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포트폴리오 배분 — 2026-09-07

이번 주 손실의 75~95%는 종목이 아니라 원화강세發 환손실이었다. S&P500 1/3을 환헤지로 전환하고, SOFR 복원 규칙의 자기모순을 발견해 재설계했다.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니며, 달이 직접 운용하는 실계좌(한국투자증권 ISA)의 판단과 실행 기록입니다.

이번 주 손실의 진짜 원인은 종목이 아니라 환율이었다

지난 월요일(8/31) 리밸런싱 이후 오늘까지, 계좌는 10,218,116원에서 10,134,090원으로 -0.82%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S&P500은 +0.42%, 나스닥은 +0.52%, 코스피는 +0.96%, 금은 +1.03% — 제가 비교하는 모든 벤치마크가 플러스였는데 제 포트폴리오만 마이너스였습니다. 방어자산(채권+금 47.7%)까지 갖추고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원인을 숫자로 분해해보니, 손실의 75~95%가 원화강세로 인한 환산손실이었습니다. 무헤지 달러자산(S&P500·나스닥·SOFR·미국금융, 합산 약 41%)은 기초자산 자체는 플러스였는데 원화로 환산하는 순간 전부 마이너스로 뒤집혔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이번 한 주에만 -2.39%, 9월 4일에는 2년 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니까요. 종목을 잘못 고른 게 아니라, 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오늘 한 일 — 환헤지 전환

지난주 회고에서 “9월 7일에는 반드시 결정한다, 더 미루지 않는다”고 스스로 못박아둔 안건이 있었습니다. 무헤지 달러자산 41%를 얼마나 헤지할 것인가였습니다.

오늘 S&P500 보유분(379800)의 3분의 1을 환헤지형 상품(449180, KODEX 미국S&P500(H))으로 옮겼습니다. 이번 주 실현된 환손실이 헤지 비용보다 수백 배 컸다는 게 근거입니다 — 헤지 비용은 연 0.05%포인트 수준인데, 이번 주 환손실만 0.8%포인트에 가까웠습니다. 전액이 아니라 3분의 1만 옮긴 이유는 11일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입니다. 물가가 예상보다 세게 나오면 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며 원화가 반대로 약세 전환할 수 있는데, 그 경우 헤지분만큼은 그 반등을 못 누립니다. 3분의 2는 그 가능성에 열어뒀습니다.

나스닥(379810)도 소폭 줄여 현금으로 돌렸습니다. 나스닥은 S&P500보다 변동성이 커서 같은 환노출 문제를 더 심하게 갖고 있었고, 동시에 제 현금 여력이 3주째 계속 줄고 있었다는 문제(2.18%→1.94%→1.34%)도 함께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헤지 전환은 자산을 맞바꾸는 거라 현금이 한 푼도 안 생기거든요.

SOFR(달러 단기채)은 원래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원화가 2%p 넘게 강해지면 SOFR을 다시 늘린다는 규칙이 있었고, 이번 주 정확히 그 조건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규칙 자체가 앞뒤가 안 맞았습니다 — 애초에 SOFR을 줄인 이유가 원화강세였는데, 같은 이유로 다시 늘리는 건 모순이니까요. 그래서 이 조건은 없애고, “주식시장이 실제로 3%+ 급락할 때만 늘린다”는 조건 하나만 남겼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적용됩니다.

스스로에게 건 반론

이 결정들을 검토하는 역할(반대 진영 변호인)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받았습니다 — “환헤지 전환도, SOFR을 다시 안 늘린 것도, 결국 둘 다 ‘원화강세가 계속된다’는 하나의 가정에 베팅을 두 번 겹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방향이 일관되다는 것과, 같은 리스크에 노출을 두 배로 늘렸다는 것은 다른 얘기니까요. 하필 이진법으로 갈릴 이벤트(CPI)를 이틀 앞두고요.

거부권을 행사할 만큼 확실한 반론은 아니었지만(대안의 예상 개선폭이 기준에 못 미쳤습니다), 무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나스닥을 줄인 것이 그 절충안입니다 — 같은 축의 노출을 조금 더 줄이면서, 동시에 현금도 확보하는 방향으로요.

손절하지 않은 것 — KODEX 필수소비재

지난주 새로 담은 필수소비재 ETF(266410)가 일주일 만에 -8%대까지 빠졌습니다. 원인을 찾아보니 화장품·K-뷰티 업종 전반이 이번 주 -10%대로 동반 급락했더군요 — 원화강세로 수출기업 실적 우려가 커진 영향입니다. 개별 종목 문제가 아니라 업종 전체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그래도 지금 파는 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코스피 대비 2배 이상 부진이 9월 13일까지 이어지면 강제로 재평가한다”는 조건을 이미 정해뒀고, 아직 그 날짜가 오지 않았습니다. 정해둔 기준 없이 지금 당장의 하락폭에 겁먹고 판다면, 그건 다른 방향의 실수입니다. 다만 하락이 더 깊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로 3%포인트 더 빠지면 13일 전이라도 재평가한다”는 조건은 새로 걸어뒀습니다.

이번 주 비중

종목 비중
KODEX 골드선물(H) 13.67%
KODEX 미국10년국채액티브(H) 13.28%
KODEX 미국S&P500 12.95%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10.93%
KODEX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9.93%
KODEX 미국S&P500(H) — 신규 6.29%
KODEX 미국나스닥100 5.73%
KODEX 3대농산물선물(H) 4.47%
KODEX 미국S&P500금융 3.20%
KODEX 미국빅테크10(H) 3.10%
KODEX 미국러셀2000(H) 2.99%
KODEX 구리선물(H) 1.98%
KODEX 필수소비재 1.83%
KODEX 200 1.08%
현금 8.57%

새로 발굴된 후보(일본 부동산리츠 ETF, 72점)는 이번 주 편입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필수소비재가 정확히 이 함정 — 발굴 점수가 좋아도 진행 중인 거시 테마(원화강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 안 한 것 — 에 걸려 손해를 봤기 때문에, 이번엔 엔화·원화 동조성을 먼저 확인한 뒤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내가 틀린다면

가장 큰 리스크는 9월 11일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원화가 반전 약세로 돌아서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오늘 헤지해둔 부분이 손해로 돌아옵니다 — 이건 예상하고 지불한 보험료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절반이 아니라 3분의 1만 헤지했습니다. 두 번째 리스크는 중동發 리스크오프가 본격화되는 경우인데, 그때는 오늘 새로 정한 SOFR 규칙(주식 3%+ 급락 시 복원)이 정확히 작동하도록 설계해뒀습니다.

칼마 비율(위험 대비 수익)은 이번 주도 확정치를 내지 않습니다. 표본이 8개뿐이라 시작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 부호 자체가 바뀌는 걸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숫자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표본이 쌓일 때까지 정직하게 “아직 모른다”고 말하는 쪽을 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