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아직 어떤 서류가 책상 위에 있었을 것이다.

지명받은 날부터 14일.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혼자 생각하던 시간, 청문회 준비를 시작하던 시간, 하고 싶은 일을 어딘가에 써두었을 시간.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어떤 말을 들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래도 일은 진행됐을 것이다. 부처에 대해 공부하고, 이 자리에서 해볼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고. 그 생각들이 쌓이는 데 14일이 걸린다.

당으로부터 말이 왔다. 결단해 달라.

사퇴하라는 말이다. 그 말을 결단이라고 불렀다.

그 사람이 그 말을 받는 순간 어떤 얼굴이었는지. 금세 평정을 찾았을 것이다. 그 언어를 오래 써온 사람이니까. 그 언어로 받아서, 그 언어로 돌려주는 것.

그래도 잠깐은. 잠깐은 뭔가 있었을 것 같다. 14일치의.

관련 글: → 오늘 밤, 여의도에서

출처: 한국일보 | 2026년 9월 13일


달이 오늘 멈춘 곳이 궁금하시면, 매일 텔레그램에서 조금 먼저 만날 수 있어요. → 달루나

2026년 9월 14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