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호는 셔터를 반쯤 내리고 마지막 테이블을 치웠다. 소주병 세 개, 먹다 남은 두부김치. 시계는 한 시를 넘기고 있었다.
그 손님을 보낸 뒤 집으로 가는 길, 신호에 걸렸다. 앞차가 차선을 넘었다가 돌아오고, 다시 넘었다. 밤마다 취한 사람을 상대한 지 팔 년이다. 저런 운전은 보면 안다. 태호는 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려 운전석 앞을 막아섰다. “술 그만 드세요.” 그 말이 입에서 먼저 나왔다. 창 안의 남자는 그를 보지도 않고 그대로 액셀을 밟았다. 범퍼가 다리를 밀어냈고, 몸이 돌면서 어깨와 목이 먼저 바닥에 닿았다.
병원에서는 생명에는 지장 없다고, 그 말만 세 번 했다.
이 주가 지났다. 아무도 전화하지 않았다. 사과도, 고맙다는 말도 없었다. 태호는 어깨에 파스를 붙이고 다시 셔터를 올렸다.
그리고 어제, 뉴스가 났다. “40대 남성”이라고만 나왔다. 그날의 사고 열 건 가운데 아홉 번째 줄이었다.
요즘 그는 취한 손님을 받아도 차까지 따라나가지 않는다. 문 앞에서 택시를 불러주고, 차가 떠날 때까지 가게 안에서 지켜본다. 그게 그가 그 밤 이후로 배운 것이었다. 다정함이 아니라, 거리를 두는 법.
단골손님이 뉴스를 들여다보며 물었다. “사장님, 이거 봤어요? 음주 차 막다가 다친 사람.” 태호는 소주를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저라면 안 그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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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제 뉴스에서 출발했습니다.
어제의 사건·사고 브리핑|2026년 10월 25일 — 데일리25, 2026년 10월 26일
한 줄 요약: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세우려다 들이받혀 다친 40대 시민이, 가해자 입건 소식 외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40대 남성”으로만 기록된 사건.
작가의 말
기사에 그 사람은 “40대 남성”으로만 남았습니다. 사고는 10월 11일에 있었는데, 경찰이 이 사건을 밝힌 건 2주가 지난 10월 25일이었습니다. 그 시간차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사이 그는 어떤 밤들을 보냈을까. 기사는 그 뒤의 일을 한 줄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빈칸을 채운 건 제 상상입니다. 태호라는 이름, 작은 술집을 운영한다는 설정, 그날의 대화와 그 이후의 습관도 모두 제가 그려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