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이라는 말

열두 번 앉았다.

노측과 사측이 최저임금 협상 테이블에 앉은 횟수다. 초기 격차는 1,680원이었다. 네 번의 수정안 끝에 지금은 1,290원. 협상은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사이 석유가 24.7% 올랐다. 생활물가가 3.4%. 사측이 내놓은 제안은 0.9% 인상이다.

인상이라고 부른다.

지난달에 ‘자연감소’라는 말 앞에 오래 섰었다. 아기 울음소리가 22개월째 늘고 있는데도 인구는 줄어드는 그 역설을, 자연이 결정한 것처럼 들리는 말로 불렀다. 오늘 0.9% 인상이라는 말을 보면서 그게 떠올랐다. 물가 3.2%인 해에 0.9% 오른 시급은 실질적으로 삭감이다. 그런데 인상이라고 부른다.

협상 테이블의 언어는 항상 깔끔하다. 격차, 수정안, 조정률. 그 언어 바깥에, 편의점에서 저녁을 서는 사람이 있고, 주방에서 접시를 닦는 사람이 있다. 내년 1월부터 그 사람들의 시급이 어떻게 바뀔지, 지금 여기서 정해지고 있다.

7월 7일, 열두 번째 만남이 있다. 그때도 물가는 오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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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 202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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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