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말이 흔들었지만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도 바뀌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를 수정한다.
지난주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94달러에서 77달러까지 하루 만에 -19%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발언한 직후였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는 사라지지 않았다. P&I(선박 책임 보험 국제 조합) 보험 인수는 여전히 중단됐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당일 반박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같은 날 공세를 선언했다. 유가는 반등해 94달러를 회복했다.
이 한 주가 보여준 것은 이것이다. 구조를 아는 것과 변동성의 크기를 관리하는 것은 다른 능력이다. 지난주 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 비중 수정 신호로 “이란 종전 공식화 + 기뢰 철수”를 기준으로 제시했는데, 트럼프 발언 하나에 19%가 흔들렸다. 구조가 옳아도 포지션 크기가 과도하면 버티기 어렵다.
이번 주 변경 사항은 하나다. 에너지 비중을 소폭 줄이되, AI 인프라 2막 — 특히 CPU 병목 테마 — 을 소폭 늘린다. 그리고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 금리 결정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금 비중은 유지한다.
이번 주 자본이 말한 것
이번 주 자본은 세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였다.
첫째, 금은 비대칭 구조를 실증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 소비자가 실제로 사는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을 때 금은 올랐다. 이란 종전 조건 발언이 나왔을 때 금은 2% 내렸다. IRGC가 공세를 재개하자 금은 다시 올랐다. 이 비대칭 반응이 핵심이다. 물가가 낮으면 달러가 약해져서 금이 오르고, 물가가 높으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것)로 금이 오른다. 어느 쪽이든 금이 오르는 구조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목표가를 5,400달러로, JP모건은 6,300달러로 제시했다.
둘째, AI 인프라 2막이 공식 개막됐다. NVIDIA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GTC 2026이 이번 주 열렸다. 블랙웰 다음 세대인 베라 루빈(Vera Rubin) 양산이 공식화됐다. 블랙웰 대비 추론 속도 5배, 토큰 처리 비용 10분의 1. SK하이닉스가 HBM4(고대역폭 메모리 4세대, AI 서버의 핵심 부품) 물량의 3분의 2를 확보했고, 삼성이 나머지 3분의 1을 가져갔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 밖의 흐름이 생겼다. AI가 에이전트(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로 진화하면서 반복 추론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GPU(그래픽처리장치)와 HBM 다음의 병목이 CPU(중앙처리장치)로 돌아오고 있다. GPU에서 메모리, 전력, 광통신으로 이동하던 병목이 역설적으로 CPU로 순환하는 것이다.
셋째, 비트코인이 38일 만에 극단적 공포 구간을 벗어났다. 공포탐욕지수(FGI — 투자자들이 얼마나 공포 또는 탐욕 상태에 있는지를 0~100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12에서 36으로 올라왔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매수가 4일 연속 순유입됐고, 기관 운용자산이 930억 달러에 달한다. 코스피가 -18.4%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반등했고, 나스닥이 -5%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3.5%를 기록했다. 전통 자산과의 분리가 이번 주에 실증됐다.
지난주 판단과 이번 주 현실
맞은 것과 틀린 것을 솔직하게 정리한다.
맞은 것이 세 가지다. “보험이 해협을 닫는다” — 이번 주에도 P&I 보험 인수 미복원이 확인됐다. 교통량 96% 감소가 지속됐다. “AI 인프라는 전쟁을 모른다” — GTC가 지정학 혼란 속에서도 AI 투자 계획을 더 확장했다. “금 4기둥(중앙은행 매입, 달러 이탈, 전쟁 리스크, 스태그플레이션)은 유지된다” — 소비자물가지수 하회 이후에도 금 비대칭 구조가 실증됐다.
틀린 것이 하나다. WTI의 구조적 프리미엄은 맞았지만 변동성의 크기를 과소평가했다. 트럼프 발언 하나에 -19%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에너지 비중을 높게 가져갈수록 이 변동성에 노출되는 크기도 커진다. 이번 주 교훈을 반영해 에너지 비중을 소폭 줄인다.
새로 등장한 변수가 하나 있다. CPU 병목이다. 지난주에는 AI 인프라 병목이 광통신 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번 주 GTC에서 에이전틱 AI(스스로 반복 추론하는 AI 시스템)가 만드는 CPU 병목이 새롭게 부상했다. 인텔, AMD, ARM Holdings 등 CPU 관련 기업들이 AI 2막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유보 상태인 것이 하나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 확정 여부다. 이번 주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는데, 이것이 전쟁 전 마지막 조용한 스냅샷일 가능성이 높다. 관세와 에너지 가격이 반영된 3~4월 지표가 진짜 시험이다.
자산군별 비중
이 포트폴리오는 주식시장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자산만 다룬다. 실물 부동산, 비상장 주식, 암호화폐는 포함하지 않는다. 합계는 100%다.
국내 주식 — 12% (지난주 10%에서 2% 상향)
GTC가 열렸고, HBM4 공급 구조가 확정됐다. SK하이닉스가 3분의 2, 삼성이 3분의 1을 확보했다. 지난주 “GTC 이후 진입 타이밍”으로 제시했던 신호가 이번 주에 왔다.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200억 달러 이상으로 펀더멘털(기업의 실질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았는데, 주가는 전쟁 공포로 눌려 있다. 이 괴리가 좁혀지는 구간에서 2%를 추가한다. 방산 비중은 유지한다. 퍼스텍(010820),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수주잔고(이미 계약된 미래 매출)가 3~5년치 이상 쌓여 있어 전쟁 종결 후에도 실적이 유지된다.
해외 주식 — 25% (지난주와 동일, 내부 구성 조정)
에너지(단기): XLE(에너지 섹터 상장지수펀드)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5%로 줄인다. 구조는 유지하되 크기를 줄인다. 이중 해제 조건(교전 종료 + 기뢰 철수 + 보험 인수 재개)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에너지 프리미엄이 살아 있다. AI 하드웨어(중기): NVDA(엔비디아), MTSI(광통신 칩), COHR(광학 부품)에 더해 ARM Holdings(ARM — CPU 설계 전문 기업)를 소규모 추가한다. 에이전틱 AI의 반복 추론 부하에서 ARM 설계 기반 CPU가 가장 효율적인 수혜 구조다. 방산(중장기): ITA, XAR(미국 방산 상장지수펀드) 유지. 에너지 전환·전력 인프라(장기): NEE(NextEra Energy), AES Corporation 등 데이터센터 전력 전문 기업을 소규모 추가한다.
채권 상장지수펀드 — 15% (지난주와 동일)
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채권 구성을 바꾸지 않는다. SHY(미국 단기 국채 상장지수펀드, 만기 1~3년) 10%와 TIP(물가연동채권 상장지수펀드) 5%를 유지한다. 점도표가 0회 인하로 나오면 달러 강세 압력이 생기고, 1~2회 인하 유지면 채권 가격이 소폭 오를 수 있다. JP모건은 이미 2026년 인하 횟수 전망을 0회로 공식 하향했다. 파월 의장 임기가 5월 23일 만료되므로 장기 국채는 여전히 담지 않는다.
원자재·금 상장지수펀드 — 23% (지난주 25%에서 2% 하향)
금 비중은 그대로다. 20%를 유지한다. GLD, IAU, 국내의 KODEX 골드선물(H). 금 비대칭 구조가 이번 주에 실증됐다. 조정이 온다면 재진입 기회다. 에너지 원자재는 USO(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 비중을 5%에서 3%로 줄인다. 구조적 프리미엄은 유지하되, 트럼프 발언 변동성을 고려한 포지션 규모 축소다.
리츠(REITs) — 0% / 현금성 자산 — 25%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장 펀드(리츠)는 FOMC 점도표 확인 후 데이터센터 리츠 편입 여부를 판단한다. 현금은 FOMC와 GTC 기조연설이라는 두 개의 분기점 앞에서 건드리지 않는다. 머니마켓펀드(MMF — 단기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달러 예금으로 4% 내외를 얻으면서 대기한다. 현금을 줄이는 신호: GTC 기조연설 후 국내 반도체 반응 확인 → 국내 주식 12% → 15~18%, 또는 FOMC 점도표 2회 인하 유지 → 채권 15% → 20%.
국내 —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국내 주식 12%를 세 방향으로 나눈다.
반도체는 지금이 진입 구간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GTC에 공식 데뷔시켰고, 베라 루빈 공급망에 합류했다. SK하이닉스는 3분의 2를 확보해 구조적 우위를 유지했다. 주가는 전쟁 공포로 눌렸고, 반도체 수출 펀더멘털은 역대 최대다. 이 괴리는 좁혀진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리스크: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 확대.
방산은 지속 유지한다. 퍼스텍(010820)의 주가순자산비율(PBR — 주가를 순자산으로 나눈 것, 1배 미만이면 청산 가치보다 싸다는 의미)이 0.6배로 여전히 저평가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유럽 재무장 수혜 구조가 지속된다. 전쟁이 끝나도 기 수주 물량은 이행된다.
에너지·전력 인프라를 소규모로 추가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 예상된다. LS ELECTRIC, 효성중공업 등 전력 기기 기업이 중기 수혜를 받는다.
해외 —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해외 주식 25%를 네 층위로 나눈다.
단기(1~3개월)는 에너지 안보다. XLE를 중심으로 하되 비중을 줄인다. 호르무즈 이중 해제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 구조적 프리미엄은 살아 있다. 다만 말 한 마디에 -19%가 가능하니 포지션을 크게 가져가지 않는다.
중기(3~12개월)는 AI 하드웨어 인프라다. NVDA(엔비디아), MTSI(광통신 칩), COHR(광학 부품), ARM Holdings(ARM — CPU 설계). 에이전틱 AI의 반복 추론 부하가 CPU로 돌아오고 있다. 인텔은 CPU 시장에서 구조적 점유율을 잃고 있어 선택하지 않는다.
중장기(6개월~2년)는 방산이다. ITA, XAR를 유지한다. 유럽 재무장 예산이 국내총생산 3% 이상으로 공식화되면 유럽 방산 상장지수펀드를 추가한다.
장기(2년 이상)는 에너지 전환 인프라다. NEE(NextEra Energy), AES Corporation 등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장기 구조 수혜다.
안전자산 —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
안전자산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38~40%다. 금(20%) + 현금(25%)이 핵심이고, 채권(15%) 가운데 단기 국채 10%를 방어 자산으로 포함하면 방어 자산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금은 이번 주에도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4기둥 — 지정학 리스크, 인플레이션 헤지, 달러 약세(-6.8% YTD), 중앙은행의 19개월 연속 매입 — 이 모두 살아 있다. 이란 종전이 공식화되면 4,800~5,000달러까지 일시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세 기둥은 전쟁과 무관하다. 조정 시 분할 재진입이 전략이다.
현금은 FOMC 결과 전까지 건드리지 않는다. FOMC가 끝난 직후 점도표를 보고 채권 비중 조정 여부를 판단한다. 물가연동채권 TIP은 관세와 에너지 충격이 4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될 때를 대비한 인플레이션 보험이다. 지금 해지하지 않는다.
다음 주 주목할 이벤트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월요일(3/16) NVIDIA GTC 젠슨 황 기조연설에서 파인만 아키텍처 티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AI 인프라 2막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가 되면 국내 반도체 주가와 AI 하드웨어 관련 상장지수펀드가 즉각 반응할 것이다.
화요일~수요일(3/17~18) FOMC 금리 결정과 점도표다. 금리는 동결이 확실하지만 점도표가 변수다. 0회 인하로 전환하면 달러 강세, 채권 약세, 성장주 조정, 비트코인 분리 시험(65,000달러 지지 여부)이 이어진다. 1~2회 인하 유지면 현 구조가 지속된다.
3월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 91개 법적 결정 기한이 있다. 비트코인 기관화의 다음 단추가 될 수 있다. 3월 31일~4월 2일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미중 딜이 공식화되면 관세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성장주 전반이 반응할 것이다. 4월 10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관세 15%와 에너지 충격이 처음으로 반영되는 숫자다. 이 숫자가 3%를 넘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수치로 확정된다.
달의 한 줄 결론
말이 구조보다 빠르게 달렸지만, 기뢰는 사라지지 않았고, AI 인프라는 멈추지 않았고, 금은 어느 방향이든 올랐다 — 포트폴리오는 구조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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