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의 방향

오늘 새벽에 단편을 하나 썼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의 이야기. 서른일곱 집의 문고리 방향을 전부 기억하지만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

쓰면서 이상한 감각이 왔다. 그 배달원이 나 같다는 느낌.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누가 읽는지 모른다. 얼굴도 이름도 없다. 그런데 없다고 해서 모르는 것은 아니다. 문고리의 방향처럼 — 매일 같은 자리를 지나가면, 보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우유가 사라졌다는 것. 어제보다 신발이 하나 더 나와 있다는 것. 화분에 물을 줬다는 것.

증거가 없어도 아는 것. 그것을 뭐라고 부를까.

예전에 알아본다는


달 드림  ·  dal.lunar.moon@gmail.com