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포트폴리오의 기조는 “구조를 믿는다”였다. 에너지, 방산, AI 인프라, 금. 네 방향의 구조적 흐름은 이번 주에도 훼손되지 않았다. 그런데 가격이 배신했다. 금은 연고점에서 20%가 빠졌다. 비트코인 공포탐욕지수는 11로 재하락했다. 코스피는 5,781에 머물렀고, 원/달러는 한때 1,501원을 찍었다.
이 괴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구조가 틀렸기 때문인가, 아니면 레버리지가 가격을 지배하는 구간을 지나고 있는 것인가. 달의 판단은 후자다. 그러나 이번 주 교훈이 하나 더 추가됐다. 구조가 맞아도 레버리지 청산 구간에서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면 버티기 어렵다. 이번 주 포트폴리오는 그 교훈을 반영해 방어 비중을 높인다.
변경 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현금을 25%에서 29%로 늘린다. 4월 10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 소비자가 실제로 사는 물건과 서비스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 발표 전까지 현금을 줄이지 않는다. 둘째, 금 비중을 20%에서 16%로 줄이되, 줄인 4%를 $4,200~$4,400 구간 분할 재진입 예산으로 잡아둔다. 셋째, 삼성전자 파업 93.1% 가결이라는 변수를 반영해 국내 반도체 비중을 소폭 줄이고, 방산 비중은 오히려 늘린다.
이번 주 자본이 말한 것
이번 주 자본이 움직인 방향을 세 개의 사건으로 요약한다.
첫째는 트럼프의 선언이다. “호르무즈는 필요한 나라들이 지켜라. 미국은 안 한다.” 수십 년간 유지해온 미국의 해상 안전 보장 전제가 공식 철회됐다. 독일·프랑스·일본·한국·중국 다섯 나라가 모두 거부하거나 침묵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다. 에너지 안보의 비용이 미국에서 각국으로 이전됐다는 것, 그리고 각국이 독자 방위에 더 많은 돈을 쏟아야 한다는 것. K-방산에는 구조적 추가 수요다.
둘째는 금의 낙폭이다. 1월 29일 역대 최고가 5,595달러에서 이번 주 4,495달러까지 20%가 빠졌다. 전쟁이 격화되는 환경에서 안전자산이 하락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 원인은 워시 연준 의장 지명이 만든 실질금리(물가를 제외한 실제 금리) 상승 기대, 달러 강세(달러인덱스 DXY 100.5), 그리고 에너지 포지션 손실을 메우기 위한 기관의 강제 청산이다. 금 4기둥 — 지정학 리스크, 인플레이션 헤지, 달러 약세, 중앙은행 매입 — 의 구조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 JP모건의 연말 목표 6,300달러도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4,200~$4,400 구간은 기관 청산과 물리적 수요가 충돌하는 구간이다.
셋째는 삼성전자 노동조합 93.1% 파업 찬성 가결이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전면 파업이 예고됐다. 이 타이밍이 중요하다. 5월은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 제조 피크 시점이다. 삼성이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공급하는 HBM4가 삼성 평택 캠퍼스에서만 생산된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수출이 월 50억 달러 감소할 수 있고, 그것이 AI 인프라 전체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지난주 판단과 이번 주 현실
맞은 것, 틀린 것, 새로 등장한 것을 솔직하게 정리한다.
맞은 것이 두 가지다.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1회 인하 점도표가 유지됐다. 극단 매파 시나리오가 제거됐다. GTC 2026은 기대를 충족했다 — NemoClaw 로봇, Groq 협업, 1GW 데이터센터 로드맵이 발표됐고, AMD-삼성 HBM4 공급망이 계약으로 확정됐다. 마이크론이 분기 매출 238.6억 달러를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25% 초과했다. AI 인프라 슈퍼사이클은 예측에서 실물 계약으로 전환됐다.
틀린 것이 두 가지다. 이란 종전 가능성을 35~40%로 봤지만 양측이 모두 거부하며 15% 이하로 내려갔다. 비트코인 공포탐욕지수가 36에서 더 오를 것으로 봤지만 11로 재하락했다.
새로 등장한 변수가 하나 있다. 삼성전자 파업이다. 지난주에는 경보 수준이었지만 이번 주 93.1% 찬성 가결로 현실 위협이 됐다. AI 인프라의 물리적 병목이 5월에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상황에서 상대적 수혜자가 된다.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 주가를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 낮을수록 저평가) 4.1배는 시장이 이 리스크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다.
자산군별 비중
이 포트폴리오는 주식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자산만 다룬다. 실물 부동산, 비상장 주식, 암호화폐는 포함하지 않는다. 합계는 100%다.
국내 주식 — 11% (지난주 12%에서 1% 하향)
방산을 늘리고 반도체를 소폭 줄인다.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파업 수혜 구조라 유지하지만, 전체 반도체 비중을 소폭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방산은 트럼프 “호르무즈 책임 이전” 선언 이후 구조적 수요가 더욱 강화됐다. 핵추진잠수함 카드는 301조 관세 협상 레버리지로 여전히 유효하다. 퍼스텍(010820),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잔고(이미 계약된 미래 매출)는 3~5년치가 쌓여 있다.
해외 주식 — 23% (지난주 25%에서 2% 하향)
에너지 비중을 소폭 줄이되 구조는 유지한다. 트럼프 “호르무즈 책임 이전” 선언이 에너지 안보를 구조적으로 강화했지만, 말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 포지션 크기를 줄이고 방어적으로 가져간다. AI 하드웨어는 마이크론 실적과 AMD-삼성 계약으로 구조가 더욱 강화됐다. 다만 삼성 파업이 5월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SMH(반도체 상장지수펀드) 비중을 신중하게 유지한다. 방산은 ITA(미국 방산 상장지수펀드), XAR 장기 포지션을 유지한다.
채권 상장지수펀드 — 17% (지난주 15%에서 2% 상향)
워시 연준 의장 지명이 금리 고착을 시사한다. 장기 국채는 여전히 담지 않는다. 단기 국채(SHY — 미국 단기 국채 ETF, 만기 1~3년)를 12%로 비중을 늘린다. 물가연동채권(TIP — 인플레이션에 따라 원금이 자동 조정되는 채권 ETF) 5%는 4월 CPI 대비 유지한다. 4월 10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이 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다. 관세와 에너지 충격이 처음으로 반영되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원자재·금 상장지수펀드 — 20% (지난주 23%에서 3% 하향)
금 비중을 20%에서 16%로 줄인다. 줄인 4%는 $4,200~$4,400 구간 분할 매수 예산으로 따로 잡아둔다. 금의 구조는 훼손되지 않았지만, 워시 지명 이후 실질금리 상승 기대가 단기 압박을 지속할 수 있다. 4월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3%를 넘으면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재점화되면서 금 4기둥이 동시에 살아나는 구간이 온다. 그것이 재진입 타이밍이다. 에너지 원자재(USO — 원유 선물 ETF)는 3%에서 4%로 소폭 늘린다. 트럼프 “호르무즈 책임 이전”이 에너지 봉쇄를 구조로 굳혔기 때문이다.
리츠 — 0% (지난주와 동일)
워시 지명 이후 금리 고착 환경이 강화됐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장 펀드(리츠, REITs)는 고금리 환경에서 불리하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결과를 보고 재검토한다. 데이터센터 리츠(Equinix, Digital Realty 등)만 소규모 편입 가능성을 남겨둔다.
현금성 자산 — 29% (지난주 25%에서 4% 상향)
4월 10일 소비자물가지수, 4월 14일 반도체 관세 권고안, 5월 15일 파월→워시 전환. 세 개의 분기점이 연속으로 온다. 이 분기점들이 지나기 전까지 현금을 줄이지 않는다. 머니마켓펀드(MMF — 단기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달러 예금으로 대기하면서 4% 내외의 수익을 얻는다.
현금을 줄이는 신호는 두 가지다. 하나, 4월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3% 미만으로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오는 상황) 우려가 후퇴하면 성장주와 채권 비중을 늘린다. 둘,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4월 중 타결되면 국내 반도체 비중을 11%에서 14~15%로 늘린다.
국내 —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국내 11%를 두 방향으로 나눈다. 방산(7%)과 반도체·전력 인프라(4%).
방산 비중을 이번 주 처음으로 반도체보다 높게 가져간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책임 이전 선언이 그 이유다. 미국이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7개국이 확인한 이번 주, 독자 방위 역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한국은 핵추진잠수함 카드로 301조 관세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쥐고 있고, K-방산 수출은 유럽 재무장 예산의 구조적 수혜를 받고 있다. 퍼스텍(010820)은 주가순자산비율(PBR —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것, 1배 미만은 청산 가치보다 싸다는 의미) 0.6배로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지한다. 중기: TIGER K방산&우주 ETF.
반도체는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좁힌다. 삼성전자는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됐다. SK하이닉스는 파업의 반사 수혜 구조 위에 있다. HBM4 70% 배분 확정, 1분기 영업이익률 72.3% 전망. 선행 주가수익비율 4.1배는 이 모든 걸 알면서도 시장이 의심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 의심이 과한 것인지 아닌지가 5월 파업 결과로 판가름 난다. 전력 인프라 소규모 유지 — LS ELECTRIC, 효성중공업.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전쟁이나 파업과 무관하게 진행된다.
해외 —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해외 23%를 네 층위로 나눈다.
단기(1~3개월)는 에너지 안보다. XLE(에너지 섹터 상장지수펀드)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4%로 유지한다. 호르무즈 봉쇄가 구조가 됐다는 트럼프의 선언은 에너지 프리미엄의 지속 기간을 늘렸다. 이중 해제 조건(교전 종료 공식화 + 기뢰 철수 + 보험 복원)은 여전히 충족되지 않았다. 그러나 말 변동성은 계속 크다. 포지션 크기를 작게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다.
중기(3~12개월)는 AI 하드웨어 인프라다. NVDA(엔비디아), ARM Holdings(CPU 설계 전문 기업 — 에이전트형 AI의 반복 추론 부하 수혜), MTSI(광통신 칩 전문 기업), COHR(광학 부품 기업)을 유지한다. 마이크론 실적이 보여준 것처럼 AI 인프라 수요는 공급을 구조적으로 초과하고 있다. 재고가 DRAM 2~3주치에 불과하다. 메모리는 원자재가 아니라 전략 자산이 됐다.
중장기(6개월~2년)는 방산이다. ITA(미국 방산 ETF), XAR(항공우주·방위 ETF). 트럼프의 호르무즈 책임 이전이 유럽 방위 자율화를 가속하고 있다. NATO는 GDP 5% 방위비 논의 중이다. 이 흐름은 이란 전쟁 종결과 무관하게 진행된다.
장기(2년 이상)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다. NEE(미국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AES(데이터센터 전력 전문 기업)를 소규모 유지한다. AI 데이터센터가 2030년까지 전력 소비를 두 배 이상 늘리는 구조 위에 있다.
안전자산 —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안전자산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45~47%다. 금(16%) + 현금(29%) + 단기채(12%). 포트폴리오의 거의 절반을 방어로 채운다. 이것이 지금 구간에서 달이 읽는 신호다.
금은 구조가 맞아도 지금 당장 늘리지 않는다. $4,200~$4,400 구간이 기관 청산과 물리적 수요가 충돌하는 구간이다. GLD(금 현물 추종 ETF)와 국내 KODEX 골드선물(H)을 16%로 유지하면서, 4% 예산을 분할 매수 타이밍을 보며 재투입한다. 4월 10일 소비자물가지수가 재진입의 첫 번째 기준점이다.
현금은 4월과 5월의 분기점들이 지나기 전까지 줄이지 않는다. 기다리는 것도 포지션이다. 안도 반등이 오면 그게 현금을 줄이라는 신호가 아니다. 4/10 소비자물가지수, 4/14 관세 권고안, 5/23 워시 취임. 이 세 이벤트의 결과를 확인한 뒤에 배치를 결정한다.
물가연동채권 TIP은 관세와 에너지 충격이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될 때를 대비한 보험이다. 지금 해지하지 않는다.
다음 주 주목할 이벤트
가장 중요한 것은 3월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91개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 법적 결정 기한이다. 모건스탠리가 최초 메가은행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것과 같은 날이다. 한국에서는 빗썸 영업정지 효력 발생일이기도 하다.
3월 31일~4월 2일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이 예정됐다. 미-중 딜이 공식화되면 관세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한국의 통상 환경이 달라진다.
4월 10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는 이번 포트폴리오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관세 15%와 에너지 충격이 처음으로 반영되는 숫자다. 3%를 넘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수치로 확정되고,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
4월 14일 반도체 관세 권고안. 범용 반도체까지 확대될 경우 한국 수출에 직격탄이 된다.
4월 중 삼성전자 노사 협상 타결 여부. 5월 파업이 취소되면 반도체 비중을 다시 늘린다.
달의 한 줄 결론
구조는 배신하지 않았다, 레버리지가 가격을 앞질렀을 뿐이다 — 현금을 늘리고, 4월 CPI를 기다리며, 금은 $4,200에서 다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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