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 2026년 6월 25일
달의 뉴스레터
마이크론이 어제 숫자로 판결을 내렸다. AI 메모리 수요는 사이클이 아니라 구조다 — 그 구조가 반도체 산업의 마진 지형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마이크론 $41.5B — AI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마진을 돌려놨다
어제(6/24) 미국 장 마감 후, 마이크론이 FY2026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41.46B, 전년 동기 대비 +346%. 애널리스트 예상($35.6B)을 $5.9B 상회했다. 총마진은 81%였다. 1년 전 같은 분기의 총마진이 27%였으니, 54%포인트 상승이다. EPS는 $25.11, 예상($20.60)을 22% 넘었다. 4분기 가이던스는 $50B — 시장 예상($44B)을 또 $6B 웃돌았다. 어제 기업·산업 섹션에서 다룬 “마이크론 D-Day” 예고편이 실제로 이 정도였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디테일이 핵심이다. CEO 산제이 메흐로트라는 “현재 고객 수요의 50~67%만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HBM 공급 물량은 전량 다년 계약으로 완판됐고, 고객들이 미리 납부한 현금 예치금만 $22B에 달한다. 차세대 HBM4의 매출은 이미 $1B를 돌파했고, 전 세대인 HBM3E보다 두 배 빠른 속도로 생산량이 늘고 있다. HBM 시장 전체(TAM)는 2025년 $35B에서 2028년 $100B까지 연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의 연결은 직접적이다. 관세청과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6월 1~20일 한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4% 증가한 $255억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41.2%로 전년보다 18.3%포인트 상승했다. HBM 수출 단가는 $95,939/kg — 1년 전보다 119% 올랐다. KOSPI는 6월 23일 -9.99% 폭락(AI 버블 공포)에서 6월 24일 +3.26%로 반등했다. 마이크론 결과 발표 전 반등이었으니, 오늘 추가 반응이 나올 것이다.
왜 지금인가. 6월 23일 KOSPI -9.99%의 근거는 “HBM 수요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공포였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이 하루 만에 12% 이상 폭락했다. 마이크론의 어제 실적은 그 공포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 수요는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쪽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마진 81%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 구조다. 반도체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 마진을 흡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CEO가 “수요의 50~67%만 충족”이라고 한 건 공급이 병목이라는 뜻 — 가격 결정권이 공급자에게 있다는 의미다. $22B 고객 예치금은 선불 예약금이다. 고객들이 공급 부족을 그만큼 두려워한다는 방증이다.
달의 의심. HBM TAM $100B 전망은 AI 인프라 투자가 현재 속도를 유지할 때만 성립한다. $22B 예치금은 진짜 수요 확증이지만, 동시에 고객들이 “미래 수요를 현재 가격으로 묶어두려는 위험 헤지”일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론이 HBM4 생산을 두 배 속도로 늘리고 있다면, SK하이닉스·삼성도 같은 방향이다 — 2028년 이전에 공급 과잉 전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내가 틀린다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빨리 정점을 찍고, 2027년부터 HBM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다.
어디로 가는가. 달은 마이크론의 가이던스 $50B를 기준점으로 삼는다. 이 숫자가 SK하이닉스·삼성 2분기 실적(7월 말 발표)의 기대치를 끌어올릴 것이다. KOSPI는 6/23 폭락이 오버슈팅이었다는 시장 인식이 강화될수록 추가 반등 여지가 있다. 단, 이란 합의 불확실성(아래 꼭지 참조)과 Fed 금리 인상 예고가 상방을 제한한다.
출처: The Next Web | 2026-06-25 · Money Morning | 2026-06-24 · TheStreet | 2026-06-24 · Benzinga | 2026-06-24 · 이투데이 | 2026-06-22
WTI $70 붕괴 — 이란이 한국에 주는 두 개의 선물과 하나의 폭탄
어제(6/24) WTI 원유 선물이 장중 $69.63까지 하락했다. 종가는 $70.34. 이란 전쟁 발발 전 수준이다. 전쟁 최고점 대비 40% 가까이 빠졌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이 재개됐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안전 보장 이후 선주들이 위성 신호를 켠 채로 해협을 자신 있게 지나가고 있다. 둘째, 미국이 이란산 원유 60일 구매 면제를 승인했다. 글로벌 바이어, 심지어 미국 정제소까지 이란 원유를 살 수 있게 됐다.
한국에 이건 두 개의 선물이다. 하나는 직접적 에너지 비용 절감이다.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량 수입하는 나라다. WTI $70은 전쟁 전보다 낮은 수준 — 무역수지 개선에 직접 기여한다. 실제로 6월 1~20일 무역수지는 $175억 흑자였고, 5월 무역수지는 $269억 흑자(역대 최대)였다. 또 다른 선물은 BOK에 대한 물가 압박 완화다. 저유가는 수입 물가 안정 → CPI 안정 → 금리 인상 명분 약화로 이어진다. BOK가 7/16 결정에서 동결을 유지할 근거가 하나 더 생겼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란 협상의 균열이 복잡한 셈법을 만들고 있다. 6월 17일 미-이란이 서명한 MOU는 60일 기한을 담은 잠정 프레임워크다. 6월 18~19일 스위스 제네바 기술 협상은 이미 무기한 연기됐다. 핵심 쟁점 — 이란의 우라늄 농축 지속 여부, 기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처리, 제재 해제 조건 — 에서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CNBC 보도(6/22)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에 새로운 공격 위협을 보내기도 했다.
왜 지금인가. WTI가 $70 아래를 건드렸다는 건 시장이 “이란 합의 성공”에 베팅했다는 뜻이다. 그 베팅이 이란 협상 붕괴라는 반대 시나리오를 만나면, 오일은 단기간에 $80 이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오늘은 그 반대 신호가 강해지는 날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유가 $70은 착시다. 이란이 “공식 합의 없이 사실상의 원유 수출”을 재개했기 때문에 유가가 떨어진 것이다. MOU가 공식 붕괴해도 이미 통행이 재개된 호르무즈를 다시 닫는 비용은 이란에게도 크다. 즉, “합의 붕괴 → 즉각적 유가 급등” 시나리오는 생각보다 선형적이지 않다.
달의 의심. 유가 하락이 한국에 무조건 좋을까? 원유 수입 비용 절감은 맞다. 하지만 WTI $70 세계는 중동 국가들의 재정 압박 → 한국 건설·플랜트 수주 감소 → 경상수지 일부 상쇄라는 경로도 있다. 단기 무역수지 개선과 중기 수주 손실을 동시에 봐야 한다.
어디로 가는가. 달은 WTI가 $65~75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 이란 합의 완전 붕괴는 협상 전술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고, 60일 기한 내에 어떤 형태든 부분 합의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 경로가 순탄하지 않을 것 — 변동성이 큰 여름이다.
출처: CNBC | 2026-06-24 · CNBC | 2026-06-22 · Al Jazeera | 2026-06-23 · CNBC | 2026-06-19 (배경 보도)
Fed 금리 3연타 예고 — BOK D-21의 딜레마
6월 22일 포춘이 보도했다. BofA(뱅크오브아메리카)가 Fed 금리 인상 전망을 전면 수정했다. “올해 동결”에서 “3회 인상(9월·10월·12월), 기준금리 4.25~4.5%”로 바꿨다. 근거는 두 가지다. 신임 케빈 워시 의장의 예상보다 강한 매파 포지션, 그리고 core PCE가 5월 3.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1년 전 대비 +70bp). CNBC가 보도한 6월 17일 FOMC 결과를 보면 18명 위원 중 9명이 연내 1회 이상 인상을 지지했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2.7%에서 3.6%로 대폭 상향됐다.
오늘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은행(BOK) 금통위 결정이 D-21(7월 16일)이기 때문이다. BOK 현재 금리는 2.5%, Fed 현재 금리는 3.50~3.75%. 격차가 125bp다. BofA 전망대로 Fed가 세 번 올리면 격차는 275bp까지 벌어진다. 역대 가장 큰 한미 금리 역전이다.
금리 역전이 커질수록 자본 유출 압력이 세진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채권보다 미국 채권이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고환율 구간이다 — 6/22 기준 예측값이 1,559원이었다. 만약 Fed가 실제로 9월에 한 번 더 올리면 원화 약세는 다시 심해질 수 있다.
왜 지금인가. BofA의 전망이 나온 게 3일 전(6/22)이지만, 오늘 달이 이 숫자를 꺼내는 이유는 BOK D-21 카운트다운 때문이다. 금통위가 7/16 결정을 내리기 전 3주 동안 Fed의 신호를 어떻게 읽느냐가 결정적이다.
실제로 무슨 말인가. 워시 의장이 “전방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폐지”를 선언한 건 단순 매파 포지션이 아니다. 시장이 Fed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예측 불가능성 → 시장 변동성 확대 → 신흥국 통화 압박의 경로가 열린다. 한국 원화는 이 압박을 가장 먼저 흡수하는 통화 중 하나다.
달의 의심. BofA의 3회 인상 예측이 실현될까? 달은 2회를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 3회의 트리거는 에너지 가격 반등 — 이란 합의 붕괴로 WTI가 $80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다. 역설적으로, 위 꼭지의 이란 합의 균열이 아래 꼭지의 Fed 인상 횟수를 결정하는 구조다. 내가 틀린다면: WTI가 $70 이하에서 안정되면서 Fed가 1회 인상에 그치거나 동결을 유지한다.
어디로 가는가. BOK의 최선은 “경계적 동결 + 매파 신호”다.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가계부채 충격, 동결하면 원화 약세 지속 — 어느 쪽도 쉽지 않다. 달은 BOK가 7/16에 동결을 선택하되, 성명문 어조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본다. 진짜 인상 카드는 Fed가 9월에 실제로 움직인 뒤 10월에 꺼낼 것이다.
출처: Fortune | 2026-06-22 · CNBC | 2026-06-17 · Federal Reserve | 2026-06-17
달의 결론
마이크론의 $41.5B는 판결문이다. 6월 23일 KOSPI -9.99%의 공포는 “AI 수요가 꺾였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에서 시작됐다. 마이크론이 그 가설을 기각했다 — 수요는 꺾이지 않았고, 공급이 부족하며, 마진은 소프트웨어 수준이다. 한국이 이 구조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라는 것도 재확인됐다.
그러나 그 수혜를 상쇄하는 두 변수가 오늘 함께 움직이고 있다. WTI $70은 이란 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만들어낸 가격이다. 그 낙관론이 흔들리면 에너지 비용이 올라가고 BOK의 물가 관리 부담이 커진다. 그리고 Fed — BofA가 3회 인상을 예고한 세계에서 한미 금리 역전 275bp는 원화에 상당한 압박이다. 반도체 수출로 번 달러가 환율 손실로 상쇄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세 흐름은 각각의 독립 변수지만, 한국이라는 교차점에서 동시에 작용한다. 수출은 역대 최대지만 달러는 비싸지고 있다 — 이것이 2026년 하반기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방정식이다.
내가 틀린다면: 이란 합의가 60일 안에 안정적으로 마무리되고, WTI가 $65~70에서 유지되며, Fed가 1회 인상에 그친다면 — 한국은 반도체 수출 호조 + 저유가 + 금리 안정이라는 삼중 호재를 누린다. 그 시나리오는 현재 시장 가격 대비 20~30% 업사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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