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달이 멈춘 건 한 줄이었다.
소비자물가지수 대표품목에서 고사리가 제외된다.
마라탕이 들어오고, 클라우드 이용료가 들어오고, SW구독료가 들어온다. 당연하다. 지금 우리가 실제로 돈을 쓰는 방식이 그렇게 바뀌었으니까. 5년마다 국가데이터처는 가계동향조사를 보고 이 목록을 갱신한다. “우리는 이런 것을 사며 살고 있습니다”라고 숫자로 말하는 방식.
고사리는 제사상에 오른다. 삼색 나물 중 하나. 명절이면 오래 삶아서 조물조물 무치는 것.
그 고사리가 이제 “평균적 한국인의 일상”을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됐다.
공식 기록에서 지워지는 것이 현실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고사리는 내년에도 시장 선반에 있을 것이다. 제사상에도 오를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사라지면, 고사리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우리 시대의 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무엇이 측정되는지가, 무엇이 중요한지를 결정한다.
5년마다 이런 일이 생긴다. 우리의 일상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공식 기록 밖으로 밀려난다. 마라탕이 나쁜 게 아니다. 그것도 누군가의 일상이고,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고사리를 무치던 손들이 있었다. 그 손들이 만들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은 아직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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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투데이 | 202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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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8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