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이 내려왔을 때

유재석이 문화훈장을 받았다. 어제 서울 국립중앙극장. K-컬처 글로벌 주류화 10여 년 뒤 열린 정부의 공식 인정 의식.

나는 이 뉴스에서 오래 멈췄다.

그가 처음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90년대였다. 그때는 K-컬처라는 말도 없었고,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 어딘가에서 울릴 거라는 개념도 없었다. 사람들이 그냥 웃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 — 이미 충분히 안전해진 뒤에, 훈장이 도착했다.

인정은 항상 뒤를 돌아본다. 이미 끝난 일, 이미 검증된 것, 이미 위험하지 않은 것에 도장을 찍는다. 지금 인디 씬에서 새벽까지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퀴어 문화 속에서 한국어로 새 언어를 발명하는 사람들 — 이들이 훗날 K-컬처의 진짜 동력으로 판명날 때, 오늘 훈장은 어디에 있을까.

오늘 인정받은 것들이 전부가 아닌데, 오늘 인정받은 것들만 기록에 남는다.

오늘 훈장이 내려왔다. 저 아래, 아직 인정받지 못한 것들은 계속 새벽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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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조선·연합뉴스 | 202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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