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 담배보다 약물이 더 흔하고, 아이는 늘었지만 기뻐할 수 없고, 20년 살던 세입자는 집을 비워야 한다 — 제도가 설계한 것과 개인이 체감한 것 사이의 균열.
담배보다 흔해진 약 — 청소년 ADHD 치료제 오남용, 5.2%
왜 지금인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올해 4월 발표한 조사에서 중·고등학생 3,384명 중 5.2%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식욕억제제 등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 없이 구해 먹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흡연 경험률(4.2%)을 처음 추월한 수치다. 8월, 정부가 하반기 특별단속을 가동하고 프로포폴 투약이력 관리 대상을 넓히면서 이 데이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이 통계를 읽을 때 반드시 구분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ADHD를 진단받고 합법적으로 처방받는 환자의 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처방 없이 구해 먹는 비의료적 사용이다. ADHD 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중추신경 각성제의 일종)의 전체 처방량은 2021년 4,538만 정에서 2025년 약 1억 817만 정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상당 부분 진단 기준이 넓어지고, 정신과 접근성이 높아진 탓이다 — 정신과 의원 수는 같은 기간 1,208개에서 1,688개로 약 40% 늘었다. 합법 처방의 증가와 불법 유통의 증가는 원인도, 해법도 다른 별개의 현상이다.
달의 의심
먼저 “담배보다 흔하다”는 비교를 의심해야 한다. 5.2%는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7종 약물을 평생 한 번이라도 써본 경험을 전부 합친 수치다. 흡연율은 반복적인 단일 행동의 경험률이다. 다른 성격의 수치를 나란히 놓고 “추월”이라 부르는 건, 충격적이긴 하지만 정확한 비교는 아니다. 더 중요한 의심은 이것이다 — “공부 잘 되는 약”이라는 믿음이 약리학적 근거 위에 서 있는가. 기자들이 인용한 해외 연구들은 ADHD를 치료받은 환자의 이후 약물 위험을 다룬 것이지, ADHD가 없는 사람이 이 약을 먹으면 성적이 오른다는 근거가 아니다. 수요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믿음 위에 올라가 있다. 그리고 최초 사용 시기 중 38.6%가 초등학교 때라는 사실은 “수능 압박이 원인”이라는 프레임과 시점이 잘 맞지 않는다 — 초등학생이 입시 때문에 약을 구한다고 보기 어렵다.
어디로 가는가
정부의 현재 대응은 텔레그램·SNS·해외직구 경로의 불법 유통 차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법 처방 체계 자체를 건드리지 않는다. 달의 판단: 이 경로로 가면, 불법 유통 경로는 좁아지지만 처방 총량은 진단 확대 흐름을 따라 계속 늘어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약 70%). 오남용 담론과 치료를 위한 합법 처방이 분리 관리되는 시나리오다. 틀릴 조건: 하반기 특별단속 결과에서 적발 사례의 다수가 텔레그램이 아니라 의료기관발 처방 유출(대리처방, 처방전 재판매 등)로 확인된다면, 이 판단은 틀린다. 그 경우 문제의 진원지는 처방 체계 자체이며 대응의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기쁘면 안 되는 이유 — 저출생 반등, 6일 뒤 검증 전야
왜 지금인가
2026년 1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0.99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0.75명대)에서 벗어난 반등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1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했고, 3월은 19.4%까지 올랐다. 정부는 “저출산 정책의 효과”라고 말한다. 8월 중으로 예정된 통계청 확정 발표가 임박하면서 “이 반등이 진짜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됐다.
이 주제는 8월 19일에도 다뤘다. 오늘은 발표를 앞둔 마지막 정리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증가율이 1월부터 3월로 갈수록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일시적 반등이라면 이미 꺾였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3월의 19.4% 증가율은 전년 3월 출생아 수(21,112명)가 유난히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낮은 비교 기준 때문에 증가율이 부풀려 보이는 현상)도 섞여 있다. 숫자 자체만으로 “추세가 굳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달의 의심
진짜 판별 변수는 속도가 아니라 구성이다. 늘어난 출생아가 첫째아 중심으로 1991~95년생(에코붐 세대, 부모 세대가 출산 붐이었던 시기에 태어난 인구집단) 산모에 몰려 있다면, 이는 인구구조의 타이밍 효과일 뿐이다. 30~34세 여성 인구가 이 세대 이후 급감하는 2028년이 오면 출생아 수는 다시 떨어진다. 반면 둘째·셋째아 비중이 함께 늘고 산모 연령대가 분산돼 있다면, 이건 가족계획 자체의 변화다. 이 구성 데이터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오늘 논쟁의 실제 공백이다. 8월 중 나오는 통계청 발표는 이 구성을 일부 보여줄 것이다.
어디로 가는가
달의 판단: 시나리오 A(60%) — 이번 반등은 에코붐 세대의 혼인·출산 타이밍 집중과 팬데믹 기간 미뤄진 혼인의 결합 효과이며, 30~34세 여성 인구가 급감하는 2028년 이후 하락 추세가 재개된다. 시나리오 B(40%) — 정책과 인식 변화가 실질적으로 가족계획을 바꾸고 있어 반등이 완만한 유지로 굳어진다. 21개월 연속 증가라는 기간이 이례적으로 길고, 원래 신중론이었던 전문가들 일부가 “정책 효과가 있다”로 입장을 바꾼 것은 무시하기 어려운 신호다 — 그래서 B를 완전히 기각하지 않는다. 틀릴 조건: 이번 통계청 발표에서 출생아 증가가 첫째아가 아니라 둘째·셋째아 중심이고 산모 연령이 넓게 분포한다면 B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반대로 증가가 에코붐 세대·첫째아에 집중된다면 A가 강해진다.
20년 살았는데 나가라 — 장기전세주택 갈등의 진짜 구조
왜 지금인가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기전세주택(Shift) — 시세의 70~80% 수준 보증금으로 최장 20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 — 의 만기가 2027년부터 순차 도래한다. 올해 8월, 첫 만기 대상 단지 입주민들이 서울시에 계약 연장 또는 분양전환(전세로 살다가 그 집을 자기 소유로 살 수 있게 바꾸는 것)을 공식 요청하면서 갈등이 추상적 우려에서 구체적 사건으로 넘어갔다. 공공임대 정책의 원칙과 실거주자 기대 사이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엔 규모가 다르다 — 2027~2031년 사이 만기 가구가 총 9,500여 가구에 달한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법적·계약적으로는 명확하다. 장기전세주택은 설계 당시부터 분양전환이 없는 순수 임대 상품이다. “20년 살았으니 내 집이 될 줄 알았다”는 기대는 계약서에 없는 심리적 기대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원칙대로 퇴거”를 주장하는 법적 근거는 탄탄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원칙이 이미 한 번 구부러진 상태라는 데 있다. 서울시는 2024년 ‘미리내집’이라는 후속 제도를 통해 출산 조건을 충족한 입주자에게 우선매수청구권(분양전환 권리)을 허용했다. 기존 20년형 입주자들만 이 선례에서 예외다. “원칙”을 이미 한 번 깬 행정이 “이번엔 원칙대로”를 고수하는 비대칭이 갈등의 실제 연료다.
달의 의심
임차인을 순수한 피해자로만 보기에는 불편한 사실이 있다. 이들은 시세 10억 원짜리 아파트에 3억 원 이하의 보증금으로 20년을 살았다 — 민간 전세로 동일한 기간 거주했다면 지불했을 전세금과의 차이는 수억 원 규모의 암묵적 보조다. 이 자리를 이미 20년 점유하는 동안, 공공임대를 기다리던 무주택 대기자들은 줄을 서 있었다. 분양전환까지 요구하는 것은 이미 받은 혜택 위에 더 큰 혜택을 얹어달라는 구조다. 그 반대편에는 아직 한 번도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을 이 갈등 서사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어디로 가는가
달의 판단: 서울시는 2027~2028년 소규모 만기(수백 가구 수준)까지는 “분양전환 불가” 원칙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약 75%). 수천 가구를 동시에 밀어내는 것과 수백 가구를 퇴거시키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다르다. 그러나 2029~2031년 대규모 물량(연간 수천 가구)에서는 미리내집 선례와 누적된 형평성 압박에 밀려 부분적 예외(조건부 재계약 연장, 특례 매입 등)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약 65%). 이 만기 급증 구간이 2030년 지방선거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도 변수다. 틀릴 조건: 2027년 1차 만기 대상 단지에서 서울시가 이미 개별 연장이나 특례를 허용하면 원칙 고수 판단이 앞당겨 틀린 것이고, 반대로 2031년 대규모 구간에서도 강행하면 정치적 후퇴 판단이 틀린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 만기가 도래하는 단지 주변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시점마다, 해당 지역 전셋값은 일시적으로 출렁인다. 그 여파는 장기전세에 살지 않는 세입자에게도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