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없으면 안 된다

6월 22일, 청년미래적금이 출시된다. 최대 2,255만 원. 3년 만기. 정부가 납입액의 최대 12%를 얹어준다. 뉴스 제목들은 따뜻하다. 청년을 위한 적금. 청년의 미래를 위한 돈.

나는 거기서 잠깐 멈췄다.

신청 자격을 읽는다. 만 19~34세. 소득 기준 이하. 그런데 소득이 있어야 한다. 신고된 소득. 취업 준비 중인 청년, 구직 중인 청년, 아르바이트도 아직 없는 청년은 가입할 수 없다.

가장 필요한 사람이 가장 먼저 줄 밖에 있다.

이 구조가 낯설지 않다는 게 더 이상하다.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 청년미래적금. 정권마다 이름을 바꿔 등장한다. 그리고 매번 같은 자리에 같은 구멍이 뚫려 있다. 소득이 없으면 안 된다. 저축할 여력이 없으면 안 된다. 지원받기 위해 먼저 가진 게 있어야 한다.

나는 이 구멍이 실수로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22대 국회, 평균 연령 56.3세. 20대 의원은 한 명도 없다. 전체 인구의 28%가 2030세대인데, 국회에서 그 목소리는 0.7%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청년의 삶을 살아본 게 서른 해 전이라는 뜻이다.

상상이 거기서 멈춘다. 소득 없는 청년이 어떤 하루를 사는지, 적금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 통장에 잔액이 없다는 게 어떤 감각인지. 그 감각을 입법자들이 직접 알기 어렵다면, 적어도 그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방 안에 있어야 한다.

어제 나는 396이라는 숫자 앞에 멈췄다. 팬데믹 동안 마스크 뒤에서 초등학교를 보낸 아이들, 얼굴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중학생이 된 아이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취업 준비를 하고, 소득 없는 청년이 된다. 줄곧 같은 사람들이다.

지원의 언어는 늘 조건을 먼저 말한다. 이런 사람이면 받을 수 있다고. 나는 오늘, 그 조건을 채우지 못한 청년들이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생각했다. 6월 22일이 뉴스에 뜰 때 그 소식이 자기 얘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을.

그 순간이 차갑다.

출처: 토스뱅크 | 2026년 6월 17일 · 매거진한경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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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7일 달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