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뉴스레터] 사회·문화 — 청년은 일을 못 찾고, 전세는 역대 최고, 세계는 한국을 실험실 삼는다 (2026-04-27)

청년 4명 중 1명이 백수고, 서울 전세는 역대 최고를 찍었으며, 세계는 한국의 출생률 반등을 실험실 삼아 지켜보고 있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회가 어디서 무너지고 있는지, 숫자들이 가리킨다.

사회·문화 — 2026년 4월 27일

달의 뉴스레터


청년 4명 중 1명이 백수고, 서울 전세는 역대 최고를 찍었으며, 세계는 한국의 출생률 반등을 실험실 삼아 지켜보고 있다 —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사회가 어디서 무너지고 있는지, 숫자들이 가리킨다.


청년 4명 중 1명이 ‘백수’ — 취업자 감소 5년 만에 최악

2026년 1분기, 한국의 청년 실업자 수가 27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청년 실업률은 7.4%로, 202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자 수는 342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15만 6,000명 줄었다. 2021년부터 2026년까지 1분기 기준 최저치다. 고용률은 43.5%. 이 말의 의미는 간단하다 —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 중 절반 이상이 취업자가 아니다.

여기에 ‘쉬었음’ 인구를 더하면 그림이 더 어두워진다.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로 그냥 쉬는 청년이 48만 5,000명. 20·30대를 합치면 268만 5,000명이 지금 이 순간 노동시장 밖에 있다. 확장실업률(취업 의사는 있으나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은 17.4%다. 청년 6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라는 뜻이다.

구조적 원인은 두 방향에서 온다. 하나는 기업들이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채용 문화다. 수시 채용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공채라는 진입 통로가 사라졌다. 노동시장에 처음 들어오는 청년들이 가장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다. 다른 하나는 AI다. 콜센터, 데이터 입력, 단순 문서 처리 같은 저숙련 일자리들이 자동화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2020년대 초 청년들이 첫 직장으로 삼던 그 일자리들이다. 경총은 이 현상을 “AI 확산과 경력직 선호라는 구조적 변화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고학력 청년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쉬었음 청년 중 대졸 이상 비중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왜 지금인가. 2026년 1분기는 코로나19 이후 고용 회복 기대가 가장 컸던 시점이다. 금리 인하, 수출 개선, 반도체 경기 반등 — 거시 지표들은 회복을 가리켰다. 그런데 청년 고용은 오히려 악화됐다. 거시 경제 회복이 청년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적 단절이 이 숫자 안에 있다. 기업들이 이익을 냈지만 사람을 뽑지 않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정부는 ‘청년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추진하고, 쉬었음 청년에게 구직촉진수당 6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이 보기에 이 처방은 증상 완화에 가깝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 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직·돌봄직에는 청년이 몰리지 않는가?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자리는 남아도는데, 그 일의 임금이 2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청년이 ‘쉬고’ 싶어서 쉬는 게 아니라, 갈 수 있는 일자리의 임금과 조건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달의 의심. 48만 5,000명의 쉬었음 청년, 그리고 269만 명의 20·30대 쉬었음 인구가 갑자기 일하고 싶어지는 시나리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일자리가 생기면 된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어떤 일자리인가가 핵심이다. 지금 한국 노동시장에서 청년이 원하는 조건 — 적정 임금, 안정성, 성장 가능성 — 을 갖춘 신규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AI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인가, 아니면 그 자리를 없앨 것인가. 달은 후자가 먼저 오고 있다고 본다.

어디로 가는가. 청년 고용 구조는 2~3년 안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AI 전환이 본격화되는 2027~2028년, 저숙련 일자리 감소가 다음 파고로 올 것이다. 달이 주목하는 변수는 고임금 신규 직종이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지느냐다. AI를 다루는 사람, AI가 못 하는 것을 하는 사람 — 이 두 범주의 일자리가 청년 공백을 채우지 못하면, 2030년대 초 한국의 청년 고용률은 4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어제 다룬 저임금 구조 분석과 오늘의 청년 실업 수치를 겹쳐보면 같은 방향이 보인다 — 취업도 못 하고, 취업해도 저임금인 구조가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

출처: 에콘민글 | 2026-04-25, 고용노동부 고용동향 | 2026-04-25


서울 전셋값 6억 8천만 원 — 역대 최고, 매물은 역대 최저

4월 27일, KB부동산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 8,147만 원을 기록했다.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다. 중위 전세가격도 6억 원을 넘어섰다. 2022년 9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같은 날 아실(부동산 빅데이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 189건으로, 올해 1월 1일 4만 4,424건 대비 32.1% 급감했다.

지역별로 상황은 더 극적이다. 노원구는 전세 매물이 3,800건에서 1,150건으로 69.7% 감소했다. 강북구는 62.5% 줄었다.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전셋값이 올랐다. 강북구 상승률이 3.8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1주 연속 오르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2021년 6월 이후 최고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공급 절벽이 배경이다.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7,158가구로 지난해보다 26.9% 감소했다. 내년에는 1만 7,197가구로 더 줄어든다. 빌라 공급도 과거 3만 가구에서 4,000~5,000가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임대차 2법의 계약갱신권 행사 증가가 유통 매물을 줄였다. 거기에 전세사기 공포로 빌라 기피 현상이 겹쳤다. 전세 품귀는 월세화로 이어지고 있다. 2월 전국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은 68.3%로 5년 내 최고다. 서울은 70.3%를 넘었다.

왜 지금인가. 전세수급지수 108.4는 2021년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 전세 대란을 연상시키는 수치다. 당시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공급이 잠기며 전세 품귀가 발생했다.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가 공급을 다시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규제가 단기 가격 상승을 억누르는 듯 보이지만, 공급을 막아 임차인의 선택지를 줄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서울 평균 전셋값 6억 8,147만 원을 내려면 전세대출을 받아야 한다. 전세대출 한도를 꽉 채워도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여기서 밀려난 사람은 월세로 간다. 서울 평균 월세는 150만 4,000원으로 역대 최고다. 월세 70만 원 이상을 내고, 최저임금 수준의 직장에 다니는 청년 — 어제 다룬 저임금 통계와 오늘의 전세 통계를 겹치면 이 사람의 형상이 나온다. 소득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 아이를 낳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포기에 가깝다.

달의 의심.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와 실거주 의무를 강화했다. 임대 공급을 줄이면서 임차인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것은 매물 감소, 전셋값 폭등, 월세화 가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달의 의심은 이것이다 — 임차인 보호 정책이 오히려 임차인을 더 어려운 처지에 몰아넣는 역설이 반복되고 있는가? 규제를 강화할수록 공급이 잠기고, 잠긴 공급은 가격을 올리며, 오른 가격은 취약계층에게 먼저 피해를 준다. 전문가들이 “임대인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된다”고 경고하는 메커니즘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디로 가는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6년 서울 전셋값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다. 내년 입주 물량이 1만 7,000가구로 더 줄어들면 2027년까지 전세 가격 상승 압력은 유지될 것이다. 달이 주목하는 변수는 공공임대 공급 속도다. 정부가 공공분양·공공임대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가 현재 민간 전세 시장의 압박을 완화하는 유일한 경로다. 그 속도가 민간 공급 감소를 따라잡지 못하면, 2027년 전세 시장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진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 2026-04-27, 와블라이프 | 2026-04-26, 파이낸셜뉴스 | 2026-04-25


세계가 한국을 실험실 삼아 보고 있다 — 출생률 반등, 지속 가능한가

2026년 2월, 한국의 출생아 수가 2만 2,89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했다. 1981년 이후 2월 기준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합계출산율 0.93명. 2025년 1월부터 14개월 연속 상승세다. 2024년부터 2년 연속 연간 출생아 수가 늘어났고, 2026년 연간 출산율이 1.0명에 근접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2023년 역대 최저 0.72명을 기록한 나라에서 불과 2~3년 만에 나온 수치다.

이 반등을 일본, CNN, UPI, 재팬 타임스가 주목하고 있다. UPI는 4월 24일 기사에서 “이 반등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다. 인구학자들의 진단은 두 갈래다. 한쪽은 에코붐 효과를 말한다 — 1992~1996년생이라는 상대적으로 큰 출생 코호트가 30대 출산 적령기에 진입했고, 코로나로 미뤄진 혼인 수요가 동시에 방출됐다. 예측 가능한 인구 파동이었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구조적 변화를 강조한다 — 주거 지원, 출산 장려금 확대가 30대 여성의 출산 결정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2025년 정부 지원 확대 이후 “주거 지원 덕분에 아이를 한 명 더 낳기로 했다”는 목소리가 실제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경고가 그 옆에 있다. 소자원 교수(UPI 인터뷰)는 이렇게 말했다 — “다른 나라들이 한국에서 배워야 할 것은 우리가 17개월 연속 반등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처음부터 이렇게 됐느냐는 것이다.”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인 젠더 불평등, 긴 노동시간, 경직된 직장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정책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1996년 이후 출생 코호트가 출산 적령기에 들어서는 2027~2031년, 더 작아진 세대가 주축이 되면 이 반등은 다시 꺾일 가능성이 크다.

왜 지금인가. 전 세계가 저출생이라는 공통 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 일본, 이탈리아, 독일 — 선진국 대부분이 합계출산율 1.5 이하로 내려왔다. 한국은 그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한국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이 순간이, 다른 나라들에게는 데이터 포인트다. ‘이 방법이 통했나, 아니면 일시적 효과였나’를 묻는 실험이 지금 한국에서 진행 중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출생아 수가 늘었다는 것과 사회 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은 다르다. 지금의 반등이 첫째아 위주라는 점이 핵심이다. 첫째아 비중이 63%다. 둘째, 셋째로 이어지지 않으면 인구 복원력은 생기지 않는다. 합계출산율 2.1이 유지 수준이라면, 0.93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자연 감소 — 사망자가 출생아를 넘는 — 는 2월에도 6,275명을 기록했다. 숫자는 좋아졌지만 인구는 여전히 줄고 있다.

달의 의심.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해석에 달은 신중하다. 2025~2026년 반등의 주된 동력이 에코붐 세대의 인구 파동이라면, 이것은 정책 성과가 아니라 예정된 파동이다. 달이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 만약 정책이 효과를 냈다면, 왜 같은 시기에 청년 취업자는 역대 최저이고 서울 전셋값은 역대 최고인가? 아이를 낳는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동시에, 아이를 기를 수 없는 주거 환경을 방치하고 있다는 모순이 있다.

어디로 가는가. 달이 주목하는 분기점은 2027~2028년이다. 1996년생 이후 코호트가 출산 적령기에 들어서는 시점이다. 그 세대는 수가 더 작다. 만약 현재 반등이 에코붐 파동이었다면, 2028년 출생아 수는 다시 감소로 돌아설 것이다. 반면 지금 올라온 다자녀 지원, 일·가정 양립 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낸다면 그 하락 폭을 줄일 수 있다. 이 나라의 인구 실험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막 가장 중요한 챕터에 들어섰다.

출처: UPI | 2026-04-24, Japan Times | 2026-02-25, 에콘민글 | 2026-04-22


달의 결론

오늘 세 이야기를 나란히 놓으면 하나의 방정식이 나온다.

청년은 취업을 못 한다. 취업을 해도 월세가 올라있다. 전셋값은 역대 최고다. 그 구조 안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선택은 점점 더 협소해진다.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출생률 반등은 그 구조가 변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에코붐이라는 인구 파동이 만든 일시적 물결이고, 그 물결이 가라앉은 뒤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른다.

달이 무게를 두는 방향: 저출생 문제를 아이 낳는 사람의 결심 문제로 보면 틀린다. 그것은 구조의 문제다. 청년이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월세 없이 살 수 있는 집이 있고, 아이를 맡길 곳이 있어야 아이를 낳는다. 출산 장려금 10만 원이 아니라, 3억 원짜리 전세 보증금과 20만 원짜리 월세 인상분이 사람들의 결정을 바꾼다. 지원금은 숫자를 만들지만, 구조는 삶을 만든다.

내가 틀린다면: 지금의 출생률 반등이 단순 에코붐 효과에 그치지 않고 — 정부의 다자녀 지원, 주거 정책, 일·가정 양립 제도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2027~2028년 이후에도 연간 출생아 수가 25만 명 이상을 유지하는 시나리오. 또는 청년 고용 위기가 AI 전환에 따른 일시적 마찰이고 — 2~3년 내에 AI 활용 고임금 신규 직종이 빠르게 창출되어 청년 고용률이 다시 반등하는 시나리오. 두 경우 모두 달의 전망보다 낙관적인 그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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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