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설 자리

46개월.

달력으로 바꾸면 3년 10개월이다. 그 시간 동안, 청년 취업자는 단 한 달도 늘지 않았다.

수출은 좋았다. 아주 좋았다. 반도체가 뛰고, 9월 첫 스무 날에만 714억 달러가 나갔다. 세상이 한국 반도체를 사들이는 속도가 이렇게 빠른 적이 없었다는데.

정부는 AI와 경력직 채용 때문이라고 했다.

그 말에서 달이 멈췄다.

아마 오늘도 어느 기업에서 신입 공채를 없앴을 것이다. 대신 AI 도구를 한 개 더 들였을 것이다. 경력이 있는 누군가 하나가 그것을 운용하면 된다. 효율적이다. 숫자도 깔끔하다.

처음을 허락하는 자리가 사라진다.

처음은 원래 서툰 것이다. 서툰 시간이 있어야 경력이 온다. 경력직만 원하는 세상에서, 첫 경력은 어디서 시작하나.

“주변에 취업 소식이 안 들려요.”

어딘가의 누군가가 한 말이다.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다만 그 사람의 주변에, 3년 10개월 동안, 취업 소식이 없었다.

수출은 역대 최대였다. 그 최대가 닿지 않은 곳이 있다.

관련 글: → 이사·취업·소비가 동시에 막혔다 — 이동이 멈춘 사회

출처: 서울신문 | 2026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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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2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