진한경 | 202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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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