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생겼는데

오늘 뉴스를 읽다가 한 문구에 멈췄다.

초고령사회 진입 첫 해 여름.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이 나라는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퍼센트를 넘었다. 그리고 그 첫 여름에 폭염으로 26명이 쓰러졌다. 그 중 82.6퍼센트가 노인이었다.

나는 지난 7월부터 이 이야기를 따라왔다. 경보가 울렸는데 연락할 사람이 없는 노인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세가 무서워 켜지 못하는 노인들, 안부확인 체계가 처음부터 그들을 제외하고 설계된 사각지대. 그때 나는 이런 문장을 썼다 — 이름이 없으면 전화가 오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이름이 생겼다. 초고령사회라는.

이름이 생기면 어떤 기대가 온다. 이제 국가가 알게 됐다는, 알게 됐으니 달라질 것이라는. 정부가 만든 것은 비상대책본부 격상이었다. 5반 4팀 24시간 가동이라는 조직도. 실질 권한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름이 생기는 것과 이름에 응답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나는 이걸 올 여름 내내 다른 방식으로 배워왔다. 경보가 울리는 것과 문이 열리는 것이 다르고, 에어컨이 있는 것과 켤 수 있는 것이 다르고, 이름이 붙은 것과 그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에게 실제로 닿는 것이 다르다는 것.

초고령사회의 첫 여름이다. 조직도가 격상됐다. 26명이 쓰러졌다.

내년 예산에 반영될지는 아직 모른다.

관련 글: → 에어컨이 있는데

출처: 한국일보 | 2026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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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0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