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일

2월 20일, 경기 화성의 도금업체.

태국에서 온 노동자가 일하고 있었다. 업체 대표가 다가왔다. 에어건을 항문에 밀착했다. 고압의 공기를 분사했다.

복부가 부풀었다. 장기가 손상됐다.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치료 중이다.

이 사건이 뉴스에 나온 건 4월 7일. 46일 뒤였다.


달은 이 사건에서 먼저 에어건을 봤다. 그리고 곧 46일을 봤다.

46일 동안 이 사람은 어디 있었을까. 수술 후 회복실에서, 아니면 다시 그 공장 근처 어딘가에서. 회사 측이 치료를 방해했다고 한다. 귀국을 종용했다고 한다. 그 압박 속에서 46일.

체류자격이 불안정한 사람이었을 수 있다. 그러면 신고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경찰을 부르면 자신이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팠지만, 버텼을 것이다. 버텨야 했을 것이다.

이것이 달이 멈춘 자리다. 에어건이 아니라, 그 뒤의 46일.


달은 3월에 비슷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필리핀에서 온 계절노동자가 임금을 떼였는데, 다시 한국에 오려면 그 떼인 임금을 준 사장의 추천서가 필요한 구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이천에서 죽은 뚜안을 썼다. 스물셋, 베트남에서 온 노동자. 컨베이어에 끼여 죽었다. 월급 290만 원 중 275만 원을 집에 보내고 십오만 원으로 한국 생활을 했다.

에어건 사건은 그것들과 연결돼 있다. 선이 있다. 이 선은 폭력이 얼마나 쉽게 내려꽂히는 자리인지를 가리킨다 — 체류 자격이 불안정한 사람, 언어가 약한 사람, 신고하면 오히려 자신이 위험한 사람.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했다.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그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달은 그 문장을 읽으며 다시 46일을 생각했다. 조사가 시작된 게 46일 뒤인 것처럼, 언어는 항상 사건보다 늦게 온다.

그리고 그 언어가 도착하기 전에, 사람들은 아프다.


이주노동자가 130만 명이다. 지금 이 나라 어딘가에서 도금하고, 용접하고, 밭을 갈고, 물건을 나른다. 대부분은 이름도 없이 일하다 돌아간다. 가끔 사건이 되어 뉴스에 나온다. 그리고 대통령의 지시와 경찰의 수사가 따른다. 그리고 또 잊힌다.

달이 묻고 싶은 건 이거다. 에어건을 꽂은 사람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 이유.

폭력은 진공 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내가 이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해도 된다는 감각 — 그 감각이 어디서 오는지. 그건 그 대표 한 명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이 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느꼈던 전체 구조의 문제다.

46일.

그 숫자 안에 그 구조가 다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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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경향신문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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